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 TS衛生兵さんの成り上がり (syosetu.com)

이전 화 :

1
2
3
4
5
6



「……비다」

「어~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고!」

 

 전장에 있어서 날씨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어이, 비닐 시트 가져왔다. 모두 모여」

「지붕 만들어야지」

 

 예를 들면 비. 본래라면 그건 작물에게 있어서 은혜의 상징이자 하천을 확보하지 못한 우리에게는 귀중한 음료를 보충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만.

 

「우산이나 비옷은 없는 검까?」

「출세하면 받을 수 있다고, 신참」

 

 전쟁의 최전선, 보병들에게 있어 비라는 것은…… 이 이상 없는 강적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엣취!!」

 

 아직 아침이 밝아오기 전, 저희 소대는 참호에서 자고 있었습니다만 포슬포슬 느껴지는 차가운 감촉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비입니다.

 

「어이 살사, 건너편 시트 가장자리를 못으로 고정시켜라」

「아, 알겠슴다」

 

 비가 내리면 각 소대마다 1매씩 지급되는 커다란 비닐을 가지러 갑니다.

 

 그리고 비닐을 참호에 씌우듯이 펼쳐서 임시 지붕을 만듭니다.

 

 우리 보병은 그 지붕의 아래서 비를 피하는 겁니다.

 

「제대로 경사가 지도록 지붕을 만드는 것이 포인트다. 어째선지 알겠어 살사?」

「으음, 물이 고이지 않게 하기 위해……?」

「정답. 수평으로 만들어버리면 중간에 물이 고여버리니까 확실하게 제일 낮은 위치에 홈을 만들어서 배수시키는 거야」

 

 비라는 것은 보병에게 있어 기본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우선, 폭우가 내리면 지면이 질퍽이게 되므로 진군하기 어려워집니다.

 

 게다가 화약을 이용한 총 등의 병기가 불발되기 쉬워집니다.

 

 일단 보병에게 보급된 총은 완전 방수를 주장하고 있긴 합니다만…….

 

 빗속에서 사용하면 적지 않은 확률로 습기가 차서 못 쏘게 된다던가.

 

「거꾸로 말하면 적도 조건이 같지. 그러므로 우천 시의 전투행동은 그다지 권장되고 있지 않아」

「그럼 오늘 출격은 없는 검까?」

「아니. 총을 쓸 수 없더라도 화약에 의존하지 않는 무기────, 활이나 검은 빗속에서도 쓸 수 있어. 방수성 수류탄도 개발되어 있지. 그렇기 때문에 구태여 빗속에서 기습을 가한다는 작전도 없지만은 않아」

「하지만 결국 활은 비거리가 짧고 정확도도 떨어지는 데다 미끄러워서 안정적이지 못하니까~ 빗속에서의 전투는 하지 않는 쪽이 좋다고 말해져」

 

 라는 이유로 비가 오는 날에는 전투가 발생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공격하는 쪽이 거리를 벌기 힘들고, 화약은 쓰기 어렵기 때문에 방위측이 약간 유리한 상태가 된다던가.

 

 즉, 오늘은 야전병원에서 일하게 될 가능성이 크겠네요.

 

「그렇다면 계속 비가 오면 좋을 텐데 말임다」

「……바보냐. 지금은 아직 따뜻하니까 모르겠지만 비는 우리에게 있어 최악의 적이라고」

 

 살사의 가벼운 말에 선배님들이 이미 쓴맛을 다 본 듯한 얼굴로 불평을 받아쳤습니다.

 

 솔직히 저도 방금 살사랑 마찬가지로 계속 비가 내리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최악의 적임까. 참호에 틀어박혀서 우리를 마구 쏘아대는 적들보다 위험함까?」

「그래. 그놈들은 소대장에게 들이받아 달라고 하면 어떻게든 되니까 말이지. 하지만 비만은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선배는 비가 총구를 겨냥해오는 적보다 무섭다고 말합니다.

