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동방 구문사기


스이카는 얀데레랑 안 어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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嘘吐き

 

오니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거짓말을 못하기 때문이 아니다

 

거짓말이 불러올 결과를

 

그 허무함을 그들은 알기 때문이다

 

설령 그것이 선의에서 나온

 

하얀 거짓말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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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적막이 내려앉은 환상향그런 환상향을 비춰주는 것은 길 잃은 나그네의 이정표가 되어주는 달빛이었다.

 

만물에게 공평하게 빛을 내려주는 태양과 달리단지 은은하게 한치 앞만을 비춰주는 달빛은 사람에 따라서 속 좁아 보일 수도 있다.

 

크아역시 이 풍경은 술안주가 되는구나!”

 

그럼에도 달이 사람들에게 미움 받지 않는 것은태양과 달리 바라볼 수 있다는 포용력과 은은한 달빛에서 나오는 풍류라는 정취 때문일 것이다.

 

환상향의 한 높은 나무 위한 오니는 그러한 정취를 안주삼아 잔을 기울이고 있었다함께 마실 이는 없지만달빛이 그녀에겐 안주요때로는 벗이었다.

 

술잔에 퍼져나가는 잔잔한 일렁임 속에 비춰지는 만월은 지상에 홀로 남은 그녀의 몇 없는 벗 중 하나였다.

 

[으아아아아악!!!!!]

 

그래 갑자기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술잔 속 만월이 흐트러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피이...나참...”

 

만월이 녹아든 술잔을 기울인 후 술잔을 먼지로 흩날려 버린 오니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감히 오니의 풍류를 방해하다니 간덩이가 부었구나.”

 

그래 살짝 화난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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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고요와 안식을 상징하기도 하지만잔혹과 죽음을 의미하기도 한다환상향의 밤 또한 그것과 다르지 않을 터낮이 인간들의 시간을 의미한다면밤은 요괴의 시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환상향의 인간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밤의 시간을 향유하지 않는다그들에게 있어 밤은 풍류를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닌죽음의 송곳니가 도사리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것을 모르는 외부인에게 밤의 환상향은 그저 지옥도와 다름없는 곳이다.

 

갑자기 이게 뭐냐고!!!”

 

자신이 무슨 잘 못을 했다고 이러는 것일까밤늦게 술을 마셨던 게 그렇게 죽을 죄였던 것일까수많은 생각을 뒤로한 채 그저 살기 위해서 자신을 미친 듯이 뒤쫓아 오는 늑대요괴로부터 발을 놀리는 그였다.

 

허나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은 그저 그의 도망치는 실력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다요괴들에게 있어 공포는 더없이 향기로운 향신료이다그리고 그런 향신료에 의해 숙성되어진 식사는 그것들에게 있어 이 세상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진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눈앞의 인간을 극한의 상황까지 몰아세우는 것이다다만 한 가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은

 

이놈들감히 오니님의 풍류를 방해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남성을 삼키기 위해 달려든 늑대요괴는 이내 산산히 부숴지고 만다그리고 그 장면을 본 다른 요괴들은 부리나케 도망치기 시작한다복수고 뭐고 압도적인 힘의 격차 앞에서는 그 모든 것은 부질없는 것에 불과하다.

 

흐아...이제야 좀 여유롭게 술잔을 기울일 수 있겠구만~”

 

...어으....”

 

에고...”

 

아무래도 오늘 밤 술잔을 기울이는 것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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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은 원래 하쿠레이 신사로 데려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신사의 무녀가 살짝 신앙심이 없어 보인다든가 혹은 약간의 속물로 보인다든가 하는 객관적인 평가가 있기는 하지만그럼에도 이방인이 다시 자신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을 아는 것은 역시 하쿠레이의 무녀 밖에는 없을 것이다.

 

어이쿠...”

 

...도깨......”

 

물론 그건 말이 통할 때나 가능한 이야기이다말도 안 통하고 어버버하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달래서 하쿠레이 신사로 데려가는가그것도 심야의 시간에 말이다.

 

이놈감히 산의 제왕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오니님을 고작 츠쿠모가미랑 비교하는 것이더냐잡아먹어 버린다~”

 

히이이익!!!!!”

 

그렇게 장난스럽게 오니는 남성에게 위협을 가한다오니에게 인간은 별미가 아니다오히려 오니에게 별미는 그 인간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감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한 번의 배신의 상처가 있었음에도 여전히 인간에게 우호적일 수밖에 없는 그녀의 태도는 역시 그 감정이 술과 같이 중독적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르는 법이다.

 

에이텃다 텃어인간은 육질이 질겨서 맛도 없는데 뭣 하러 먹냐자자꼬맹아 이쪽으로 쭉 올라가면 신사가 있으니 거 가서 원래 세계로 보내달라고 이야기해~”

 

아 물론 새전은 까먹지 말고~’라고 술 취한 아저씨처럼 농담을 붙이며 이야기를 건네며 오니는 연무와 같이 사라지려고 했다하지만 일전의 위협을 한번이라도 목도했던 남성에게 환상향의 밤은 도저히 혼자 있을 수 없는 호랑이굴과 다름없었다그렇기에 그는 오니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그녀를 불러 세웠다.

