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색깔이 없다
정확히 말하면 공허한 회색이지만 그렇기에 아무런 색이 없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다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무채색인 회색이다
가끔은 색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이루어 질 수 없다는 생각에 내 마음은 한없이 공허해지고야 만다
그렇게 나는 걷고 또 걸었다
그러던 와중 저쪽에 무채색들이 모여있는 게 보였다
잠깐, 저 사이에 무언가 색깔이 보인다
그곳에 흥미를 갖고 가 봤더니 파란 머리색의 어린 여자아이가 무채색들과 즐겁게 놀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 애를 보자 갑자기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농ㅋㅋㅋ"
그러자 그곳에 있던 무채색들과 파란색이 날 본다
말실수했다고 생각해 숨이 턱 막혔지만 돌아오는 것은 의외의 말이었다
"ㄹㅇㅋㅋ"
"진자 개꼴리네"
"완장질 좆되네"
기쁘다, 뭔가 받아들여진 기분이다
무언가 마음속이 채워지는것만 같다
그때, 나를 유심히 보고 있던 파란색이 묻는다
"색깔이 가지고 싶어?"
그런 마음을 들여다본것만 같은 말에 나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파란색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파란색이 뭐라뭐라 말하더니 저 멀리서 주황색의 어린 여자아이가 황급하게 달려왔다
그런데 파란색과 조금 달랐다
주황색의 여자아이는 가슴이 컸다
그렇게 큰 가슴을 출렁거리며 달려오고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주황색의 여자아이는 가슴을 출렁거리며 숨을 가쁘게 내쉬었다
곧이어 그 뒤로 다른 파란색의 여자아이들이 도착했다
파란색의 여자아이들은 각각 다르게 생겼지만 공통적으로 파란 머리색과 굉장히 어린 몸매를 하고 있었다
그와 대비되게 주황색은 파란색들보다 키가 살짝 컸다
그리고 어린아이라기에는 가슴이 매우 컸다
게다가 달려오느라 그런지 옷이 여기저기 급하게 입은 느낌이 들었다
아무튼, 처음에 만난 파란색의 여자아이가 주황색의 여자아이에게 날 가리키며 무어라 중얼거린다
그러자 주황색의 여자아이가 눈을 반짝이며 나에게 파란색의 딱지를 붙여줬다
그러자 내 몸이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내 무채색의 남성성이 사라지더니 그곳엔 곧 균열이 위치했다
피부도 무채색의 건조한 피부에서 생기가 도는 촉촉하고 매끈하며 말랑한 피부가 되었다
또한 머리 또한 길어져 뿌리에서부터 파란색으로 물들어갔다
그렇게 나는 파란색의 여자아이가 되었다
주위를 둘러보자 주황색의 여자아이, 파란색의 여자아이들, 그리고 나보다 키가 한참 큰 무채색들이 축하해주고 있었다
앞으로 주황색과 파란색들과 같이 생활인걸까...
왠지 앞으로 좋은 일만이 있을 것 같다
주황색이 우리는 무채색들에게 '사용'될 거지만 일단은 우리들끼리 환영회를 열자고 한다
그렇게 나는 여자아이가 되어 주황색과 파란색들의 여자아이들을 따라갔다
그렇게 이후로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다음화: 주황색과의 이별
https://arca.live/b/tsfiction/103196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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