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이 제나라에 도착 했을때, 제나라는 이미 혼돈에 빠져 있었다. 군대는 연전연패에, 농사는 망해버렸고, 무역길 마저 끊긴 지금. 제나라에 희망이란 없어 보였다.
그래도 제나라엔 충신이 많았으며, 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버티고자 안간힘을 쓰느라 매우 바빠 사신을 만나주기 어려워 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자 드디어 사신은 제환공, 강소백을 만날 수 있었다. 사신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제환공은 매우 피곤해 보이는 어투로 말했다.
제환공 강소백
> 그래. 그대들이 오나라에서 온 사신이라고? 하, 이곳에 있으면서 보았겠지만 망할 조조놈이 우릴 공격하고 있어서. 상황이 썩 좋지 못하네.
ㄱㅁ 우리나라가 수를 징벌하면 위, 제와 접변할 것인데, 위가 제를 무너트린다면 하북이 위에 넘어갈 일이니 어찌 큰일이 아니겠습니까? 하여 청하니 본국이 수나라를 징벌하는데로 원군을 보내 제나라를 도와 위나라를 견제하고자 합니다.
또한 이르되 아조 역시 제국과 교역을 하려하나 수나라 수군이 가로막아 이를 이루지 못합니다. 제나라 역시 위와의 전쟁에 수군은 여유로우니 앞뒤로 협공하여 수나라 수군을 부수고 교역로를 안정화함이 어떻겠습니까?
제환공
> 그대는 정녕 내가 우스운가? 위와 제와 접경하는데 굳이 망조의 기운이 스민 제를 돕겠다라. 속내가 너무 뻔히 보이지 않는가. 그 세가 강하여 상대하기 어려운 위를 제의 힘을 빌려 치고, 위가 쓰러진다면 그보다 약한 제를 집어삼키려는 것이 아닌가?
제환공은 불쾌하다는 듯이 말했다.
우리가 설령 그리하려한들, 진나라나 타 국가들이 그를 좌시하겠으며, 제나라가 이대로 망하도록 방관하여 위나라가 하북을 차지하는것이 더 큰 위협이 아니겠습니까? 위나라 역시 진나라를 두고있으니 마치 후방에 칼을 두고 싸우는 격입니다.
원한다면 제나라로 황자를 보내어 신의를 증명해보이지요.
제환공은 그 자리에서 부들부들 떨다가 벌떡 일어서 사신을 향해 삿대질을 했다.
제환공 강소백
> 이 빌어먹을 것들이! 정말 짐을 능멸하려는 게냐! 진나라? 진나라? 진나라는 이곳에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는다! 네놈들은 진의 황제를 만나보기는 한것이냐?
> 제나라가 망해 위나라가 화북을 차지 하는 것이 위협이라고? 그래 위협이겠지! 네놈들한테!
> 빌어먹을 것들! 내가 차라리 조조놈에게 항복하고 말지! 제가 망조가 들었다고 아주 못배워 쳐먹은 것들이 들러붙는구나! 여봐라! 당장 저 무뢰배들을 이곳에서 내쫓아라!
그 직후 오의 사신은 제에서 쫓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