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후타







내 바뀐 몸에 적응하고, 인수인계를 위한 준비를 하느라 3일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새 지휘관이 부임하게 되는 날이 되었고, 나는 의료용 로봇들의 도움을 받아 옷을 갈아 입었다.



'어쩐지 그날부터 부장은 코빼기도 안 보이고….'



캐서린이 없어도 의무실은 AI에 의해 자동으로 관리된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그녀가 하는 것보다 질이 떨어지는 건 당연했다.



'옷도 이런 것만 가져다 주고….'



본부에서 일하던 잡무용 소녀 인형들이 입던 하늘하늘한 옷가지.


나 이전에 있던 지휘관의 취향에 맞춰 제작된 옷이 아직 남아있을 줄은 몰랐다.


일하던 인형들은 남기를 원하는 자들을 제외하고는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게 해 줬고, 유니폼도 대대로 변경한 후라 벌써 다 버린 줄 알았는데 말이다.



'하긴, 이런 몸에 맞을 만한 옷은 이거밖에 없겠구나.'



가장 막내인 루나도 지금의 나보다 키가 컸으니 말이다.


그렇게 어쩔 수 없이 로봇들이 입혀주는 옷을 입은 나는, 인수인계를 위한 정보가 가득 들어있는 단말기를 들고 의무실에서 나왔다.



'…조용하네.'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새 지휘관이 부임하게 될 경우, 전 지휘관을 포함한 모든 대원이 맞이해야 한다는 규율 때문에 모두 승강장으로 간 모양이었다.



'벌써 도착한 건가?'



이런 몸이 되긴 했지만, 명색이 지휘관이었기에 나는 짧은 다리를 바쁘게 움직여 승강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승강장에 거의 도착할 무렵──



꽝!



"으엣?!!"



갑자기 코너에서 튀어나온 누군가와 부딪친 나는 성대하게 넘어졌다.



"으, 으으으… 죄송합니다."

"뭐야, 이건. 인형?"



그런데 코너에서 나온 건 의외의 인물이었다.


얼핏 보면 남자처럼 보이지만, 그녀가 여성임을 증명하는 늘씬한 몸과 압박되어 있는 흉부.


거기에 검은색 머리 위에 쫑긋 솟아오른 고양이 귀와, 가늘게 뜨고 있는 짐승의 눈.


그리고 결정적으로, 양팔에 붙어 꿈틀거리고 있는 기이한 그림자.



'쿠, 쿠로네코?'



아스트라와 같은 상층부를 두고 있지만, 그 성향이 매우 과격하기로 유명한 조직 '리브라'.


그곳의 섬멸 부대 대장이자, 부관인 그녀가 어째서 여기 있는가.


그걸 생각하기도 전에, 그녀의 뒤에서 누군가 또 나왔다.



"쿠로네코, 무슨 일이냐?"

"아, 사령관. 여기 웬 인형이랑 부딪쳐서요."

"…인형?"



어딘가, 흐릿한 인간.


그게 '그'를 본 내 첫 감상이었다.


분명 눈앞에 있는데, 저 멀리 있는 아지랑이처럼 그 형태를 정확히 알아볼 수 없는 듯한 느낌.


뿌연 안개가 낀 듯한 인상의 남자.


그가 바로, 새롭게 부임받은 지휘관이었다.



"…인형 따위에게 저런 고급진 옷을 입혀 놓다니. 이곳 지휘관의 취향인가?"

"헤에~ 사령관, 제가 이 인형 가지고 놀아도 되나요?"

"이젠 사령관이 아니라 지휘관이다. 쿠로네코."

"알았으니까, 허락은?"

"마음대로 해라. 어차피 이곳의 모든 건 이제 내 것이니까."



남자의 허락이 떨어지자, 내가 뭐라 말할 틈도 없이 쿠로네코는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내 발밑에 있던 그림자에서 수십의 손이 튀어나오더니 순식간에 내 몸을 옥죄고 입을 틀어 막았다.



"으읍?!! 읍!! 읍!!"

"흐흥~ 조용한 방이 어디 있으려나~?"



그대로 날 끌고 어디론가 향하던 쿠로네코는, 조용한 휴게실을 하나 발견하고는 그곳의 작은 침대 위에 나를 집어 던졌다.



"쿨럭, 쿨럭!! 자, 잠깐! 뭔가 오해가 있는──"

"어머, 자의식이 꽤 강한 인형이네? 뭐, 좋아. 난 무감각한 것보다 신나게 교성을 질러주는 편이 더 즐겁거든."



그리고 그림자로 양팔과 다리를 구속한 쿠로네코는 내 앞에 다가와 그녀의 바지를 내렸고──



"…에?"



거기서 튀어나온 건, 자지였다.


그것도 내 원래 몸에 붙어있던 것보다 훨씬 큰… 아니, 비교하는 거 자체가 실례일 정도로 웅장한 물건이 말이다.



"응? '각성'의 증표는 처음 보나 봐? 여기는 각성도 못한 허접들만 있나?"

"각… 성…?"

"각성을 하면, 성별의 한계 따위는 벗어난다는 거지. 그 대가로…."



묵직한 자지를 내 배 위에 올려놓은 쿠로네코는 입맛을 다셨다.



"해소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쌓이는, 엄청난 성욕을 가지게 되지만 말이야."

"아, 안 돼."

"걱정하지 마, 아픈 건 처음 뿐. 그 다음부턴 너도 이 자지 없이는 살 수 없게 될 걸?"

"싫어──!!!"



난 비명을 지르며 구속에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쿠로네코는 그 모습이 오히려 더 취향이었는지 자지를 한층 더 키웠다.


그리곤 내 옷을 찢어버린 쿠로네코는 내 가랑이 사이를 향해 자지를 힘껏 내질렀고──



"「니플헤임」!!"

"「드래고닉 브레스」!!"



그 순간, 문이 부서지며 극한의 서리와 어마어마한 열기를 가진 불꽃이 쿠로네코를 덮쳤다.


그리고 그 사이로 뛰어온 누군가 나를 붙잡곤 뒤로 뛰었고, 순식간에 쿠로네코와 거리를 벌렸다.



"지휘관! 괜찮아?!"

"망할 캐서린, 지휘관을 혼자 놔두면 어쩌자는 겁니까."



날 위기에서 구해준 건 두 사람.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반룡과, 온몸이 새하얗게 물들어 있는 설녀.


아스트라의 일원인 엘리와 유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