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狂い

 

예술이라는 것이

 

광기라 한다면

 

예술가는 미쳤기에

 

예술을 하는 것인가

 

아님 예술을 함으로써

 

미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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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라는 것은 아름다운 법이다그것은 아름다움을 소유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된 행동일지도 모른다아름다운 꽃을 본다면 그것을 한 폭의 그림으로 남겨서 소유하고 싶은 것아름다운 사람을 본다면 그것을 돌에 새겨서라도 소유하고 싶은 것美에 대한 소유욕이 인간이 창조라는 활동을 하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그 美를 창조하는 자들이 자신의 작품에 만족하는가이것에 대해 물어본다면 대부분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대부분의 창작자들은 자신의 작품에 만족하지 못한다그렇기에 예술이라는 것은 발전하는 법이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작품에 만족하지 못한 채 미쳐버리기도 한다.

 

어쩌면 그것이 천재의 말로 일지도 모르는 법이다자신의 기준을 채우지 못하지만 타인은 그런 자신을 이해할 수 없다그렇기에 자신의 이상을 아무에게도 이해 받지 못한 채 점점 소매가 젖어 들어가듯 미쳐간다.

 

그렇게 점점자신을 옭아매는 그림자는 천천히 자신을 잠식해 나간다그리고 그 끝에 예술가들이 선택하는 것은 죽음이라는 종착지일지도 모르는 법이다.

 

“...”

 

하지만 집착과 광기는 그러한 예술가들이 죽음을 인정하지 않게 만들기도 하는 법이다하지만 그들의 육신은 이미 썩어 문드러져 대지로 돌아가게 된다허나 그 영혼만큼은 집착과 광기로 끊임없이 살아가게 되니 우리는 이것을 통틀어 유령이라고 하곤 한다.

 

“......연주를 시작하자...”

 

지휘자는 지휘봉을 든다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의 명계에서 듣는 이 하나 없는 무대에서 지휘자는 지휘봉을 움직일 뿐이다그런 지휘자의 지휘에 맞춰 존재할리 없는 관현악기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윽고 명계에서는 한 합주곡이 연주되기 시작한다.

 

아니야...아니야...”

 

더욱 더! Largo(라르고) Andante(안단테) Allegretto(알레그레토) Allegro(알레그로) Vivace(비바체)!”

 

지휘자는 그렇게 광기의 연주회를 이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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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여기에 왔다고?”

 

이변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아니 이변이고 아니고는 내가 판단하는 것이고애초에 명계의 일이라면 백옥루의 당신이 처리하면 되는 일이잖아.”

 

반령이 가져온 전병을 먹으며 무녀는 말한다누가 본다면 꽤나 불량스러워 보이는 태도일지 몰라도 그녀에게 있어서는 이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일 것이다.

 

저는 유유코님의 칼이니 곁을 비울 수 없는 법입니다.”

 

하아...귀찮아...”

 

아하하...레이무 그래도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수락하는 거 어때?”

 

무녀는 자신의 옆에서 자신에게 충고를 하는 남성을 게슴츠래한 눈으로 쳐다보며 말한다.

 

명계가 어디 제집 드나들 듯이 갈 수 있는 곳인줄 알아?”

 

그렇다 명계란 죽은 자들의 공간이다즉 산 사람이 함부로 찾아갈 수 없는 곳을 의미하기도 한다하지만 남성의 눈매가 예리해지며 무녀를 바라보며 말한다.

 

하지만 레이무는 가끔씩 드나들잖아.”

 

...”

 

남성의 말을 들으며 무녀는 자신의 평소 행실을 고쳐야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안 돼는 것은 안 돼!”

 

이럴 때만 정론으로 말씀하시는군요.”

