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에. 저기 3명의 인간이 보인다.  


루미아는 환상들이 한 외래인한테 다가간다. 환상들이 한 외래인은 상당히 맛있는 고기고 별미다. 

그걸 증명하듯 외래인 근처에 요괴들이 바글바글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하아... 이건 먹을거리가 안 되잖아..."  

"아니 무슨 외래인이 환상향 병자보다... 요괴의 체면이 있지."


외래인 근처에 모여든 요괴들이 절레절레 고개를 내저으며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키에엑. 심지어 하급 요괴인 잡요 조차도 외래인을 바라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더니 방향을 돌려 다른 곳으로 향했다.


뭐지? 대체 뭐가 떨어진 거야? 요괴들이 떠나자 나는 외래인을 향해 날아갔다. 


너는 먹을 수... 루미아는 외래인의 모습을 보자 절로 한숨이 나왔다.  외래인의 상태는 정말 최악이었다.


재투성이인 3살 아이, 쿨럭이는 6살 아이, 그리고 각혈하는 12살 어린아이.  너무나도 열악한 아이들의 상태에 식욕이 사라진 루미아. 


루미아는 요괴를 아냐고 퉁명스레 묻는다. 

"얘들아... 요괴를 아니?" 


아이들은 말한다. "감독관이요."  공허한 눈동자에 깊은 절망이 드리웠다.  


아이들의 말에 루미아는 다시 한번 묻는다.  짜증이 올라오지만, 한편으론 만신창이인 아이들의 모습에 안쓰러움을 느껴서.


다시 한번 말할게... 요괴를 아니? 


"감독관이요." 아이들은 한 치의 고민 없이 대답했다.

루미아는 감독관이 누군지 궁금해졌다. 


바로 그때, 12살 아이가 말했다. 

"휴식 시간을 어기면, 자비 없이 폭행하고. 새벽부터 밤까지 일할 때, 무기를 들고 감시하는 어른들이요. 우리는 감독관을 요괴라 불러요."


충격적인 어린아이의 말에 루미아는 몸이 굳는다. 

한평생 요괴로 살았지만, 12살 아이의 말은 너무나도 끔찍했다.


루미아는 아이들한테 묻는다. 너희들은 대체 어떤 삶을 산 거야!!  


3살 아이가 먼저 말한다.

저는 굴뚝 청소부였어요. 굴뚝에 들어가 재를 청소했어요. 제가 처음 굴뚝 안에 들어갔을 때, 어른들이 짚단을 깔고 불을 붙여 연기를 피웠어요. 저는 살기 위해 위로 올라갔어요.


6살 아이

저는 탄광에서 일했어요. 새벽부터 밤까지 석탄 가루가 흩날렸어요. 뜨거운 열기가 저를 반겼고,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해 광산을 뚫었죠. 그 과정에서 제 또래와 저보다 어린아이들이 죽는 건 다반사였어요.


12살 아이

전 면직물 공업에서 일했어요. 16시간을 공장에서 보냈어요. 아침 식사 15분, 점심 식사 30분, 쉬는 시간 15분. 휴일은 단 하루뿐이었어요.  감독관은 휴식 시간을 어기면 폭력을 행사하였어요. 급여가 터무니없이 적어 제 나이보다 어린 소녀들이 몸을 파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어요.


말도 안 돼... 

루미아는 아이들의 증언에 휘청거렸다. 

상상을 초월한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학대. 대체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다고... 


루미아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손을 들어 눈물을 닦아낸 루미아는 요력을 모아 아이들의 복부에 가져다 댄다.


파아아. 따뜻한 온기가 전신에 퍼지기 시작했다.

따스한 요력이 휘감고 올라가자, 아이들을 휘감던 고통이 점차 사라진다.


따뜻해. 12살 어린아이가 말했다.

한평생 어둠과 가혹한 노동만 반겨주었다. 처음 받는 따스하고 부드러운 온기에  순수한 미소가 드리웠다.


엄마... 6살 소년이 말했다. 

뜨거운 열기와 흩날리는 검은  석탄 가루에 온몸이 재투성이가 되어, 망가져 가던 몸뚱이. 

어둠의 요괴 루미아가 전해준 요력에 고통이 가라앉으며 안식을 취했다.


기분 좋아. 3살 아이가 방긋 웃으며 말했다. 

한창 부모에게 사랑받고 즐겁게 뛰어놀며 행복할 나이에, 성인 남성도 힘든 고된 노동강도와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 생명을 걸어야 했던 아이. 따스한 어둠의 그림자에 들어와 편안한 안식을 취했다.


아이들은 루미아가 전해준 요력에 고통이 가라앉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끼는 평온함을 만끽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루미아. 눈물이 흘러내려 얼굴이 끈적해졌다.


언제나 인육을 섭취하며 붉게 물든 입가는 눈물로 물들여져 투명하게 빛났고, 사냥감을 바라보던

날카로운 눈매는 뭉뚝하게 변했다.


루미아는 편안하게 숙면하는 아이들을 쓰다듬는다.

너희들은 행복함과 즐거움을 간직해서 아름다운 삶을 사는 게 어울려. 오늘 밤은 내가 너희들을 지켜줄게.


말을 마친 루미아는 손뼉을 마주쳤다. 그러자 검은 어둠의 장막이 아이들에게 드리웠다.

해가 뜨면 하쿠레이 무녀의 신사에 대려다 줄게. 깡패 같지만, 아이들에겐 한없이 다정한 무녀니까.


바람이 분다. 검은 장막 속 아이들의 입가에 순수한 미소가 걸렸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온종일 노동하던 아이들에게 있어서 선선한 바람은 구원이다.


아름다운 탄막들이 하늘에 휘날리고, 찬란한 빛을 발산하는 별들이 매달린 환상향의 밤이었다. 


음.. 음냐...  

루미아의 입가에서 침이 흘러내린다. 밤새 아이들을 보호하느라 한숨도 못 잤다.


흐아암. 기지개를 켜고 눈 부신 햇살을 맞이한 루미아. 손가락을 튕겨 검은 장막을 걷어낸다.


얘들아. 아침이야. 일어나... 아이들을 깨우려다 멈칫하는 루미아. 

-16시간을 일했어요. 수면은 사치였죠. 아이들의 말이 귓가에 스쳐 지나갔다.  


루미아는 잠자리에 든 아이들을 바라본다. 새근새근 잠든 아이들의 얼굴과 멍투성이, 재투성이, 상처투성이인 몸.

어여쁜 얼굴과는 달리, 망가진 인형처럼 부서진 몸. 다시금 루미아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다. 


그간 얼마나 괴로웠을까... 가여워라. 루미아는 잠든 아이들한테 다시 한번 어둠의 장막을 걸었다.

‘신사로 향하기 전에 맛있는 음식을 가져올게. 잠깐 기다리렴.’ 루미아는 하늘을 날아간다.


잠시 후. 맛있는 음식들을 한 아름 들고 돌아온 루미아. 손가락을 튕겨 어둠의 장막을 해제했다.

얘들아. 밥 먹자. 루미아는 태양처럼 환하게 웃으며 아이들에게 음식을 건넨다.


“잘 먹겠습니다.” 신선한 음식에 눈이 휘둥그레진 어린아이들은 요력으로 만들어진 돗자리에 앉아 식사한다.

 야무지게 음식을 먹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루미아는 요력을 모아 검은 보따리를 만들어 낸 뒤, 아이들을 태웠다. 아쉽지만 이제 작별할 시간이다. 

“하쿠레이 무녀의 신사로 되려다 줄게.” 루미아가 말했다.


“고마워요. 언니” 아이들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