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질문글만 쓰다가 게시물 쓰는 건 처음이라 어떻게 써야 하는 질 모르겠네.

난 시스템 위주로 기획하고 있음

햇병아리였을 때 들은 조언이 ‘절대 인터넷에 게임 관련 글 쓰지 마라’ 여서 좀 떨린다


다시 또 보는 정식출시 패키지

사실 념글에 있는 링크 보고 충격 먹음ㅋㅋ

내 아는 동생들이 이런 회사에서 이렇게 일하고 있으면 어쩌나 싶어서.

비록 게임 커뮤니티지만 에피드 직원들, 기획자들이 본다면 사내 피드백 정도로 받아줬으면 좋겠다


진행은 5-1에서 막혀서 3성들 랭작하다 멈췄음. 여왕님 왜케 쌤??? 볼그림보다 쎔 빨리 츄라이 ㄱㄱ


먼저 요약하면

1. 재밌는 아이디어는 많은데 연계가 부족함

2. 시스템, 밸런스 검수가 안 된듯

3. BM

파트로 될듯


1. 재밌는 아이디어는 많은데 연계가 부족함

게임하면서 프리코네? 프리코네? 했는데 나만 비슷하게 생각한 게 아닌 것 같더라.

근데 도탑류 게임들 많으니까.

캐릭 뽑고, 장비 파밍하고, 랭크 업하고, 필요하면 주차하고, 도감 캐릭 모아서 인연 스탯 받고, 조각 모아서 별 올리고, SP 주유 캐릭 / 후열저격이 신이고 등등…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서 전투는 카드로 렙업하는 방식(슬더슬이랑 비슷?)을 차용했고, 부가적으로 캐릭 스탯을 올릴 수 있는 보드판이 있고, 보드판 확장을 위해선 캐릭 조각도 넣고.

내가 캐릭터의 스탯을 커스텀한다! 라는 보드판의 아이디어는 엄청 훌륭했는데, 시기상조가 아니었을까 싶어.

아마 다 그렇게 알고 있을거야, 게임 런칭할 때 적어도 다음 업데이트 내용은 개발팀이 테스트하고 있을 거라고.

절대 그렇게 못 한다 ㅋㅋ 다음 업데이트 내용 비축해두려면 런칭 때부터 숨겨놓고 업뎃해야 되는데 피디고 사업부고 다 욕심쟁이들이라 절대 그렇게 못 함

이 보드판 내용만 살짝 떼놨다가 다음 업데이트에 내놨으면 개발팀도 편하고 유저들도 할 거 생기고 좋았을텐데 못내 아쉽네.


전투는 엄청 재밌었어. 초기작 이름이 롤 더 체스였다는데, 지금 전투 시스템이었다면 왜 그런 이름이었는지 이해가 되네.

나중 가면 전투도 블아처럼 초기 등장 3명 고정 같은 거 추가되고 그러겠지?

그 때까지 무사하길...


그리고 아르바이트.

프린세스 메이커 느낌도 나고, 안 쓰는 캐릭터들 어떻게든 끌어다 쓸 수 있는 컨텐츠란 느낌이 들었어. 명방 인프라 만지는 느낌? (재밌었단 뜻이야!)

근데 자원으로 들어가면 얘기가 좀 달라지지. 알바해서 모은 자원을 → 랩실에서 생산하고 → 건물 업글/연구에 쓰는 방식인데… 이건 밸런스 쪽이라 밑에서 얘기할게.


2. 시스템, 밸런스 검수가 안 된듯

알바로 획득한 자원을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써. 원자재로 써야 할 곳도 있는데 심지어 가공도 해야 해. 가공하려면 심지어 시간도 들어 가. (5분이긴 하지만)

이렇게 돌리려면 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알바는 5회 제한이 걸려 있고, 캐릭터에겐 스트레스라는 제한도 걸려 있어.

서브 게임, 방치형 게임이라는 타이틀로 보면 그러려니 넘길 수 있겠지만… 글쎄. 난 이 부분도 밸런스 쪽에 영향이 있다고 봐.

퀘스트 보상이나, 초보자 이벤트 보상 등등으로 [캐릭터 생활 레벨이 상승할 때까지 버틸만한 자원]을 공급해주거나, 모험회 레벨에 따라 자원 개수가 증가한다거나 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게임하면서 제일 충격받은 게 이 부분이야.

1뽑이 100돌인데 선물이라고 주는 게 10돌이야!

챕터 하나 올3성클 하면 받는 보너스 돌이 25+50+100 = 1.75뽑이야!

챕터 하나가 10개, 최초 클하면 10돌 준다고 하면 한 챕터에서 뽑아낼 수 있는 돌이 고작 275개 밖에 안 돼. 10챕터를 밀어도 10뽑이 안 되는거야.

이 부분은 보상 밸런스가 누락됐다고 밖에 보이지 않아.

뽑기 게임에서 리텐션을 가져올 게 뽑기 말고는 없는데 돌을 이렇게 안 주면 리텐션이 어떻게 올라 가??

보통 작업을 할 때 시스템 기획자랑 프로그래머가 기본 시스템을 구축하고, 밸런스 기획자가 수치를 조정할 거란 말이야.

나도 그랬고, 내 선배도 그랬고, 대부분의 시스템 기획자가 임시로 넣어두는 값이 10 아니면 5야. 숫자가 바뀌었다는 게 보이거든.

근데 내가 틀렸을 수도 있으니까… 난 밸런스 진짜 못 하거든.


그 외에도 오토 돌리면 스킬 돋보기나 몬스터 정보도 안 눌리는 거라던지 (귀찮아서 덮어버린 것 같은데 이러지 말자~~)

튜토리얼 보고 오면 자동 전투 풀리는 거라던지 시스템 쪽에서 검수가 안된 것들이 너무 많네.


3. BM

BM 때문에 챈이 엄청나게 불탄 것 같은데…

이건 이미 념글에 많으니까!!

최종 CBT에서까지 볼그림(이름 너무 웃김ㅋㅋ) 4명을 숨겼다는 게 주요 화두인데, 대체 왜 그랬을까?

오히려 스스로 반성하게 된다. 내가 만약 비슷한 상황에 있었다면 낮은 확률의 강력한 캐릭터를 추가하자는 의견에 반대했을까?

좀 다른 얘긴데 나도 비슷한 일들을 많이 했었어. 볼그림 같은 걸 추가했다는 건 아니고.

넣으면 절대 안 된다고, 유저들 공카에 다 드러눕는다고, 그렇게 얘기해도 들은 척도 안 하고 진행하는 게 윗사람들이고, 사업부고, 경영진이더라.

매출이 줄어들면 방어를 위해 할인율 덩어리의 패키지를 내보내고… 뭐 다 지난 얘기니까.


한국 게임 회사들이 너무 돈독만 올라 있다, 한국 게임 개발자들은 게임에 관심 없으면서 돈 많이 주니까 간다. 다 맞는 말이야.

내 밑으로 들어온 후임들한테 환세취호전 해봤냐 물어보면 다 모른대.

그래도 아직 게임 좋아하고 재밌는 게임 개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이 숨어 있다~~~

에피드에 그런 사람들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있으면 피디한테 전화해서 공지 좀 쓰라 해라~~

게임 업계는 새벽, 일요일에 전화해도 민폐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