 

...저는...양조인 입니다!”

 

헤에~”

 

그 말은 술과 축제를 좋아하는 산의 오니가 도저히 모른 채 하고 지나칠 수 없는 달콤한 목소리였다.

 

그래서그래서어떤 술을 만들 수 있느냐~”

 

...탁주라고 하는 것인데...”

 

니고리자케는 별로인데...에잇어쨌든 만들어 보거라맛없다면 그땐 네놈을 잡아먹겠다~”

 

히이익!?”

 

그래술꾼으로서 자칭 양조 장인이라고 외친 사람을 지나칠 수는 없는 법이다그리고 원래세계로 바로 돌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그 동안은 스스로 보호하고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그저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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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하달구나 달아~”

 

스이카님의 마음에 드셔서 다행이네요.”

 

오니는 오랜만에 술잔이 아닌 사발에 술을 따르고 있었다달도 비치지 않으며 눈이라도 내린 것과 같이 순백의 표면그리고 목울대를 넘어가며 은은하게 올라오는 쌀의 향은 혹여 역할 수도 있는 술의 향을 포근하게 감싸준다.

 

니고리자케와는 색다른 맛이구나에잇기분이다네놈도 마시거라~”

 

오니가 만든 술과 인간이 만든 술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때로는 그러한 의문이 모두 부질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요괴 또한 결국 요생을 사는 존재들 그들의 삶 또한 그들이 만들어내는 술에 담겨있는 법이다.

 

그리고 술은 이러니 저리니 하더라도 결국 기쁘게 취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산물에 불과하니즐겁게 마시고 즐겁게 취하여 즐겁게 풍류를 즐기면 그만인 것이다.

 

감사합니다스이카님

 

오니의 호리병에서 무한히 나오는 술은 오니가 그를 위해 만들어준 작은 술잔에 찰랑이며 파문을 만들어낸다.

 

투명한 술잔의 술은 마치 거울과 같이 모든 것을 투영한다그리고 그 술잔에 투영된 것은 술을 즐기는 자의 모습만은 아니었다.

 

그리움

 

술은 때로는 그리움을 가지고 오는 법이다놓고 온 장소와 놓고 온 인연은 사람으로 하여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법이다술은 그러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촉매이기도 하다그럼에도 그는 빠르게 표정을 지워나간다.

 

크으...역시 오니의 술은 저에게는 많이 쌘 것 같네요.”

 

그래도 이 몸이랑 술 대작을 할 수 있을 정도라니자랑스럽게 여겨도 좋다~”

 

술잔에 따른 술을 다시 술병에 담아내지 못하는 것과 같이두고 온 인연의 곁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면 새로운 인연을 찾는 것도 답일 지도 모른다그렇게 그는 그리운 인연을 정리하면서 새로운 인연의 실을 엮어나간다.

 

그렇게 그는 그리움을 감추기 위해서 그 자신에게 거짓말을 해 나간다.

 

“....”

 

그런 남성을 바라보며 오니는 말없이 그를 바라본다그래거짓말이 허무한 것은 들킬 수밖에 없다는 것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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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간다그리고 흐르는 시간 속 그리움이라는 감정은 점점 무뎌져만 간다그리고 그런 무딘 감정마저 없애기 위해서 사람들은 그 위에 새로운 감정을 덧칠해 나간다.

 

스이카혹시 이쪽에 있던 술 몰래 마신거야!”

 

으헤...들켰구만미안미안~”

 

아직 덜 숙성 되었다고 했잖아으이구....”

 

그리고 그러한 그리움이라는 감정에 새로운 색을 덧칠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사랑이라는 감정 외에는 없을 것이다.

 

人과 妖의 사랑이야기라정확하게 말하자면 人과 鬼의 사랑이야기 일 테지만 그 전말을 전부 듣는다면 인간에 실망해서 지저로 나아간 그녀의 동료들은 경악을 할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또다시 인간을 믿고 그들과 인연을 쌓아나가는 것이냐고그러다가 다시금 인간에게 배신이라도 당한다면 네 녀석의 그 마음이라는 것은 온전할 수 있을 것이냐고그런 걱정과 분노의 이야기를 들을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오니에게는 지금 이 순간이 소중했다순간을 살기에 남성은 매 순간 그녀에게 자신의 전부를 보여주었다지금까지 그녀가 살아온 요생에서도 몇 없을 솔직하고 진실한 남성이었다.

 

오니는 거짓말을 싫어한다그렇기에 매순간 진실한 남성은 오니의 환심을 사기 충분하였고오니 또한 남성의 마음에 적극적으로 답을 해 주었다그렇게 둘의 사이는 각별해져만 갔다.

