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씬을 연습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시각적으로 드러나있는 창작 매체(ex: 영화,애니,만화,웹툰등)에서 잘 연출된 전투씬을 분석해보는 방법이에요


여기서 제가 말하는 전투씬은 근접전(ex: 냉병기vs냉병기,격투등)을 말하는 것이고, 마법 전투씬에는 포함 안 됩니다 마검사는 가능

마법은 대부분 영창or한방 이펙트 연출이 중요하지 전투 묘사가 중요하지는 않거든요

위에는 제가 말한 창작 매체 중 애니메이션에서 잘 연출된 전투씬의 대표격이에요


페스나의 어새신vs세이버 전투씬이죠

그럼 분석해보도록 할게요



첫 번째는 그냥 검의 격돌이에요

흔히 우리가


콰앙-!


으로 한번 표현하는 격돌입니다

여기까지는 그냥 평범해요


근데 그 격돌 후에 어새신이 세이버보다 먼저 자세를 잡고 검을 휘두릅니다

만약 어새신이 주인공이라면 상대방과 주인공의 속도적인 격차, 검술의 우위를 설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소설적 묘사로는 "어새신의 검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빨랐다. 서로의 맞치기 후 쉬지 않고 바로 들어오는 공격. 세이버는 피할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저 장면 이후 세이버는 별 다른 반격을 하지 못하고 어새신의 검을 피하기 위해 다시 계단 아래로 내려갑니다



그 다음 세이버는 물러난 뒤의 힘을 역작용해서 다시 어새신을 향해 뛰어들어 횡베기를 날려요

어쌔신은 자신의 무장인 카타나를 찔러 횡베기를 성공적으로 방어합니다



그리고 어새신은 방어하는 것 뿐만 아니라 찌르기로 인해 세이버의 검과 맞닿게 되자, 검으로 검을 빗겨쳐내요

이건 속도만 뒷받침 된다면 상대방의 검을 땅 아래로 처박은 후 바로 빈틈에 검을 휘둘러 유효타를 줄 수 있는 중요한 장면이에요

실제로 검이 검을 밀어내게 되면 밀리는 상대는 검 쪽에 무게중심이 쏠리게 되고 빈틈을 줄 수 밖에 없으니까요



실제로 어쌔신은 세이버의 공격을 흘려낸 뒤 바로 자세를 잡아 측면을 공격합니다

하지만 세이버도 어쌔신에 비해 힘이 월등히 강해서 코어힘으로 바로 자세를 잡고 방어하죠

하지만 안정적인 자세로 검을 휘두른 어쌔신에 반해 세이버는 임기응변으로 급하게 자세를 잡았습니다

당연하게도 불안정한 자세에서는 불안정할 수 밖에 없어요



그 증거로 어쌔신의 검에 밀려 세이버는 거의 넘어질 듯한 위기에 처합니다



하지만 세이버도 보통 인물은 아니라서 바로 중심을 잡고 빤스런할 준비를 해요



그리고 도망치는 세이버를 향해 세로베기 한 번



마지막으로 한 발을 앞으로 내딛으며 한 손으로 휘두릅니다

여기서 저 자세는 검의 리치를 최대한으로 늘린 형태에요

세이버가 워낙 멀리 빤스런 쳐서 안 맞았지만요


이 리치 늘어난 검격을 한 번 휘두름으로서 완전히 도망쳤다고 생각한 적에게 상처를 심어주는 연출도 가능해요

발목을 그인다거나, 어딘가 그인 상처를 입는다거나


동시에 적은 당황하며 심적으로 주인공을 띄워주게 됩니다


'뭐지? 분명 피했다고 생각했는데?'


라는 식으로요



그 다음은 세이버의 당황스러운 독백입니다

이것도 상대방 띄워주기 되게 좋아요


3인칭 소설로 한다면 적의 심리나 생각을 묘사해서


'힘, 무력, 검술... 내가 모두 우위에 서 있다. 하지만 어째서? 어째서 밀리고 있지?'


하는 지문 하나만으로 주인공을 엄청나게 띄워주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주인공에 몰입하는 독자들은 카타르시스를 받게 되죠

하물며 그냥 인정받는 것도 좋은데 당장 검을 맞대는 상대에게 인정 받는다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 다음 장면은 세이버가 독백을 하며 달려들고 검이 한 합 오간 상태입니다

하지만 어쌔신의 자세를 보면 측면으로 몸을 틀면서 동시에 방어를 하고 있죠

저런 자세가 나오면 방어 후 바로 몸을 틀어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틀어진 쪽의 발을 앞으로 내밀면서 상대에게 수직베기를 먹일 수 있죠



이렇게요

이 거합베기로 세이버도 잠깐 주춤해 물러났습니다

그 이후로 몇 번의 합이 오간 다음



세이버가 어새신의 검을 잡습니다

건틀릿을 낀 손으로는 검을 잡는 것만으로 상처입지 않아서 무장의 우위를 이용했다고 할 수 있죠

게다가 세이버가 힘이 더 세기 때문에 어새신이 그냥 힘으로 검을 뺏어오는건 불가능합니다


많은 검술 전투씬에서 대표적으로 등장하는 장면이죠 검을 잡은 다음 그 상태에서 찌르기

속도가 빠른 적을 상대할 때 많이 보여주는 전투씬입니다


이 상황에서 세이버한테 상황이 많이 넘어갔어요 그냥 찌르기만 하면 어쌔신은 끝이니까

하지만 어새신은 이 상황을 아주 특별한 방법으로 파훼합니다



검 손잡이를 다른 손바닥으로 내려쳐서 세이버의 손을 떼어내요

솔직히 이 장면이 애니 전투씬 중 탑 5를 달린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하게도 검을 잡힌 상황에서 저런 방식으로 상황을 타개하는 생각은 범인은 할 수 없는 생각인지라

상대방의 당황을 만들어냅니다



예상치 못한 방법의 상황 타개는 당황함을 만들어냅니다

무장을 다시 빼앗아온 어쌔신은 상대보다 더 먼저 검을 휘둘렀고

찌르기를 하려던 세이버는 그 검으로 어새신의 공격을 간신히 막아내며 물러서요



그리고 세이버의 상처입은 손을 보여줍니다

이런 연출도 전투씬 중에 주인공을 부각시키기 좋지요


세이버는 누가 봐도 당황한데다가 상처까지 입었지만 어쌔신은 여유도 넘치고 상처도 입지 않았으니까요

주인공이 상대방보다 우위에 서 있다는 점을 묘사하기 좋은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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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영상 분량 30초 가량을 분석해 본 결과에요

저도 전투씬 쓸때는 머릿속에 대강적인 장면을 생각하고

그 장면을 묘사할 수 있는만큼 끄적여요

그리고 실제 검술 대련 영상이나 그런걸 보면서 장면의 조각조각을 떼와서 붙입니다

저도 그렇게 전투씬을 써내요


그리고 여러분들이 전투씬을 볼 때 분량이 적다고 느끼는건 느낌만이 아닙니다

실제로 전투씬은 써지는 글자 수에 비해 뽑아져 나오는 장면 숫자가 너무 적어요

그래도 전투씬 잘 쓰면 각자의 개성이 되니까 열심히 연습해봐요

그럼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