 

 ……일종의 조크인가 싶었습니다만 선배는 진지한 얼굴로 그리 말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이곳에 배정되기 전에는 방위부대에 있었어」

「방위부대, 말인가요」

「그래. 지금도 전선 최전방의 참호에서 덜덜 떨면서 수비에 따라와주는 녀석들이야」

 

 엄청 싫은 얼굴을 하고 있는 선배────정찰병 알렌 씨는 저와 살사에게 그의 경험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나는 비에게 전우 5명과 발가락 3개를 빼앗겼다」

「발가락……」

 

 

 

 

 

 방위부대라는 건 『가장 앞의 참호에 틀어박혀 하염없이 적을 기다린다』라는 굉장히 꺼려지는 임무를 하고 있는 부대입니다.

 

 돌격부대인 우리는 전투 시, 전진하여 눈앞의 참호 안에 있는 적들을 죽이고 지형을 확보하는 것이 임무입니다.

 

 방위부대는 참호에 웅크려 우리 같은 돌격부대를 요격하는 것이 임무입니다.

 

 각자의 장비나 병과의 구성도 크게 다릅니다.

 

 돌격부대에는 세세한 곳까지 투입 가능한 작은 총을 장비한 보병, 선행하여 진행 방향에 있는 참호 내부의 적을 조사하는 정찰병, 원거리에서 적 참호를 제압할 수 있는 척류병(*척탄병) 등과 같이 공격력과 제압력이 높은 병과가 편성되어 있습니다.

 

 주로 공격을 가할 때 활약하며, 아군의 방위망이 돌파당했을 때는 유격병 역할로 엄호하러 갑니다.

 

 그래서 임기응변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전장의 후방에 베이스를 짓는 것입니다.

 

 그리고 현재 가백소대에는 없습니다만 대부분의 돌격부대에는 척류병이 편성되어 있습니다.

 

 척류병이란, 수류탄 같은 소형폭약을 적 참호를 향해 투척하거나 전용 총으로 사출하거나 하는 병과입니다.

 

 원거리에서 참호 내부의 적을 효율적으로 살상 가능하므로 상당히 강력한 병과입니다.

 

 예전엔 가백소대에도 척류병이 편제되어 있었다는 듯합니다만, 어느날 신참 척류병이 가백 소대장의 진군속도를 오인하여 소대장이 막 돌격한 직후의 참호에 수류탄을 처박은 무시무시한 참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가백은 자신의 부대에 척류병을 편성하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신병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두가 입을 다물고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한편, 방위부대에는 내구력이 높은 장갑병, 방어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마도사, 외상과 감염병에 강한 위생병이랑, 방벽을 세우거나 철조망을 감는 공작병 같이 지구력을 높여 버티기에 유리한 병과가 편성되어 있습니다.

 

 방위부대는 (돌격부대보다 다소는) 사망률이 낮은 데다 최전방은 치료의 의의가 매우 크기 때문에 때때로 위생병이 소속되는 일도 있습니다.

 

 그 임무의 가혹함은 전 부대에서도 탑클래스여서, 언제 마도부대로부터 폭격 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떨면서 적의 습격에 대비해 경계를 계속해야 하는 지옥 같은 부대입니다.

 

 그 대신, 돌격병과 달리 휴가가 상당히 많습니다. 본 전선에서 방위부대는 3일 간격으로 휴일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휴일은 무엇을 해도 군기에서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간섭이 없습니다. 전우와 카드놀이를 해도 되고 여자를 사러 가서 즐기는 것도 괜찮습니다. 오락품도 그럭저럭 우선적으로 지급됩니다.

 

「뭐 그만큼 우대해줘도 미쳐버리는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이 방위부대다」

「……그렇겠네요」

 

 돌격부대는 들이받기 전에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있습니다.

 

 게다가 브리핑에서 아무것도 듣지 않았다면 전투가 없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안심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방위부대에는 그런 게 없습니다. 한번 임무에 임하면 교대 시각까지 계속 숨을 죽이고 최전선에서 폭격에 겁먹는 신세가 됩니다.

 

 그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합니다.

