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주의하게나, 백작. 그것은 눈앞에 없을 때는 미녀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막상 눈앞에 나타날 때는 괴물의 모습으로 나타나니까... - 오트슨, 「갑각 나비」 中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여러분에게 용서를 구해야 할 터이다. 문장력이 부족한 걸 넘어 단어 사용조차 제대로 안 잡혀 있고, TS 감성도 얼마 없는 주제에, 오래돼서 촌스럽기도 하고, 연재처였던 조아라에서 내려가서 구하기는 어려운 이런 소설을 소개한다는 것에 필자는 적잖은 유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본 작품을 추천하는 이유는 나름대로 오랫동안 TS 소설을 읽어 온 필자가 가장 재미있게 읽었고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TS 소설이기 때문이다.


  시온의 숲의 주인공은 방구석 게임 폐인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혹은 그것을 포함하여) 이 바닥에서는 흔한 평범한 남대생이다.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그는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와 계약하여 새로운 몸, 여고생 백시온으로 환생하게 된다. 시온이 된 주인공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가면서 한편으로 전생의 자신을 차츰 추적하기 시작한다.


  가슴 두근거리는 여고생 라이프, 뚜렷하지 않은 기억을 더듬어 가는 중에 엄습해 오는 이능력자들과의 스릴러 액션, 그에 맞춰 정신과 능력의 성장을 포함한 (약간 중2병스러운) 소년만화 전개의 종합선물세트가 시온의 숲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안타깝게도 시온의 숲 역시 거의 모든 웹 연재 소설과 마찬가지로 연중작이다. 그것도 너무 오래돼서 재연재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한 상태다. 비록 끝이 없는 작품이나 시온의 숲의 끝은 작가가 아닌 여러분의 몫이 될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시온의 행적을 함께 쫓다 보면 어느샌가 여러분 또한 시온의 숲의 주민이 되어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