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녀로 Ts가 된다는 건 좋은 점만 있는 줄 알았지.


설마 내 모습이 하루아침에 달라져서 부모님도 내 모습을 못알아볼 거라고 생각이나 해봤겠어?


설령 그런 일이 있더라도 잘 해명하고 우리 가족만 알 수 있을 법한 이야기를 하면 내가 나라는 걸 증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렇지만 내 기억이 틀린건지, 아니면 부모님의 기억이 틀린건지, 아니면 둘 다인지.


서로가 기억하는 과거는 미묘하게 맞물리지 않는 부분이 있었기에 부모님은 믿지 않았고, 날더러 내가 어디있냐고 물으셨어.


결국 유전자 검사까지 해봤지만 웃긴게 뭔지 알아?


유전자가 맞지 않는대. 단 하나도 말이야.


하긴, 당연한 거였을지도 모르겠네.


거울로 봐도 ts되기 전의 나랑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는 몸이 되었으니까 말이야.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


말했잖아. 부모님은 아직도 나를 찾으시고 계시다고.


유전자 검사까지 했는데 유전자가 일치하지 않는 남인데다가 아들이 하루아침에 생판 모르는 사람의 외모로 ts된다는 이야기를 믿을리가 없잖아?


부모님은 나를 아들 숨긴 미친년으로 생각해서 경찰에 신고까지 하셨고, 나는 경찰 조사 과정 중에서 당연하게도 신원이 조회되지 않아서 신원불명자 취급이 되어버렸어.


그나마 경찰이 범죄사건이라고 생각하기엔 증거가 안잡힌다는 이유로 나를 구치소에 넣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봐야겠네.


그래도 한국은 물론이고 해외 어디에도 국적이 없다는 게 확인 돼서 한국인이었지만 모종의 이유로 신원이 사라진 사람으로 취급되어서 현재는 새로운 신분이라도 받은 상태야.


미소녀로 ts되었으니 무슨 일을 하더라도 굶어죽을 걱정은 없을테니 완전히 단점만 있지는 않지만, 부모님이랑은 철천지 원수가 된데다 우리 부모님이 계속 울부짖다시피 아들을 찾으시는 모습을 보는게 마음이 안좋다.


저러다가 쓰러지시진 않을까 걱정되면서도 내가 있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 같아서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게 아이러니야.


ts미소녀만 될 수 있다면 뭐든 못할 게 없겠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가족 관계를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것도 못하게 됐잖아.


나 말고 또다른 누군가가 이런 현상을 겪게 될진 모르겠지만은, 만약 이 글을 보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반드시 ts된 이후에도 자신을 증명할 수 있게 미리 준비하길 바라.


안 그러면 나처럼 후회를 남길 테니까.


ㅡㅡㅡ


창작에 놓기엔 짧고 소설 형태라기도 애매한데 생각바구니에 넣기에도 애매해서 창작에 일단 두고 창작 아닌 것 같다고 하면 생각바구니로 옮길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