 

「방위 임무에 임하고 있을 때 내리는 비는 진짜 최악이다. 최전선에선 비닐 시트 같은 걸 가지러 갈 틈 따위 없기 때문에 비가 오면 기본 허수아비 신세가 되지.」

「우와……」

「지면은 물에 잠기고 오수로 질퍽질퍽해진다. 그 탓에 전염병이 유행하고, 발밑으론 병 걸린 녀석들의 설사가 흘러다니지」

「……」

「내 부대에서는 피설사가 유행해서 탈수로 전우가 픽픽 죽어갔어. 설사로 죽으면 비참하다고? 자신의 오물에 파묻혀 움직일 수 없게 되니까」

「읏……」

「게다가 겨울은 얼어붙을 정도로 물이 차가우니까 비에 젖는 것만으로도 발가락이 괴사하는 거야. 부츠 같은 걸 신고 있어도 아무런 의미도 없었어. 수위가 올라가면 설사 섞인 오수가 신발 안까지 스며들거든」

 

 생각하는 것도 싫었던 모양인지 알렌 선배는 기운 빠진 얼굴로 이야기를 중단했습니다.

 

 최전선은 상당히 위생상태가 나쁜 것 같네요. 그곳에 배속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돌격병은 복 받은 거야. 사망률이 높은 대신 이렇게 지붕이 있는 장소에서 비를 피할 수 있으니까」

「그렇네요……. 엄청 복 받았슴다」

「뭐, 토우리 쨩은 애초에 소대장이 고집부리지만 않았다면 야전병원의 텐트에서 잘 수 있었겠지만」

「위생병은 애초에 전투원이 아니니까 말이지. 돌격부대 소속의 위생병 같은 건 들어본 적도 없다고」

 

 아, 역시 그런 거였네요.

 

 어떻게 생각해도 이상하니까요. 위생병이 최전선을 질주하는 건.

 

「애초에 어째서 소대장님은 위생병을 요구한 거야?」

「가백 소대장이 이전에 폭격을 당해서 부상으로 철수하게 됐을 때 『전선에 위생병이 있었으면 아직 전진할 수 있었다』 라며 상층부를 물어뜯었다던가」

「폭격을 맞았는데도 전진할 생각이었던 건가 소대장님」

 

 거기선 얌전히 철수하자고요.

 

「이제부터 우기에 들어간다. 분명 우리의 출격도 적의 돌격 빈도도 줄어들거야」

「그러면 좋겠습니다만」

「그러니까 이참에 배울 수 있는 건 배워 둬라 신참. 살사도 조만간 소대장님의 방호가 없어지니까」

「아, 알겠슴다」

「뭐 우선 낮은 자세로 달리는 것부터 배워볼까. 지금처럼 고개 들고 팔딱팔딱 뛰다간 금방 죽는다 너」

 

 이렇게 해서 이른 아침의 비에 두들겨 깨워진 저희는 선배의 체험담을 들으며 밤을 지새웠습니다.

 

 보병 선배로부터 차분히 이야기를 들을 기회는 없었기에 신선했습니다.

 

「피탄 면적을 줄이는 거다.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혀 달리는 것만으로도 평범하게 달리는 것보다 1~2할은 피탄 면적이 줄어들어. 자신의 생존율을 올리기 위한 기술이지. 머리에 새겨둬라」

「이렇게……말인가요」

「그래. 평범하게 달리는 것보다 느리고 허리에 부담이 되지만 그 전경자세(앞으로 기울이는 자세)에 익숙해지는 편이 좋아. 앞으로도 돌격병을 할 거라면 말이지」

 

 저희는 아직 햇병아리입니다. 전장의 정석이라든가 기술이라든가, 모르는 것투성이입니다.

 

「곧 브리핑 시작이네. 좋아, 소대장의 텐트 앞으로 가자고」

「옙, 감사했습니다」

「공부가 되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햇병아리인 저희도 조금씩 『병사』가 되어가는 걸까요.

 

 

 

 

 

 

 

 

 

 

「토우리, 오늘은 야전병원 행이다. 내일까지 게일 위생부장의 지휘에 따라라」

「알겠습니다」

 

 역시, 오늘은 병원 근무였습니다.

 

 적어도 오늘 밤은 사선을 넘나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았으니 일단 안심입니다.

 

「다른 녀석들은 참호 파기다. 비 때문에 발판이 안 좋으니까 조심해라」

「알겠습니다」

 

 아아, 정말로 보병이 아니라 다행입니다.

 

 제 체력으로 이 빗속에서 하루 종일 토목작업이라든가, 틀림없이 죽을 겁니다.