 

물론 평소 무녀의 행실에 비춰보면 그러한 규칙을 건실하게 지켰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하지만 환상향의 중제자라는 명칭이 장식이 아닌 이상 공적인 경우 특히 이변과 관련해서는 누군가의 심증만으로 나서기는 어려운 법이다특히 그것이 환상향이 아닌 환상향의 바깥과 관계된 것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애초에 여긴 자선단체거나 봉사단체가 아니라고하쿠레이라는 무녀의 직책은 환상향의 이익과 안녕을 위해서만 움직여애초에 명계는 환상향이 아니잖아?”

 

알겠습니다그럼 만약 명계와 환상향의 경계가 무너진다면 그 때는 직접 나서는 건가요?”

 

그걸 꼭 되물어서 확인해야해?”

 

반령은 그녀의 대답에 깊은 한숨을 쉰다더 이야기를 해봤자 이 대화에서 그녀가 얻어갈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그렇기에 단념하고 자신이라도 그 일을 해결할 생각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음악은 우리의 전문이지.”

 

호에그리고 명계라면 저번에 가본 적 있고.”

 

그리고 잘 하면 백옥루로부터 무언가를 받아낼 수도 있고?”

 

언제 도착했는지 세 명의 소령이 미닫이문 사이로 얼굴을 내비치며 반령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우리는 소령 악단.”

 

반령의 의뢰 내용 잘 확인했습니다~”

 

그럼 음악에는 음악으로 갈까?”

 

그런 모습을 보며 무녀는 미간을 찌뿌린다.

 

여기가 무슨 동네 집합소야개나 소나...게다가 인간이 아닌 유령까지 집합하게...”

 

하지만 반령에게는 현재 그런 것을 따질 겨를이 없었다애초에 명계에서 일어나는 일이 음악과 관련된 이상 눈앞의 무녀보다 그녀들이 더욱 유용한 자원일 것이다그렇기에 반령은 그녀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정식으로 당신들에게 의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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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결국 무녀가 아닌 저 세 명을 데려왔다는 거니?”

 

면목없습니다유유코님.”

 

아냐아냐어짜피 저 정도 일로 무녀를 데려오는 게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기도 했고 말이야이변이라기에는...그래 저 정도면 사건사고에 지나지 않기도 하고.”

 

명계의 관리자인 그녀의 능력이라면 떠돌이 령 정도야 쉽게 제압할 수 있을 테다그럼에도 그녀가 굳이 그것을 그대로 놔두는 이유는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야 귀찮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싫지만...서방님(旦那様)께서 노래를 즐기시는 모양인지라 함부로 없애기도 그렇네그래 이왕 음악을 하는 혼들을 데려왔으니 서로 잘 이야기해서 처리해줘?”

 

그러면서 백옥루의 주인은 쥘부채를 펴서 입을 가리며 말한다.

 

물론실패한다면 보수고 뭐고 그대로 명부에 써버릴거지만?”

 

우와 성격 더러워.”

 

언니?”

 

으아아보수 이야기하기 전부터 갑자기 그런 말 꺼내면 어떡해!”

 

후후...꽤나 당돌한 아이구나?”

 

속에 능구렁이가 수십 마리 즈음은 있는 것 같네아름다운 것은 얼굴만인 듯 하고뭐 걱정마 음악과 관련해서 우리가 뒤쳐질 일은 없을 테니까.”

 

언니!”

 

아뇨아뇨아뇨언니가 음악이랑 관련되면 꽤나 예민해져서요그래서 말이 헛나왔나보네요그럼 저희는 맡은 일을 하러 가볼게요!”

 

메를랑리리카왜 내 양 팔을 잡고어어저기 나 아직 말 다 안 했는데얘들아?”

 

그렇게 연행되어 가는 유령들을 바라보며 백옥루의 주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요우무따라가려무나그리고 실패하면 그 자리에 베어버리렴.”

 

원래 귀한 가문의 여식은 감정을 함부로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법이다.