 

하지만 아무리 무뎌졌더라도 칼은 칼이다그의 마음속에 있는 그리움이라는 날붙이는 만월의 밤이 되기만 한다면 다시금 그를 찌르고 있었다그 때마다 그러한 그리움을 자신이라는 색으로 덧칠해주는 오니였지만그녀 또한 마음이 아파왔다.

 

나라는 존재가 그의 그리움을 완전히 가려주지는 못하구나언제나 자신의 앞에서는 웃어 보이는 남성이지만 그 거짓말 또한 이미 들통난지 오래였다.

 

오니는 이번에도 인간의 거짓말에 속아주기로 했지만그것이 자신을 속여 이득을 취하기 위함이 아닌 자신을 슬프게 만들지 않기 위한 거짓말을 안 이상 그 거짓말에 속아주는 자신 또한 그와 똑같은 존재가 될 뿐이다.

 

오니는 거짓말을 싫어한다.

 

그것은 거짓말을 싫어하는 것 뿐만 아니라

 

거짓말을 하는 것 또한 싫어함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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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주를 거르면 약주가 된다약주를 증류하면 소주가 된다.

 

소주는 탁주와 약주의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 수많은 향과 맛을 머금은 채 천천히 증류되어진다.

 

그렇기에 소주는 천천히 완성되어지며그리고 가장 순수하며 진실 된 맛과 향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의 감정도 그렇다인연이라는 거름망을 거치고 사랑이라는 증류를 거치며 점점 인연을 맺은 사람에게 티끌 하나 없이 진실하게 변해간다.

 

그렇기에 오니는 그가 싫었다.

 

그라는 존재가 싫다는 것이 아니다그는 이미 자신에게 있어서 그 무엇과도 바꿔줄 수 없는 소중한 보물과도 같은 것이었다.

 

허나 그는 그녀에게 진실하지 못했다.

 

오니는 거짓말을 싫어한다.

 

그렇기에 진실하지 못한 그는 오니에게 미움 받을 수밖에 없었다.

 

내일이면 하쿠레이 대결계도 안정된다는 모양이야.”

 

흐음...그렇구나...”

 

“‘흐음...그렇구나...’..가 아니지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거라고~”

 

그렇지만 이곳이그리고 스이카가 있는 이 장소가 내 집인걸?”

 

오니는 끝까지 자신을 속이는 남성이 미웠다.

 

이 내가네놈을 연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했나?”

 

...이카?”

 

오니를 안겠다니 간덩이가 부어도 크게 부었구나!”

 

내 너를 끝까지 곁에 두고 있다가!”

 

언제나 먹을 수 있는 식량으로 생각한 것을!”

 

끝까지 모르겠더냐?”

 

그녀는 한 번도 그에게 보여주지 않는 표정과 요기로 그를 위협했다.

 

원초적인 공포맹수는 아무리 길들이더라도 맹수이다하물며 사람 잡아먹는 요괴는 아무리 인연이 깊더라도 결국은 요괴이다그런 요괴에 대한 공포를 지근거리에서 받은 사람은 과연 어떻게 될까?

 

으아아아아아악!!!!”

 

그렇게 그는 도망쳤다살기위해서그리고 그녀의 공포감을 직접 받은 그의 마음속에서는 일전에 무뎌졌던 그리움의 감정이 다시금 날카롭게 버려져 있었다그렇게 언제나 둘이서 있던 그녀의 보금자리에는 다시금 홀로 남게 되었다.

 

쓰구나...”

 

긴 요생에서 처음 하는 거짓말은

 

매우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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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의 밤

 

언젠가 환상들이 했던 이방인은 그렇게 본인의 세계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의 흔적이 남은 공간에는 그의 마음이 담긴 술이 있었다.

 

오니는 술병을 땄다.

 

그 술에는 사랑의 따스함과 이별의 알싸함만이 남아 있었다.

 

오니는 술을 술잔에 따랐다.

 

술잔에는 파문이 일렁인다.

 

하지만 파문이 멈추는 일은 없었다.

 

달은 그런 친우를 위해서 몸을 숨겨 주었다.

 

하늘은 그런 오니를 위해서 대신 울어주었다.

 

오니의 술잔에는 계속해서 파문이 일렁인다.

 

그렇게 그날의 만월의 밤은

 

오니를 위해 울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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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니의 술은 독하고 특이하다.

 

그렇기에 인간은 그러한 오니의 술을 따라할 수 없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술잔에 남은 오니의 잔향과

 

그녀의 술의 잔향만이

 

끝에 끝까지 거짓말이 서툴렀던

 

한 여성을 기억하게 만들어주는 마지막

 

잔향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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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물, 후회?물 헤어진 것을 후회하고 있으니 후회물이라 합시다.


어찌 되었든 쇄월은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