 

 하물며 방위부대로서 참호에서 대기라니, 생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럼 해산. 각자 자신이 가야 할 곳으로────」

 

 그렇게 가슴을 쓸어내린 직후였습니다.

 

 

 

 ────즈쾅, 하고.

 

 

 

 

 무언가가 작렬한 듯한 커다란 땅울림이 저 멀리의 참호로부터 울려퍼진 것은.

 

 

「……윽! 적습이다, 전원 전투 태세!」

「예!」

 

 빗속에서 저희는 서둘러서 참호로 뛰어들었습니다.

 

 그러곤 숨을 죽이며 흑토에 등을 밀착했습니다.

 

「알렌, 보고를」

「보고합니다. 본 지점으로부터 북쪽으로 약 500m 정도 떨어진 아군 참호에 복수의 폭연이 치솟고 있습니다. 적 마도보병에 의한 공격이라고 추측됩니다」

「좋아, 상층부의 지시를 기다린다. 좀 전의 명령은 취소, 각자 대기하라」 

 

 정찰병 알렌 선배가 참호에서 얼굴을 내밀고 쌍안경을 써서 주위의 상황을 전해주었습니다.

 

 ……적의 공세.

 

 빗속에서는 화력이 줄어드므로 그다지 공격해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었습니다만…….

 

「상층부로부터의 지령. 본 소대는 신속하게 적 요격을 위해 북상한다」

「아, 알겠습니다」

「현지에 도착하는 대로 우리는 렘벨 소령님의 지휘를 따른다. 네녀석들 기뻐해라. 바보가 다진 고기가 되고 싶어서 찾아왔다고」

 

 소대장님은 희희낙락하며 참호를 따라 북상해갑니다.

 

 공격 명령이 없는데도 적병을 죽일 수 있는 게 기뻐서 어쩔 수 없는 거겠죠.

 

「선배는 거짓말쟁이! 빗속에선 좀처럼 적이 오지 않는다고 말하셨지 않았슴까!」

「와버렸네~」

 

 전장에 폭음이 울려퍼집니다.

 

 적 마도부대에 의한 무자비한 공격이 전선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저 최전선에서 방위부대의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몸을 지키고 있겠죠.

 

「참호 내부의 방위부대를 처리하기 위해서 몇 시간 동안 듬뿍 폭격이 있을 거다. 그 사이에 후방의 우리가 모여서 배후를 확고히 한다」

「아마 최전방의 참호는 포기해야겠지만 그 이상은 내줄 수 없지」

 

 이것이 방위 측의 기본적인 움직임이라는 것 같습니다. 마도사에 의한 포격은 강력무쌍한 반면, 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말하자면 『지금부터 이 진지를 공격할 거에요』 라는 예고가 되어버리는 겁니다.

 

 하지만 마도사에 의한 폭격을 행하지 않거나 혹은 공격하는 시간이 너무 짧으면 방위부대의 수가 전혀 줄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공격 측이 반격을 당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도사는 착실하게 공격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 결과, 방위 측에겐 방어를 다질 시간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한 번의 공세로 단숨에 거리를 버는 게 어려운 거군요.

 

 

 

 

 

 공세를 펼친 쪽은 고액의 비용과 돌격병의 목숨을 대가로 근소한 거리를 전진합니다.

 

 하지만 결코 적진의 돌파까지는 이어지지 못합니다. 참호를 하나 제압했을 즈음에는 후방에 충분한 병사가 배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엄청난 희생을 치르고 얻은 그 『거리』는 다음 적의 공세로 말끔하게 복구됩니다.

 

 마찬가지로 적의 거대한 비용과 돌격병의 목숨을 통해서.

 

 

 

 

 

 ────이런 진지 점령 게임에 무슨 가치가 있을까요.

 

 그런 의문에 대한 정답을 가진 자는, 아마 당시 진지의 어디를 찾아봐도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 척류병(擲榴兵) : 근대 유럽의 척탄병과 비슷한 개념의 병과. 기본적으로 수류탄과 같은 유탄의 투척을 전담한다


다음화 : TS 위생병 씨의 성공담 7화 - TS물 채널 (arca.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