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시청 수사 1과에서 일하는 형사다.


그리고 나는


17년 전, 내 파트너를 죽게 만들었다.








그 친구를 만난건 대학에서였다.


억울하게 쓴 누명을, 그 친구가 해결해주면서였다. 특유의 거만한 지포라이터 손장난을 하면서.

어딘가 특이했던 그 친구는, 마치 만화에나 나올 것만 같은 천재적인 추리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같이 경찰 시험을 보자고 하는 내 권유를 거절한 그는, 직접 탐정사무소를 차렸다.

그 친구의 재능을 썩히고 싶지 않았던 난, 주기적으로 그에게 사건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

그리고 그는 수많은 사건들을 해결하며, 명탐정이 되었다.

당연히 내 실적도 함께 상승하여, 나는 초고속 승진을 이룰 수 있었다.




한 순간의 실수였다.


내가 범인보다 먼저 총을 뽑았다면, 그가 내 앞에 서도록 두지 않았더라면,


내가 멈칫하지 않았다면.


내 친구는 내 멍청함 때문에 죽었다.


나 때문에 죽었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났다.

아침부터 시끄럽게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일어난 나는, 깨질듯한 머리를 부여잡고 맥주캔들을 치우며 문으로 다가갔다


"젠장, 비번인데 어떤 개새끼야...나가요!"


문을 열자마자 보인 것은, 새하얀 교복을 입은 여고생이었다.

처음 보는 얼굴에 당황하던 차에, 깡마른 여고생은 이미 내 집에 비집고 들어와버린 뒤였다.


"아직도 여기 사는구나~ 내 예상대로였네."

"뭐...? 꼬마야. 남의 집에 막 들어오면..."

"너, 원래 술 안좋아하지 않았어?"

"사람이 말하면 들어라...."

"아, 역시 못알아보는구나. 나야, 나."

"너...?"


그러며 보게된 여고생의 손에는, 익숙한 지포라이터가 들려있었다.


"너....너...."

"비과학적인 얘기지만, 환생 그런건가봐. 오랜만이잖아, 친구."


이 믿을 수 없는 이야기에, 나는 그저 호흡을 챙기는 것만으로 벅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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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 전생 추리물은 존맛인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