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틋녀인데, 가장 약한 평타의 살상력이 킬로미터 수준으로 과잉화력인 거야.


오히려 너무 강하니까 쓸모가 없는 거지. 도시에서 싸우면 도시 전체가 날아가니까.


사람 없는 평야에서 광범위한 파괴가 필요한, 특별 상황이라면 딱이지만, 그런 상황이 자주 올 리가 없나.


그 막대한 파괴 능력 때문에 혹시 전향이라도 하면 대참사니까 항상 정보기관에게 감시받고 있고, 본인은 모르지만 한국 상호확증파괴의 플랜B라서 준 전략 무기 취급.


틋녀의 대부분의 정보가 기밀이라, 관심을 피하기 위해 헌터 등급도 S가 아니라 적당한 C급으로 등록되어있어.


와중에 틋녀의 얼굴이 쓸데없이 예쁘장하고, 등급도 본격적인 헌터들한테는 만만한 C급이라, 가끔 인성 문제가 있는 양아치 헌터들이 시비를 걸고는 해.


"어때? 오빠랑 좋은 시간 보낼래?"


틋녀에게 추근덕대는 B급 헌터들. 당장이라도 틋녀는 능력을 써서 날려버리고 싶지만, 능력을 쓰면 대참사인 걸 알고 있으니까 가까스로 꾹꾹 참고 있는 거야.


'참아야 된다... 여기는 도시다... 내가 능력을 쓰면 대량학살이다... 참아야 된다...'


한 편, 틋녀를 미행하고 있던 정보기관 요원은 기겁하면서 조용히 무전을 날리지.


"1팀 들어라, 여기 <빨강> 진행 중이다. 몇몇 헌터들이 고객님에게 성추행하면서 작업걸고 있다... 빨리빨리 튀어 오라고! 강북이 증발하는 거 보고 싶어? 내가 먼저 들어가니까, 따라들어와."


다행히도 <우연하게 끼어든 남녀들>에 의해 헌팅은 흐지부지 되고.


"에이씨, 얌전해 보이는 게 다 넘어온 거 같은데. 분위기 깨졌네."


목숨을 건졌다는 사실도 모른 채 아쉬워하는 헌터들과.


"..."


오늘도 서울을 날려버리지 않고 잘 참은 틋녀.


"좋아, 여기까지. 고객님은... 문제없다."


상황이 문제 없이 해결되서 안도하고 흩어지는 정보기관 요원들.


이런 일상 코미디 물이 보고 싶어.



나중에 미국 초원지역으로 파견나가서, 일대를 뻥뻥 날려버리면서 싸우는 것도 보고 싶다. 


"후와! 능력 마음껏 쓰니까 몸이 개운하네요. 스트레스도 풀리고. 음? 왜 그러고 봐요?"


"그 혹시... 불만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저희는 그런 걸 해결하려고 있는 거니까요."


"엥. 그런 거 없는데요."


전력을 발휘한 틋녀의 파괴력을 목도하고 쫄아버린 파견 요원이랑, 그냥 능력 실컷 써서 기분이 좋아졌을 뿐인 틋녀랑, 묘하게 엇갈리는 그런 웃긴 장면도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