 

유유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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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계의 한 장소 그곳에는 홀로 지휘를 이어나가는 한 지휘자가 있다그가 움직이는 지휘봉에 따라 다양한 악기가 한데 어우러져서 장엄한 교향곡을 연주하고 있었다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이라면 그 악기마저 실체가 없다는 정도 일 것이다.

 

아니야아니야!”

 

누군가가 듣는다면 영혼을 빼앗길 정도의 아름다운 곡조일 것이 분명하며실제로 지휘자의 주변에는 그의 연주에 매료되어버린 많은 혼령들이 모여 있었다하지만 그 곡조마저 그의 공허한 마음을 채워주지는 못하였다그렇기에 지휘자는 더욱 더 강렬하고 격렬하게 지휘를 이어나가기 시작한다.

 

으윽...저거 그냥 평범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거야?”

 

평범한 사건이라며여긴 해봤자 트리오인데 저건 관현악단이잖아!?”

 

눈앞에 펼쳐진 장엄한 연주를 바라보며 다른 두 자매는 호들갑을 떨며 항의를 하기 시작한다하지만 장녀만큼은 바이올린을 턱에 괴며 말하기 시작한다.

 

괜한 호들갑 떨지 마그렇게 안정된 곡조도 아니잖아지휘가 불안정한 교향곡 따위 우리의 노래로 압도하면 그만이야.”

 

그렇게 이야기하며 장녀는 바이올린을 연주하기 시작한다그런 장녀의 바이올린 소리를 들었기 때문일까남은 두 자매 또한 그녀의 연주에 맞춰 연주를 시작한다그리고 그와 함께 지휘자의 지휘가 멈춘다.

 

“...”

 

별것 아니었잖아?”

 

지휘가 멈춘 것을 보며 막내는 의기양양해진 듯이 가슴을 펴며 입을 연다하지만 남은 두 자매는 지휘자의 시선이 이쪽에 고정되어있다는 것을 느낀다.

 

...신경을 건드린 건가?”

 

아아...부족하다...그것은 아직 부족하다...그것만으로는 나를 만족시킬 수 없다!”

 

그렇게 지휘자가 지휘봉을 움직이자 이내 아까는 볼 수 없었던 합창단마저 그의 주변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더욱 더욱 더욱 더아름다운 곡을 연주해봐라!”

 

[Moment 1]

 

그의 지휘에 맞춰 관현악단의 연주와 합창단의 합창이 시작된다그리고 그 연주에 맞춰 음표형상의 탄막들이 세 자매를 향해 쇄도하기 시작한다.

 

[서걱]

 

다만 그 음표들이 세 자매에게 닿는 일은 존재하지 않았다백옥루의 정원사가 뽑은 누관검은 빠르게 그녀들에게 쇄도하는 음표를 베어낸다.

 

음표는 제가 베겠습니다그러니 연주에 집중하세요.”

 

아아...방해꾼이여...”

 

그는 지휘봉을 움직여서 정원사를 가리킨다그러자 수많은 음표가 정원사를 향해 쇄도하기 시작한다분명 평범한 검사였다면 쇄도하는 음표에 의해 짓눌려 버렸을 것이다하지만 백옥루의 정원사는 백루검마저 뽑아 빠르게 음표를 썰어내기 시작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그래그럼 이번 리퀘스트는 뭐야?”

 

즉흥곡일려나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빠르게 세 자매는 연주 자세를 잡기 시작한다그리고 그가 만드는 음표모양 탄막처럼 자신들의 곡을 음표로 형상화해서 그의 음표를 상쇄하기 시작한다그렇지만 교향단과 3중주의 차이는 극명했다그렇기에 그녀들의 빈틈을 지키기 위해 백옥루의 정원사 또한 검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Moment 2]

 

그리고 이내 그의 지휘가 일변한다아까와는 다른 빠른 곡조와 함께 합창단의 합창이 시작된다그리고 그에 맞추어 전방위에서 그녀들을 향해 음표가 쇄도하기 시작한다.

