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는 한계까지 경직되어 무쇠같은 주먹을 자신이 깔아뭉개고 있는 남자의 얼굴을 향해 곧바로 내리쳤다.

콰쾅-!

주먹이 남자의 인중에 정확하게 때려박힘과 동시에 전혀 맨주먹에서 난 것 같지 않은 파멸적인 소리가 울려퍼졌다.

"크하악-!!! 감히... 감히...! 나의 피조물인 주제에... 모든 것의 아버지인 나를 가격하다니...! 네 녀석, 천벌이 두렵지 않은 게냐...?!"

"천벌은 모르겠고, 어금니나 꽉 깨물어. 이빨 나간다."

소녀는 그렇게 말하고 천천히- 다시 남자의 얼굴을 강타하기 위해 주먹을 들어올리자,
진한 핏줄기들이 늘어지며 툭- 툭- 새하얀 이빨들이 떨어져내리는 것을 보았다.

"아, 이미 박살났구나? 아직 한참 남았는데, 신이라 자칭하는 것이 참 나약하네."

"천벌... 천벌을 받을 것-..."

콰과광-!

남자가 말을 끝맺기도 전에, 소녀의 주먹이 다시끔 작렬했다.
이번에는 정확하게 남자의 왼쪽 눈을 향해 소녀의 주먹이 쳐박혔다.

주륵- 팍-.

핏물과 진득한 액체가 끈적하게 튐과 동시에 남자는 계집아이같은 비명을 내질렀다.

"끄아아아아악-!!! 내 눈이! 내 눈이익-!!!"

"방금 것은 네 그 끔찍한 의도에 처참히 죽어나간 나의 동료들과 수많은 영령들의 몫이다."

소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연신 비명을 내지르는 남자를 뒤로하고 다시 주먹을 치켜들었다.
또 다시 그녀의 주먹을 따라 끈적한 핏물이 늘어짐과 동시에, 망가진 그의 왼쪽 눈동자가 보여왔다.

분명, 그 왼쪽 눈동자는 영영 빛을 잃었으리.

하지만, 소녀는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가 그녀에게서 뺏어간 것은, 그녀가 그에게 가한 응징보다도 훨씬 커다랬기에...
소녀는 이번에야말로 이미 한계까지 힘을 받아들여 수축된 주먹에 억지로 힘을 구겨넣으며 끝을 보고자 하였다.

한계를 넘어선 힘이 억지로 구겨들어간 소녀의 주먹은 살가죽이 찢겨지고, 핏줄이 터져 피가 줄줄 세어나와 검붉게 물들었다.

금방이라도 펑- 하고 터져버릴 것 같은 주먹을 하늘 위로 치켜든 소녀는 남자를 죽일듯이 쏘아보며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 이건 네가 직접 죽였던 내가 사랑한 시우의 한이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휘둘러진 주먹은,

투콰앙-! 펑-!!!

남자의 머리와 함께 그 바로 아래 있는 지면에 꿰뚫려 박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