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 TS衛生兵さんの成り上がり (syoset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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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튿날.

 

 스스로가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에 짓눌려 잠든 저는 야전병원의 침상에서 눈을 떴습니다.

 

 제 옆에는 같은 소대의 알렌 선배가 누워 있었습니다.

 

「……일어났구나, 토우리 쨩」

 

 고개를 드니 상냥한 목소리가 제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뒤돌아보니 눈물점이 특징인 미인, 게일 위생부장이 책상에 앉아 있었습니다.

 

「좋은 아침, 토우리 쨩. 무사해서 다행이야. 어제의 지옥에서 잘 살아남아주었어」

「네, 위생부장님. 좋은 아침입니다」

 

 어째서 제가 이런 곳에서 자고 있었냐고 물으니, 병상이 부족해서 임시로 증설했기에 이렇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옷을 갈아입으며 게일 위생부장에게 피해 상황을 들었습니다.

 

 어제의 방위전에서는 꽤나 피해가 나왔다는 듯합니다.

 

 아군 사상자만 1000명이 넘고, 부상자를 포함하면 피해는 약 3000명을 웃돈다고 합니다.

 

「토우리 쨩도 막 부상을 치료한 참에 미안하지만, 일손이 너무 부족해서 말이야. 가백한테 허가를 받아왔으니 오늘은 치료를 도와주렴」

「네, 알겠습니다. 현 시각부터 명일 오전 5시까지 저는 게일 위생부장의 지휘 하에 들어갑니다」

「부탁할게. ……사실은 어젯밤부터 도와줬으면 했지만, 그 바보의 엉뚱한 화풀이 때문에……」

 

 한순간이지만 게일 위생부장은 굉장히 무서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대량의 환자가 입원할 경우, 위생병의 업무는 상당히 바빠집니다.

 

 그런 힘든 때에 느긋하게 숙면을 취하고 있던 저는 상당히 분노를 사버렸겠죠. 나중에 모두에게 확실히 사죄해두지 않으면 안 되겠습니다.

 

「가백이 없었다면 우리 일이 훨씬 적었을 텐데. ……하아」

「칠칠치 못한 탓에 민폐를 끼쳐서 정말 죄송합니다」

「토우리 쨩은 나쁘지 않아. 항상 성실하게 잘 일해주고 있기도 하고. 그보다 가백이 징계 내린 이유를 들었는데 내가 가르친 【순(盾)】 탓이라며? ……미안해」

「전혀 아닙니다. 오로지 제가 보고를 게을리한 탓입니다. 어제의 소대장님의 지도 내용은 지극히 타당했다는 걸 이해하고 있습니다」

「으응……. 정말, 돌격부대에 남기엔 아까운 성실함이네」

 

 제 답변을 듣고 게일 위생부장은 곤란한 듯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숨기는 것도 그러니까 전해두겠지만, 사실 어제 상층부에 토우리 쨩을 내 휘하의 위생부대에 편입시켜달라고 요청했어」

「그건 역시 제가 전선의 임무를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일까요」

「아니. 최근 부상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라서 그래. 어제의 방위 작전에서 토우리 쨩, 구사일생했잖아? 안 그래도 일손이 한참 부족한데 귀중한 위생병을 전선 같은 곳에서 잃어버릴 수는 없어」

「……과연, 이해했습니다」

 

 야전병원의 위생병은 만성적으로 일손이 부족합니다. 만원일 때는 가용 가능한 회복마법 횟수가 턱없이 부족한 겁니다.

 

 그러므로 몸에는 좋지 못하지만, 마력이 다하면 비약을 마시고 다시 심혈을 다해서 회복마법을 사용합니다.

 

「한번에 통과할지는 알 수 없지만……. 위생병이 한 명만 늘어나도 병사를 몇 명 더 구할 수 있으니까. 꼭 설득시킬 거야」

 

 눈앞의 게일 위생부장도 눈밑에 다크서클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마 밤을 새운 거겠죠.

 

 위생병은 수십 명밖에 존재하지 않고 회복마법은 인원수가 전부입니다. 

 

 저 같은 신병이라도 큰 노동력이 됩니다. 그래서 요청하신 걸까요.

 

「자, 눈 떴으면 세수하고 와. 곧 D 병상의 회진이 시작되니 토우리 쨩도 따라오렴」

「알겠습니다」

 

 뭐, 제 활용법에 관해서는 상층부의 판단을 따를 뿐입니다.

 

 어제의 살사 군을 죽인 실수는 제 태만에서 비롯된 것.

 

 그런 어설픈 꼬맹이를 전선에 내보내는 것보다 후방에서 의료에 종사하게 하는 편이 이익이 된다는 판단이 내려져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리고, 너무 마음에 두지 않도록 해. 가위눌리고 있었다구. 엄청」

「신경 쓰겠습니다」

 

 떠나기 직전, 위생부장으로부터 가볍게 못박아졌습니다. 역시 게일 씨는 계속 관찰하고 계셨군요.