 

크윽...”

 

조부의 등을 바라보며 배운 검술은 확실히 평범한 검사라면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을 정도의 검술임이 분명했다더욱이 상대가 靈에 불과하다면 더더욱 그 검술로 베지 못할 것은 없을 것이다분명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자신이 아니라 조부였다면 이러한 음표쯤은 쉽게 베어버리고 이 사건의 당사자의 목을 베었을 것이 분명했다.

 

다만 그것은 자신의 조부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정원사는 현재 뒤에 있는 연주자들을 지키기는커녕 자신의 몸 하나를 간수하는 데에도 힘이 부치는 중이었다그럼에도 자신의 주인이 명령했으니 그 명령만이라도 완수하기 위해서 칼을 휘두른다.

 

하지만

 

[Moment 3]

 

지휘자의 지휘가 일변함과 동시에 그들에게 쇄도하던 음표는 이내 검은 장막이 되어 그들을 삼킨다그 어둠은 이내 지휘자를 비롯한 모든 이를 감싸 안는다그리고 이내 모든 이의 시야는 암전된다.

 

몇 분이 지났을까혹은 몇 시간이 지났을까암전 된 시야가 밝아지면서 정원사는 아주 오래전에 보았던 한 풍경을 보게 된다벚꽃이 흩날리는 백옥루그리고 그 가운데 서 있는 한 노인

 

할아...버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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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장막에 의해 음악은 끝을 맺게 되었다허무한 결과였다그렇게 열심히 연주를 이어나갔는데도 결국 지고 말았다어찌 본다면 교향단에 철없이 덤벼든 것이 잘못이었을까그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음악에 있어서 규모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 일 수도 있지만 규모만으로 예술의 급이 나뉘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결국 그녀들이 진 것은 결국 지휘자의 연주에 압도되었기 때문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아니면 자신들의 눈앞에서 연주를 지휘해나가고 있었던 지휘자처럼 자신들의 연주를 이끌어 나갈만한 존재가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각자의 연주를 생각하면 그 어떤 존재의 연주보다 아름다운 연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각자의 연주 개성이 지나치게 강하다각자의 개성이 강할 뿐인 연주는 화음이 아닌 불협화음에 지나지 않는다물론 그것 또한 타협하고 연습함으로써 극복해낼 수 있다고는 하지만 정교한 지휘자의 지휘 앞에서는 불협화음에 불과한 것들이다.

 

그렇기에 소령들은 생각한다

 

어째서 자신들에게는 지휘자가 존재하지 않는가?’

 

하지만 그 물음에 대해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다그야 자신들은 그렇게 태어났으니 말이다유령이란 결국 산자가 그 한을 다하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것을 이야기한다그렇다면 소령인 자신들 또한 그러한 존재였을 것이다허나 자신들에게는 인간이었을 때의 기억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추억에 비추어 만들어진 존재그것이 자신들이었다그렇다면 적어도 마지막까지 자신들을 책임지고 이끌어가는 것이 맞지 않은가어째서 자신들을 내버려두고 홀로 사라진 것인가결국 자신들은 이 어둠 속에서 점점 존재를 잃어가며 사라질 뿐인가그것은 너무 비참하지 않은가?

 

그렇게 점점 어둠에 잠식되어가며 존재가 희미해져가는 그녀들의 곁에 희미하지만 살며시 빛나는 무엇인가가 다가온다.

 

언젠가 느꼈던 익숙함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점점 잊고 있었던 한 존재


사진출처: https://www.zerochan.net/1226588


미안...언니들제가 많이 늦었죠?”

 

그녀들의 모습과 달리 어리숙한 소녀는 손에 작은 지휘봉을 들고 그녀들 곁에 서 있었다.

 

...너무 늦었어...”

 

그러네막내는 지각쟁이네?”

 

늦은 만큼 확실하게 보상하라고?”

