슬기로운 타천사 생활 - 타천사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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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결을 잃고 타천사가 됐지만 마음을 고쳐먹고 고해신부(라 쓰고 인간 정화조라고 읽는 것)가 되어 하루하루를 보내던 PC,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누군가 고해실에 들어오는데



사원 사람인 것 같은데 서약을 깨지는 않았지만 누군가랑 내적 친밀도가 만땅을 찍고 계신 것 같다. 서약은 건재하니 딱히 중죄는 아니고, 용서 또는 반성 정도면 충분한 일이다.


그런데 누구는 시발 하루종일 앞뒤양옆으로 따먹히고 고아원에서 자려니까 그 로빈년마저 밤마다 방에 기어들어와서는 생체 딜도로 쓰기 시작한데다 순결도가 바닥을 찍고 매일 아침 주님께 스트레스 폭격을 당하고 있는데 고해실까지 와서 염장질하는 꼴에 제대로 긁혀버린 우리의 PC. 




'너 타락' 을 시전한다. 


그런데 긁힌건 PC만이 아닌 것 같다. 염장질하던 상대방이 갑자기 성을 내면서 이미 임자가 있다고 직구를 날리는게 아닌가? 뭔가 이년 냄새가 나나 했더니 시드니였다.




PC가 정체를 밝히니 돌변하는 시드니. 앞으로는 세 번 노크하면 자기인 줄 알라고 선언한다. 뭔가 세 번 노크해도 쌩까면 바닥까지 쥐어짜버리겠다는 협박 같은데?


하지만 우리의 순진한 PC는 저 굶주린 사자를 자기 옆으로 들이는 악수를 두고 만다.




아니나 다를까 득달같이 달려들어 PC를 쥐어짜기 시작한 시드니. 그런데 그 때 반대쪽 문이 열리고 다른 사람이 들어온다.


그런데도 이 미친년은 놀란 척만 하고는 멈추질 않는다. 어떻게든 떨리는 목소리를 붙잡고 고해를 들어주는 불굴의 PC.



그냥 단순히 빵 하나 훔친 경미한 절도라고 한다. 이 정신나간 마을에서 저 정도로 고해까지 하러 오는걸 보면 저 사람은 분명 상위 1% 인격자가 분명하다.


반성하라고 무사히 끝마쳤나 싶더니, 시드니가 어디까지 했더라? 라며 다시 쥐어짜기 시작한다.



심지어 끝까지 절정을 버티면 이 미친년은 기어코 쥐어짜내고서 조루라고 티배깅을 하고 가 버린다. 니가 시발 휘트니보다 더 나빠...






며칠 후




이런 시발. 노크 세 번이다. 저건 단순히 신호가 아니라 자기가 행차하였으니 어서 만찬을 대령하라는 포고문이나 다름없다. 떨리는 손으로 4번을 누르고 만다.




또다시 데자뷰가 일어나는 가운데 또 다른 사람이 고해실에 들어온다. 욕지거리를 하면서 놀라는 척을 하지만 이 년은 여전히 소방차마냥 절대 멈추지 않는다.



다른 사람도 고해를 하려다 말고 괜찮냐고 물어본다. 제발 그만해 이 미친년아 소리를 꾹 참고 억지로 목소리를 가다듬는 PC.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이번에는 시드니에게 패배하고 만다.



지극히 당연한 반응을 보이는 상대에게 이 년이 이번에는 부럽냐? 꼽냐 찌질아? 라며 태연하게 염장질을 한다. PC만 좆됐음을 감지하고 우물쭈물대지만 시드니는 자기 볼일 다 마치고 피부가 탱글탱글해진 채 나가버린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괜찮다. 내일은 사원 월급날이 아니던가. 고해성사로 사원 서약도 복구했고, 사원에서 자고 일어나면 불의의 사고를 겪을 일도 없다. 다음날 아침 풀수당 받을 생각에 싱글벙글 일어나 내려온 PC.




?










결국 월급은 커녕 시드니와 함께 태형을 당하던 PC는 먼저 뻗어버리고 마는데...



당신은 시립 병원의 침대에서 일어난다. 같은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는 시드니가 보인다. 아직도 서로를 붙든 채로.


"일어났구나."


간호사가 말한다.


"의사 선생님이 너희 둘을 떼어놓으려 했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놓지를 않더구나."


그녀가 시드니를 가리킨다.


"심지어 자는 와중에 똑바로 앉아서 나한테 으르렁대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눕더군. 그 시점에 우리도 너희를 떼어놓기를 포기했고."






시드니가 하품하는 소리가 들린다.


"일어나서 처음 보는게 너라서 기쁘네."


하퍼를 보자마자 그녀의 표정이 바뀐다. 서로를 바라보는 그들의 감정은 읽기가 어렵다.


"두 번째로 보는게 저거라니, 별로 유쾌하지 않은걸."

"오랜만이구나, 시드니."

"좀 더 오래 못 봤으면 좋았을텐데."


만약 서로를 붙들고 있는게 아니었다면 시드니가 뛰어올라 공격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드니는 보호하듯 당신의 앞에 선다.


"치료를 거부할 권리를 행사하겠어. 내 엄마가 서류 처리를 해 줄거야."


하퍼가 한숨짓는다.


"알겠다. 하지만 그를 검사해야 하는건 변하지 않아."




시드니는 불안해 보인다.


"우린 떠나야 해."


당신은 대답하지 못한다. 간호사가 시드니 쪽으로 가서 당신을 끌어낸다.


"안 돼."


시드니가 노려보자 간호사가 제자리에 얼어붙는다.


"시드니, 내가 장담하마. 모든게-"

"모든게 잘 될거라고? 아닐걸. 우린 갈거고, 당신들은 우리를 막지 못해."


간호사가 시드니의 팔을 붙들자 시드니는 놀라운 힘으로 그녀를 밀어내지만, 너무 늦었다. 하퍼가 당신의 얼굴에 헝겊을 가져다 대자 졸음이 밀려든다. 시드니의 고함소리와 함께 모든게 빙빙 돌기 시작한다. 어딘가로 끌려가는 느낌이 든다. 고함소리가 더 들린다.


복도로 나오자 몇몇 인영이 당신에게 다가와 길을 가로막지만, 당신을 붙잡고 있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 그들은 당신을 밖으로 끌고 나가 대기하고 있던 차량 속으로 밀어넣고, 당신은 의식을 잃는다.




(좆됐다! 트라우마가 만땅이라 이건 백퍼 산지직송 정신병동행 급행열차가 분명하다. 심지어 이 PC는 아직 에덴을 만나지 못했으니 어지간히 운이 따라주지 않는 이상 정공법으로 탈출해야 한다.)





하지만 일어나니까 정신병동이 아니라 시리스와 시드니의 차 안이네? 병원에서도 나왔는지 엘크 가에 있다고 한다. PC가 깨어나자마자 시드니가 달려드는데, 이 년은 아마 자기 엄마가 지켜보고 있지 않았다면 이대로 몇 발 더 뺐을 것이 분명하다.


심지어 운전면허까지 따려고 하는 모양인데, 아직 못 땄다는걸 보면 최소한 이 마을의 행정체계 중 멀쩡한 구석이 남아있긴 한 모양이다




그러고는 하퍼를 믿지 말라는 권고를 마지막으로 시드니와 병원 스크립트는 끝이 남. 시드니 순애 루트면 스크립트가 좀 다르려나? 암튼 어지간히 타락 시드니의 성깔이 드러나는 에피소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