 

 솔직히, 저는 아직 이런저런 일로 받은 충격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통받고 있는 환자를 위해서라도 떨쳐내지 않으면 안 되겠죠

 

 실컷 늦잠을 잔 주제에 집중 부족으로 의료 실수 같은 걸 저질렀다간 그거야말로 변명할 여지가 없습니다.

 

 

 

 

 

 

 

 

 

 

「토우리 쨩, 너 생각했던 것보다 마력량이 늘어났네」

「……정말입니까」

 

 D 병상의 아침 회진부터 참가한 저는 위생병 선배에게 그런 말을 들었습니다.

 

「토우리 쨩, 15살이었던가?」

「네. 그렇습니다」

「그런가. 한창 성장기네~. 이 성장 속도라면 내년에는 병원의 주력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런. 1년 정도로 선배를 따라잡을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게, 난 내년부터 없으니까」

 

 이 선배는 흔히 말하는 꽤 난 사람입니다.

 

 의학의 아마추어인 저와는 달리, 그는 애초부터 의료를 전공한 전문가로, 징병당해서 전선으로 보내졌다고 합니다.

 

 지식도 회복마법의 정확도도 상당히 우수해서 징집병임에도 불구하고 병상주임을 맡고 있습니다.

 

「나는 내년 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으로 돌아가는데, 토우리 쨩도 우리 대학으로 오지 않을래?」

「대학 말입니까」

「응. 거기서 확실하게 공부해서 회복술을 익히면 전쟁이 끝나도 팽당하지는 않을 거야」

「권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검토하겠습니다」

 

 만약 살아서 돌아갈 수 있다면, 선배는 그리 말했습니다.

 

 야전병원에서 일하는 위생병에게 있어 그 말은 결코 불가능한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어차피 전장의 최후방에 있는 병원에까지 불길이 덮치는 일은 그다지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살아남을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는 않습니다만」

「……뭐어, 너는 그럴지도. 얼른 항복이든 정전이든 했으면 좋겠네」

 

 돌격부대에 소속되어 있는 펑키한 위생병인 저는 제쳐두고, 기본적으로 위생병의 사망률은 상당히 낮습니다.

 

 지원병은 나름대로 공적을 세우면 후방근무가 가능하고 징집병은 의무 병역 기간인 3년을 살아남으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계속 전선에서 위생병을 하고 싶어, 라는 기특한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는 듯하지만요.

 

「빨리 져버리면 좋을 텐데. 전선에서 살육전의 뒷수습을 하는 것보다 연구로 의학을 발전시키는 것이 훨씬 인류를 위한 일이야」

「그 말, 상층부의 귀에 들어가면 위험한 게」

「위험할 게 뭐가 있어, 내 진심이라고」

 

 그래서 위생병에 소속된 사람은 기본적으로 군인이라는 의식이 얕습니다.

 

 위험 지역에 강제로 취업 당한 일반인, 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더 많겠죠.

 

「사람을 죽이러 가는 녀석의 상처를 고치라니, 의료 종사자를 바보 취급하고 있어」

 

 그래서인지 그들의 가치관은 상당히 민간인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전장에 오염되지 않은,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들뿐인 겁니다.

 

「잠시 텐트 바깥을 봐봐. 병사들이 구멍을 파고 있잖아?」

「네. 지금도 참호를 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 흐름의 일환으로, 선배가 바깥을 가리켰습니다.

 

 거기에는 삽을 든 병사분들이 모여 커다란 구멍을 파고 있었습니다.

 

 전선에서는 자주 보이는 광경입니다.

 

「아니, 야전병원보다 뒤에 참호를 팔 이유가 없지. 저건 무덤이야」

「무덤, 말인가요」

「그래. 시체라도 회수할 수 있었던 운 좋은 녀석들의 무덤. 격전지에서 죽은 사람의 시체는 보통 그냥 내버려두거든. 땅에 묻혀 화장이라도 할 수 있는 녀석은 행운인 편이지」

 

 듣고 보니, 확실히 참호치고는 구멍이 둥그렇습니다.

 

 게다가 눈물을 흘리고 있거나 묵념을 하고 있는 병사들도 몇 명 보였습니다.

 

 저건 무덤이 분명하네요.

 

「나는 오늘 아침, 내가 담당했던 녀석을 발견했어」

「……」

「내가 생각해도 완벽한 치료였지. 예전처럼 손목을 움직일 수 있게 정성스레 수술해줬어. 고마워 선생, 이라며 활짝 웃고 기뻐해 주더라. 그로부터 3일 후에 전사해서 저 구멍 속에 있어」

「그건 운이 없었다고밖에」

「운?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구나. 국가가 단 한 마디, 『졌습니다』 『이제 그만두죠』 라고 말하기만 하면 스러지지 않았을 목숨이야. 저녀석은 국가에게 살해당한 거라고」

 

 선배는 그리 말하고는 먼눈으로 구덩이 속으로 던져지는 시체를 바라보면서,

 

「매일 쌓여가는 시체 속에 네가 섞이지 않길 바라」

 

 그렇게 중얼거렸습니다.