 

언니들.”

 

그렇게 말하며 소녀는 지휘봉을 흔들기 시작한다그리고 그 지휘봉에 맞춰 소령들은 연주를 시작한다.

 

[투확]

 

그리고 이내 그들을 감싸고 있던 암흑은 한순간에 터져나간다.

 

아아...밝구나...”

 

지휘자는 이내 지휘를 하던 지휘봉을 떨구며 그녀들을 향해 양 팔을 벌린다그리고 나지막하게 한 마디를 건넨다.

 

훌륭하다.”

 

[Finale]

 

그렇게 소령들이 연주하는 곡조를 바라보며 지휘자는 드디어 만족한 듯한 표정을 짓는다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들의 연주를 축복해주듯 갈채를 보내며 서서히 사라져간다오직 고요함만이 있을 듯 했던 명계에서는 그렇게 갈채의 소리가 펼쳐진다.

 

[땡그랑]

 

그래 그 갈채 속에서 들린 이질적인 소리를 제외하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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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응...그냥 성공 못하고 콱 사라져버렸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야.”

 

원래 그런 것은 조용하게 말해야 하는 법 아니야?”

 

어머그렇게 시끄럽게 싸우다보니 귀가 먹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네?”

 

역시 여전히 앙금이 풀리지 않았는지 날카롭게 말하는 백옥루의 주인이었지만 성공한 그녀들의 공을 치하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그렇기에 내키지는 않지만 그녀들이 바라는 것을 물어본다.

 

그래그럼 어떤 것을 들어주면 될까?”

 

그 말에 소령악단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며 고민에 빠지는 듯 했다하지만 이내 서로를 웃으며 뒤늦게 찾아온 막내를 바라보며 말한다.

 

정했어이 아이 우리가 데려갈게.”

 

...망령을 관리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간도 크네그래 데려가 한 둘 사라지면 그냥 염마께 한소리 듣지 뭐.”

 

드디어 프리즘리버 소악단의 완성이다!”

 

그러네이제야 악단 같네.”

 

에에말은 그렇게 해도 입꼬리가 올라가 있다고 언니?”

 

드디어 언니들이랑 같이 있을 수 있게 되었어요.”

 

백옥루의 주인이 한 말을 들으며 프리즘리버 자매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그대로 명계의 경계를 넘어 사라진다그런 자매들을 바라보며 망령공주는 부채로 입을 가리며 말한다.

 

누가 언니들인걸까가장 언니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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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하기 위해 미친다.

 

혹은 예술을 함으로써 미친다.

 

전자가 먼저인지

 

후자가 먼저인지

 

그 결론은 알 수 없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할지도 모른다.

 

무엇인가에 미친다면

 

확실히 걸작은 탄생할지도 모른다.

 

이제부터는 함께예요 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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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간-

 

다가가려고 했다.

 

넘어서려고 했다.

 

주인의 명을 완수하기 위해서

 

설령 그것이 자신의 혈육일지라도

 

베어 넘겨서 나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검격도 허용되지 않았다.

 

여전히 조부라는 벽은 높기만 했다.

 

그리고 그 벽을 넘지 못한 채 사건은 종결되었다.

 

자신이 넘어야 할 벽도 넘지 못했으며

 

주인의 명을 완수하지도 못했다.

 

자신은 주인의 검인데 아무것도 베지 못했다.

 

검이 뽑히지 않아...”

 

그런 마음가짐 때문일까?

 

누관검이 검집에서 뽑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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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후기-


24년 첫 편이군요. 


일단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열심히 이변을 작성하기 위한 빌드업을 짜는 중입니다.


이번 편 지휘자 모티브 '고케스트라+피아니스트'라고 생각하셨다면 정답입니다.


뭐 하나 다른 점이라면 이쪽은 만족하고 스스로 소멸했다는 정도?


어쨌든 새해에도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저는 다음 편에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