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떠보니 보이는 것은 희미한 전등의 불빛이었다.
물 속에 잠긴 듯 눈 앞이 희끄무레 하고 깜빡이는 눈꺼풀이 추를 메단 듯 무거웠다.
고개를 돌려보자 목과 어깨를 석고를 바른 것처럼 뻣뻣했다.
‘차에… 부딪혔던가?’
애매한 기억의 흐름을 붙잡고 더듬어보자 나를 강타한 흰 색 차량의 모습으 어렴풋이 떠올랐다.
그렇게 쎄게 부딪힌 거 같지는 않았는데.
우유를 흩뿌려 놓은 듯한 시야가 점점 깨끗해진다.
열심히 눈동자를 굴려 주위의 풍경을 눈에 담으니 병원의 모습이 들어온다.
등받이를 약간 세운건지, 누워있음에도 주위가 어느정도 보였다.
침대를 둘러싼 체크무늬 블라인드와, 손등에서 연결된 링거액, 그리고 비좁은 간이침대에서 몸을 웅크린 체 잠들어 있는 주연이.
‘이세계 전생…이나 빙의한 건 아닌가 보네.’
오랜 친구의 모습에 혹시나…? 하던 생각이 탁- 끊긴다.
마냥 허황된 생각도 아닌게, 여자가 되는 병도 있는 마당에 차에 치여 다른 세계로 날아가는 경우는 없으리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나는 완전히 굳어버린 팔을 힘겹게 움직여 환자가 떨어지지 않게 세워진 철제 난간을 친다.
퉁- 퉁-
빈 금속 프레임의 낮은 울림.
‘대체 얼마나 이러고 있었던 거야….’
몸이 무겁다.
물에 잠긴 정도가 아니라, 흙바닥에 파묻힌 느낌.
시선을 아래로 향하니 시체처럼 새하얀 피부와 빼빼마른 팔이 보인다.
안 그래도 여자가 되면서 무게가 수십 킬로가 빠졌는데, 이젠 정말 뼈와 가죽 밖에 없다는 느낌이다.
“야… 주연…. 좀 일어나 봐….”
고작 몇 마디 했다고 체력이 뭉텅이로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사막 한 가운데에 내 입만 덩그러니 놓고 방치한 느낌이다.
메마른 입 안이 꺼끌꺼끌하고 따가웠다.
내 필사적인 부름 덕분인지 아니면 애초에 잠에 깊게 들지 못한 탓인지 주연이의 반응은 꽤 빨랐다.
피곤에 앓는 소리를 내며 몸을 뒤척인다.
워낙 덩치가 커서 그런지 침대 아래에 있어도 잘 보인다.
번데기처럼 몸에 꽁꽁 둘러싼 담요를 벗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곤 내게 고개를 향하는데 나와 눈이 마주치자 주연이의 동공이 크게 확장된다.
“지아야!”
“시… 끄러….”
주연이의 외침은 나는 물론 이 병실을 이용하고 있을 환자들에게 큰 민폐였다.
물론 나나 주연이 이외에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혹시 모르지 않나.
‘아무리 낮이라지만서도.’
나는 그를 타박하기 위해 노려봤지만, 나의 그런 시선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눈물을 흘렸다.
얘가 대체 왜 이래.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내가 심각했었나?
그러고보니 묘하게 더운 것이 계절도 바뀐 거 같다.
쌀쌀한 초봄이었는데 창문 밖에서 내리쬐는 태양을 보니 여름 즈음인가?
“지아야….”
“너, 너너 뭐야? 윽….”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주연이가 갑작스레 나를 끌어안았다.
숨막히는 답답함에 그의 팔을 툭툭 쳤다.
“야…. 좀 나와…. 뭔데 대체….”
“아, 미안해….”
내 말에 나를 풀어주긴 했는데, 그의 눈빛이 어딘가 이상했다.
나를 바라보는게 마치… 친구가 아니라 연인을 보는 듯한 눈빛이었다.
징글 맞게 덩치 큰 놈이 눈물을 글썽이면서 내 어깨를 붙잡는 꼴이 좀 역하게 느껴졌다.
“너… 아니다. 일단 의사나 불러와.”
“아…. 미안, 금방 불러 올게,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
주연이는 그 말을 남기고, 내 이마에 입맞춤을 했다.
‘어…?’
그니깐.
주연이가, 내 이마에, 입맞춤을 했다.
‘뭐야 지금. 내가…, 이해한 게 맞아?’
그니깐 저새끼가 지금.
내 이마에, 입맞춤을 했다고?
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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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상실 틋녀
기억이 증발한 1년 동안 주연이와
이것저것 매일매일 해대면서
결혼까지 얼마 남지 않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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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사이에 소꿉친구와 사귀고 있었다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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