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18C/D에 사용되었던 AN/APG-73 RUG II를 발전시킨 AESA 레이더인 AN/APG-79(前 AN/APG-73 RUG III)는 2008년에 슈퍼 호넷 로트 27 생산분 일부에 처음 적용됨. 이 레이더는 블록 II의 주요 구성요소 중 하나로, 실질적으로 블록 I과 II를 가르는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함




이 과정에서 레이더 외에 냉각계통, 광섬유, 전선, 그리고 도관 등이 추가되었기 때문에 무게를 줄일 필요가 있어서 F/A-18C/D 시절과 크기만 다르지 구조는 거의 비슷했던 전방동체를 대대적으로 갈아엎는 조치가 취해짐. 이게 바로 ECP 6038임







ECP 6038이 적용되어 APG-79 레이더를 장착할 수 있는 최소 조건을 충족시키는 건 로트 26부터니까 딱 여기에서 블록 I/II가 갈린다고 보면 됨


이 변경점은 주로 내부에 집중되어 있지만 겉에서도 구분할 수 있는 게 딱 하나 있는데, 바로 레이돔임



우선 AN/APG-73 레이더를 사용하는 블록 I의 경우 레거시 호넷과 마찬가지로 레이돔이 동체 구조물과 힌지로 연결되어 있어서 오른쪽으로 열림



그런데 이제 APG-79로 넘어오면 안테나 형태도 바뀌고, 수직으로 배치되어 있던 게 위쪽으로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형태가 되면서 레이돔 안에서 차지하는 공간이 커졌기 때문에 기존 방식으로는 정상적으로 여닫을 수가 없게 되었음



그래서 ECP 6038을 통해 레이돔이 옆으로 열리는게 아니라 앞으로 밀어서 빼내는 방식으로 변경됨




레이돔 자체도 조금 바뀌어서 정면에서 봤을 때 면적이 넓어지고 앞쪽에 달려있던 큰 캡 부분이 레이돔과 일체화되면서 레이돔 앞부분에 그어진 선이 없어짐. 이 깔끔한 레이돔은 처음부터 APG-79를 장착한 그라울러 또한 공유하는 특징이기도 함



추가로 레이돔 측면에 이렇게 비스듬한 선이 그어진 경우도 종종 보이는데, 이 선은 AESA Burn이라고 해서 AESA 레이더에서 방출되는 에너지에 의해 만들어진 흔적이라고 함. 그래서 레이돔이 구분되는 부위 없이 전체적으로 매끈하면서 이런 흔적이 있는 슈퍼 호넷은 무조건 블록 II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