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섹스하고, 질 내부에 정을 받아내도 임신을 할 수 없는 몸이었다.

대신 언제든 필요 조건에 여하에서 수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완전한 불임이라 할 순 없었다.

그 시점에서 인간이라는 종에서 멀어진 개별의 생명체라 할 수 있었지만.


소설 속에 빙의된 시점에서 나를 제외한 인간들이, 이전에 내가 알고 있던 인간이라는 종과 유사한 게 맞는 지도 회의적이었다.

최소 마력같은 가공의 에너지를 자기 멋대로 주관해서 2~3차 산업혁명의 존재성을 의심하는 짓은 하지 못했다.

단련된 인간이 거중기 역할을 수행한다는데, 방적기가 웬말인가.


그런 세상에서 고작 처녀수태라는 업적은.

종교적으로 불미스러움과 신비라 표방하는 기적과는 사뭇 달랐다.


근데 그게 뭐가 중요한가.


처녀수태란다.

능력이 처녀수태.


만약 내 이야기를 소설로 짜맞추어 올린다면 성인인증을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이 가겠지만.

쾌락에 목말라 있던 내게는 그저 한없는 반가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