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이 짧읍니다.. 원래 이게 프롤겸 1화였어서


 * 연재주기는 매주나 매달까지 밀릴 수도 있음


 * 의도적 사고로 인해 몇달간 소식이 없을 수도 있음


 * 보면 볼수록 못썼음


 * ts아직안나옴.. 


 * 웹으로 옮겼더니 다 붙어서 하나하나 일일이 떼줬음


 * 오와 이거 신기하네요






 " 확실한가? "


 " 에이, 확실하고 말고가 어디 있겠냐구, 이 반도에 말야! " 


 확실한지 물었던, 짙은 녹색의 망토를 두른 그가 헤진 천 사이로 날카롭게 눈을 빛냈다. 잔뜩 신난 것처럼 과장된 어투로 말을 잇던 그녀는 갑작스레 공기가 무거워짐을 느꼈다.


 " 손님, 왜 그러실까? 말은 좀 그렇게 했지만, 실력만큼은 우리 시술소가 제일이라니까! 의뢰인도 추천한 이유가 있을 거 아니겠어? "


 잠시 말문이 막혔던 그녀는 이런 경험이 한 두 번이 아니라는 듯, 순식간에 능청스러운 분위기를 되찾았다.


 " 시술 비용도 얼마 안 해! 게다가 군용 인증까지 받았고.. "


" 됐다. 말은 그만 하고, 언제 오면 되나? "


 그녀는 손가락을 들어 시술소 방향을 가리키며 해맑게 웃었다. 네온 간판의 빛깔이 그녀의 청록색 머리칼을 스치며 곱게 쓰다듬었다.


 " 지금 당장도 가능해! "


 " 손님이 없군. "


 " 아니, 그런 의미는 아니고.. 고가의 시술을 받으시겠다는데, 당연히 VIP 대우가 필요하지 않겠어? "


 " 얼마 안 하는 고가의 시술이라. 이틀 뒤 오도록 하지. "


 그가 뒤돌자 그녀는 뚱한 표정으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무슨 재질인지 모를, 끝이 약간 그을린 진녹색 망토만이 살랑거렸다.


" 아, 아니.. 일부러 오늘 손님도 안 받았는데.. 아오, 짜증나. 시술 끝나기만 해 봐.. "



 그, 주원은 네오 서울의 거리를 걷고 있었다. 거리를 가득 감싸다 못해 넘실거리는 네온 빛 아래에선 잔뜩 금이 가 반쯤 폐건물이나 다름없는 것들도 활기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반대로 사람들은 신경 고정 시술을 받아 감정이 제거된 범죄자처럼, 각자 자신들의 무언가를 위해 바쁘게 돌아다니고만 있었다.


 멸망 전의 세계는 이렇지 않았을 것이다. 모두가 항상 웃음을 짓고, 이타심으로 가득 차 있었을 것이라고, 몇 안 되는 고고학자들은 말했다.


 주원은 고개를 흔들며 잡념에서 벗어났다. 이미 인류의 회생이란 불가능과 동일한 단어로 취급되는 세상이었다.


 길거리의 골목 하나로 들어서자, 네온사인조차 침투하지 못 한 어두컴컴한 뒷모습이 펼쳐졌다. 


 검은 후드를 쓴 한 남자가 갈라진 벽에 등을 기댄 채 서 있었다. 주원은 그에게 자연스레 다가가 입을 열었다.


 " 브로커를 구할 수 있나? 믿음직한 놈으로. "


 그는 번화가의 뒷골목마다 존재하는 안내인이었다. 네오 서울의 바깥으로 나가는 행위는 현 로드 C-8의 금지명령과, 외곽을 감싼 그린 밸트로 인해 극도로 위험해서 길을 아는 브로커가 중요했다.


 안내인은 검은 장갑을 낀 손을 내밀었다. 주원은 자연스레 누런 색의 오만원 짜리 동전 여러 개를 올려놓았다.


 " 삼 일 뒤, 이곳으로 오시오. "


 낮고 굵은 안내인의 목소리가 울렸다. 그가 쓰고 있는 방독면과 어울려 더욱 음침하게 보였다. 어차피, 별 관련은 없는 것들이었기에 신경을 끈 채로 뒤돌았다. 


 ' 삼 일. 시술을 받아야만 하겠군. '


 내심 주원은 시술을 받지 않길 원하고 있었다. 이번에 걸린 보수가 워낙 어마어마해서 그렇지, 지금까지 다들 하나쯤은 있는 사이버네틱 이식물 하나 없이 살아왔다.


 기계의 꺼림칙함, 그것은 내 몸 바깥에서 몸을 통제할 수 있다는 위협에서 오는 것이었다. 또한 시술소의 학자들이란 도통 믿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고대의 기술을 잘 다룬다고 하면 미친 놈 취급받지나 않으면 다행인 세상이었다. 그런 세상에 자칭 전문가들인데, 믿음이 안 가는 건 당연했다. 


 안내인이 하루나 이틀 정도를 불렀다면 일정을 따르기 위해 시술 정도는 무시할 수 있었을 터다.


 서울을 탈출하길 원하는 빈민들에 의해 브로커들의 수요는 언제나 넘쳤지만, 그린 밸트의 길을 개척할 수 있는 거친 소방수와 인연이 있는 사람 자체가 워낙 적은 탓에, 공급은 항상 밑바닥이었다.


 브로커들이 부르는 게 값이고, 법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