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리스트의 준말.”
내 설명에도 녀석은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그니까 그게 뭔데?”
“뭐, 유튜브든 뭐든 음악 모아둔 재생목록 있을 거 아냐. 그런 거 없어? 평소에 음악 열심히 듣던데.”
그러자 녀석은 그제야 알겠다는 듯 쿡쿡 웃더니, 양팔을 활짝 펴고는 마치 연극처럼 소리쳤다.
“없어!”
“……없다고? 그럼 평소에 음악은 어떻게 듣는데.”
“그냥 알파고 님 추천해주는 거 쭉 따라서 듣는데?”
“……왜?”
그러면 좀 그렇지 않나?
좋아하는 음악이나, 다시 듣고 싶은 음악이 나왔을 때 찾기도 힘들고, 다시 듣기도 어렵잖아.
그런 질문에 녀석은 고개를 휙휙 저었다. 그러고는 상큼하면서도 익살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선언했다.
“시아야. 인생은 지금 겪는 한순간 한순간이 모여서 만들어진 거잖아. 그러니 매번 새로운 경험, 색다른 경험을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하겠어? 내가 좋아하는 게 나올 때도 있겠지만, 그거에 얽매이면 새로운 경험을 할 수는 없단 말이야.”
“……그러니까 한 번 지나치면, 뒤돌아보진 않는다?”
“음, 그렇지. 뭐, 사실 이렇게 말은 했지만. 그냥 플레이 리스트 만드는 방법을 몰라서어어어어 시아야 갑자기 왜 옷을 벗는 거야, 무섭게.”
“나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음악은 꼭 플리에 저장해두는 버릇이 있거든. 절대 안 잊어버리게 말이야.”
“시아야? 시, 시아야? 우리 어제도 했잖아. 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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