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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둘 다 잘 지내고 있고?”
“네, 넵!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하, 기운이 넘치는 모습이 보기가 좋구나.”
준석의 본가에 놀러 온 혜나는 긴장한 상태였다.
지금 눈앞에 있는 인물이 준석의 할아버지이기 때문에.
“둘이 잘 지내는 것 같아서 참 다행이야. 그나저나 곧 예비군을 간다고 했던가?”
“네, 아무래도 그거에 대해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결국에 군대를 다녀온 사람으로서 예비군을 해야 한다고...”
‘하하...병무청의 병크. 아니, 국방부의 병크인가?’
군대를 다녀온 것도 서러운 마당에 예비군도 확실하게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씁쓸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이미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
“좋게 잘 지내는 것 같아 다행이구나.”
“그런가요? 그렇게 보인다니 다행이네요.”
“그래서 결혼은? 언젠가는 할 텐데, 이 할애비가 눈을 감기 전에는 보여주겠지?”
“으음...노력해보겠습니다.”
할아버지의 말에 이준석은 볼을 긁적이며 애매하게 답했다.
아직 결혼까지 갈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렇기에 적당하게 대답했다.
그 모습을 보며 웃는 할아버지를 보며 짧게 한숨을 쉬었다.
‘결혼...역시 아직은 잘 모르겠단 말이야.’
대학을 졸업하고, 앞으로의 일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상황.
물론, 언젠가 결혼을 할 생각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지금 당장의 일은 아니었다.
‘역시 아직은 먼 이야기지. 하지만, 언젠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요?”
“아, 별건 아니야. 그냥 할아버지가 결혼 이야기를 하셔서...”
“...”
조용히 혜나의 모습을 바라봤다.
아마 결혼에 대해 생각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빨개졌네.”
“갑자기 그런 이야기를 들었으니까요. 하지만, 결혼...확실히 언젠가는 하겠죠?”
“그렇겠지. 그리고 지금은 그런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 준비를 착실하게 해야 하고.”
“아아, 그렇죠.”
*
결혼, 그것에 대해 생각을 한 적은 많았다.
하지만, 그것이 이렇게 가장 가까이에 다가오게 될 줄은 생각하지도 못했기에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딱히 싫다는 생각은 없었다.
“앞으로의 일...음, 생각할 것이 많네.”
생각할 것은 많았고, 그것들을 이루기 위해서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현실.
적어도 그런 상황 속에서 결혼이라는 문제는 지금 당장 꺼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
“저거 할 수도 있었겠네.”
“아, 저거? 그럴지도 모르지만, 왜 저런 것을 원해?”
우연히 보게 될 기회가 있어서 보게 된 예도.
군인들의 각진 모습이 신기하기는 하지만, 막상 저것을 경험하게 된다고 할 때 어떤 기분이 들까, 그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역시 평범한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리고 이미 이쪽으로 선택한 이상, 달라지는 것도 없고 말이야.”
동거를 시작하고 시간이 지났다.
시간도 천천히 흐르고 있었고, 나름의 준비도 어느 정도 마치고 있는 상황.
‘이제 슬슬 괜찮겠지?’
“우리도 언제쯤은 저걸 해야죠?”
“그래서 지금도 이렇게 준비를 하고 있잖아?”
결혼 준비.
시간이 흐르고, 그것에 대한 준비는 착실하게 이행되고 있었다.
결혼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걱정 또한 되었다.
“내빈은 어떻게 하죠?”
“지인에게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지. 뭐, 제대로 보낼만한 지인은 별로 없지만.”
친구 혹은 회사 사람.
그들에게 청첩장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올지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또한 그들이 둘을 어떻게 볼지에 대한 걱정 또한 되는 모습이었다.
“너무 그렇게 걱정은 하지 마.”
“그래도...”
“사람이 얼마나 오는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중요한 것은 우리가 기념적인 시간을 만든다는 것에 있으니까.”
