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 저주에 당해버려 강제로 여자가 되어버린 일은 모든 면에서 나에게 불행이었다.


사람들은 TS 당하면 외관만 바뀌는 줄 아는데, 아니다. 성격도 매우 크게 바뀐다.


TS병에 걸려 강제로 바뀌어버린 지금의 내 자아는, 원래 자아에 강제로 여성의 자아를 섞어서 만들어진 기괴한 혼종이다.


당연히 나는 TS병에 걸리기 전과 같이 행복하게 지낼 수가 없다. 나는 내가 아닌 것으로 바뀌었기에. 


그래도 정신적인 문제만 있었다면 나는 조금이나마 행복 비스무리한 것을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지만, 원래의 내가 내 안에 보존되어 있긴 하니까 말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사람들을 돕는게 참 좋았다. 아니, 돕는 것에 중독되어 있었다.


6살 때 나는 마물에게 찢겨 죽기 직전의 친구를 마법을 사용해서 구해냈다.


나는 내 자신이 마법을 썼는지도 몰랐다.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무의식적으로 마법이 나온 것 뿐이다.


하지만 이 일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과 친구들은 나에게 수많은 칭찬들을 해주었고, 어린 나의 뇌는 남들의 칭찬에서 나오는 도파민에 중독되었다.


그 날, 내 미래 직업은 '헌터'로 확정되었다. 그 날부터 내 뇌에는 그 짜릿한 쾌락의 경험만이 남게 되었고, 그래서 나는 아카데미에 들어갔으며, 헌터가 되었으며, 수많은 사람들을 구해내었다.


나는 사람들이 좋았다. 내 목숨을 걸고 그들을 마물에게서 구해내는 것은 더 좋았다. 그들에게서 칭찬과 감사를 받는 것은 더더욱 좋았다. 나는 사람을 돕기 위한 기계처럼 살았다, 그러나 한 치도 행복하지 않은 때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처참하게 바뀌었다. 이제는 전부 다 싫다.


사람이 싫다, 두렵다. 누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용감하게 마물에게 뛰어들던 원래의 나는 없다. 지금의 나는 칭찬하고 감사의 말을 들을 일도 없고, 듣고 싶지도 않다.


유일한 행복을 추구 할 수 없게 되었다. 행복을 박탈당했다.


나는 비유하자면 마약으로만 도파민을 생성할 수 있는 마약중독자인데, 그 마약을 하루아침에 빼앗긴 것이었다. 결과는 당연히 극심한 우울이다.


그렇게 나는 TS에 걸린 후 얼마 가지 못해서 헌터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헌터일을 하면서 어떤 행복도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도 있지만, 좀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었다. 나는 그 일을 아예 할 수 없었다. 헌터라는 직업은 기괴하게 변해버린 지금의 겁쟁이 내가 아니라 과거의 나만 할 수 있는 일이니까.


지금의 내가 잃어버리는 것은 헌터라는 직업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과거의 내가 가졌던 것들과도 작별하게 되었다. 과거의 내가 가졌던 물건들, 인간관계, 선망, 명성 등등.


나는 과거의 나와 작별하고 싶지 않다, 사실은 내가 바뀌었다는 사실조차 인정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하나 둘 씩 과거의 나의 흔적이 나에게서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보고 있으면, 현실을 부정할 수도 없고, 그저 우울해지고 슬퍼질 뿐이다.


나는 과거가 그립다.





분명히 TS 미소녀로 바뀌긴 했는데 성격이 완전히 바뀌어버려서 피폐 max찍는 틋녀 어떰


시우/시아에게 구원받는 서사도 좋고, 계속 피폐해지다 결국 배드엔딩으로 끝나는 것도 다 좋으니까 '써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