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거울 안에 있습니다.


거울 안의 나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걱정이 없습니다.

그도 그럴게, 그녀는 그저 상이 비쳐보일 뿐인 존재거든요.

돈에 대한 문제, 장래에 대한 걱정, 과거에 대한 후회...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그저 빛무리의 집합체.



"사랑해."



그것에게 한발자국 다가가면, 그것 또한 나를 향해 다가옵니다.

다가와서, 당장이라도 안아줄거같은 자세를 취하며 다가와서.


다가와서.



"...사랑, 해."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왜 나는 이렇게 힘든데, 그것은 그저 내 껍데기의 형상을 가지고 걱정 없이 살 수 있는지.

그래도, 사랑해야만 합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했으니까



"...사랑."



근데, 왜 사랑해야 하죠.

모든 것의 시작이 자기애라면, 전 이미 끝을 보고 싶은 사람인데.

그만, 끝내고 싶은 사람인데.


주먹을 들어 그녀를 바라봅니다.

무해하고, 사랑스럽고, 귀엽게 생긴 얼굴.

누가 봐도 껴안고 싶은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외모.

...그렇습니다. 그녀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그녀를 사랑


-쨍그랑!!


...사랑.

사랑이란, 뭘까요.

적어도 지금 제가 충동적으로 저지른 이 행위는 아닐 터입니다.

깨져버린 거울 속 저는 여전히 아름답고 사랑스러웠습니다.


걱정투성이. 충동적이야. 지능문제.

그리고, 저는 피가 나는 주먹을 들어, 사랑하는 제가 가득한 바닥에서 조각을 하나 집었습니다.


스윽, 스윽.

사랑하지 못할 자에게 저지르는 가장 극단적인 행위, 폭력.

사랑스러운 얼굴에 흉을 만들어도, 여전히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행복할 수 있었는데.


걷어차버렸어.


병신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