“그것도 그렇네요. 그럼.”
손을 건넸다.
자신을 향해 건네진 손을 보며 준석은 작게 웃으며 그 손을 잡았다.
*
“야, 이거는 나도 생각하지 못한 일인데?”
“그, 그러게요...”
시간이 흘렀고, 이제 결혼식의 준비가 다 끝났을 때, 꽤 신기한 장면이 눈앞에 나타나고 있었다.
두 사람은 말없이 그 모습을 지켜봤다.
“시간이 빠르구나, 설마 이렇게 될 줄이야.”
“네, 저도 정말 놀랐습니다. 내빈이 군인으로 차버리는 상황은 말이죠.”
어느 정도 예상은 했던 모습이었다.
물론, 정말로 그렇게 가득 차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한 것이었지만.
식장의 내빈이 군인들이 대부분이라는 모습에 쓰게 웃으면서 결혼식은 진행된다.
결혼식 자체는 그렇게 길지 않았다.
간단하게 끝났고, 내빈들이 서로 인사하는 모습만이 보이고 있었다.
“와, 생애 결혼이라는 것을 해보는 것도 놀라운데, 더 놀라운 게 뭔지 알아요?”
“뭔데?”
“저 모습을 내가 직접 보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거?”
누가 봐도 높으신 분들, 그런 사람들의 모습이 있었고, 그들과 같이 사진을 찍었다는 것이었다.
만약 군대에 가지 않았으면 느끼지 못했을 그런 감정이었다.
‘이걸 좋다고 말할 수도 없고.’
그런 복합적인 감정 속에서 결혼식은 마무리가 된다.
*
언제나 가장 눈앞에 있는 일만을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결혼이었고, 앞으로는 가정에 대한 일이었다.
“뭐, 일단 천천히 생각하자고.”
“생각할 수 있으면 말이죠.”
동거에서 결혼으로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어쩌면 생각보다 더 빨리 이뤄진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지금의 상황에 혜나는 준석을 향해 웃었다.
“그럼, 이제 준비는 전부 끝난 거죠?”
“그렇지. 왜, 하고 싶은 거라도 있어?”
“알면서.”
“...일단, 조금 천천히. 아직 시작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건 없어요. 오빠.”
혜나는 준석을 밀쳤다.
준석은 그대로 침대에 눕게 되었다.
그런 준석을 보며 혜나가 웃고 있었다.
“천천히, 천천히 부탁드립니다.”
“오빠 하는 것 봐서, 생각해볼게요.”
*
피로와 함께 일어났을 때, 옆에서는 자는 혜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하아, 애가 차근히 하려고 하지를 않아.”
물론, 나쁘지는 않았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피곤한 것은 어떻게 할 수 없었다.
“하아, 이제 뭘 해야 하나.”
새로운 집에서의 생활.
아직 준비해야 할 것은 많은 상황이었다.
그래도 그렇게 걱정이 되거나 하는 것은 없었다.
“뭐, 같이 열심히 하다 보면 잘 되겠지.”
침대에서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아직 정혜나는 침대에서 나오지 않았다.
아니, 일어나지도 않았다.
“이제 일어나야지. 아침인데.”
“으음, 조금만 더...”
“그러다가 늦었다고 난리 치는 거 아니야?”
“안아줘...”
이게 잠꼬대인지, 아니면 일어나있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안아달라는 혜나를 안아주고, 키스를 했다.
“이제 아침이야. 일어나야지.”
“으음, 잘 잤어?”
“잘 자기는 했지. 그 잠을 철하는 시간까지는 뭐...힘들기는 했지만.”
“별로 하지는 않았는데.”
“그건 그쪽 생각이고, 자 일어나. 일 가야지.”
“으음, 알았어.”
오늘도 하루가 시작된다.
군대에서 그러했듯이 사회에서도 이 둘은 서로를 챙기며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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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치기로 대회글 쓰기
정신이 메롱한 상태에서 글 쓰는 것은 언제나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