 

 

 

 

 

 

 

「……아」

 

 그리고 저는.

 

「죄송합니다, 선배. 조금만 휴식을 취해도 괜찮을까요」

「응? 아아, 괜찮아. 네 마력도 다 달았겠지. 조금 쉬었다가 와」

「감사합니다」

 

 그 파놓은 무덤 근처에서 어떤 인물을 발견했습니다.

 

「그럼 조금 자리를 비우겠습니다」

 

 그 사람은 알렌 선배였습니다.

 

 어제 가백 소대장에게 듬뿍 지도받고 야전병원에서 잠든 정찰병 선배입니다.

 

 이제 움직일 수 있게 된 듯하니 말을 걸어둡시다.

 

 

 

 

 

 

「……알렌 선배」

「오, 토우리인가」

 

 역시 위생부. 어젯밤의 폭행으로 알렌 선배가 입은 상처의 대부분이 완치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삽을 한 손에 든 그는 무덤 만들기를 돕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몸은 이제 괜찮으신 겁니까」

「아아. 고마워. 토우리도 생각했던 것보다 건강해보여서 다행이야」

 

 알렌 선배는 저를 보고는 상냥하게 웃었습니다.

 

 이대로라면 내일부터 문제없이 복귀할 수 있겠습니다.

 

「……토우리, 좋은 타이밍에 와줬구나. 저녀석도 내버려 둘 수 없네」

「좋은 타이밍, 말인가요?」

「그래. 휴일이 얼마 없는 우리는 이렇게 전우를 배웅할 기회가 많지 않으니까」

 

 알렌 선배는 그리 말하며 저를 비스듬히 쌓인 시체더미로 이끌었습니다.

 

 그곳에 눕혀져 있던 것은,

 

 

「살사 군……」

「맞아. 지금부터 화장할 거야」

 

 

 난잡하게 쌓아 올려진 시체 더미에서 고개를 내민, 제 동기 살사 군의 얼굴이었습니다.

 

「……」

 

 심장 박동이 빨라져가는 게 느껴집니다.

 

 그의 피부는 오싹할 정도로 창백하고 얼굴은 검붉게 불탄 데다 머리의 환부를 감추기 위해 천이 묶여 있었습니다.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살사 군이 바로 얼마 전의 연회에서 엉뚱하게 알몸 댄스를 추려 했던 것을.

 

 그런 그의 바보 같지만 어딘가 상냥함을 느끼게 해주는 인품은 결코 싫지만은 않았습니다.

 

「맞다, 토우리. 살사에 대해서 좋은 추억거리가 있다」

「저에게 말인가요? 알렌 선배」

「그래. 그렇다곤 해도 그리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윽고 모두의 시체가 구덩이 속에 던져지자, 그 주위로 근처에 펴있던 꽃이나 들풀 따위가 곁들여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목사 같은 옷을 입은 병사가 앞으로 나와 명복을 비는 추도사를 시작했습니다.

 

「이전에, 여자를 사러 나갔을 때 얘기했는데. 그녀석 말야, 너에게 목숨을 구해진 것을 무척 신경 쓰고 있었다고」

「살사 군이, 저에게?」

「아아. 목숨을 구해졌는데 저녁도 나눠주지 못하고, 빚진 채 갚지 못했다던데」

 

 알렌 선배의 말에 그러고 보니,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목숨을 구하고 최초로 명령 위반을 저질렀을 때, 그는 브리핑을 잊어먹어서 저녁 금식을 명받은 탓에 결국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살사 녀석은 말이지. 이번엔 어떻게 해서든 내가 토우리 쨩을 지켜낼 거야. 그다음, 『빚은 갚았다고』 라고 말해줄 테야, 라며 벼르고 있었어」

「……그래서 그렇게 위험한 짓을」

 

 아아, 살사 군이 그런 걸 생각하고 있었다니,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는 제 고기방패가 되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 묘하게 힘이 넘쳤던 것 같았습니다.

 

「그야말로 말한 건 반드시 지킨다, 의 표본이지. 나는 이 풋내기 살사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어」

「그런,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바쳤다, 라는 걸까요.

 

 

「……자, 묵념하자」

 

 

 이윽고 목사가 주문을 외우자 불꽃이 구덩이 전체를 감쌌습니다.

 

 지방이 타는 눅눅한 냄새가 주위에 만연합니다.

 

 하지만 그 장소를 떠나려고 하는 병사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시체는 감염성 미생물의 온상이 됩니다.

 

 그대로 메우는 것보단 가능한 한 회수하여 태워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연료는 귀중하기 때문에 시체에 마구마구 뿌려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기에 신체의 기름기와 그 의복만을 연료로 해서 시체를 천천히 태우는 것입니다.

 

 

「────」

 

 

 살사 군은 조용히 불에 휩싸여갔습니다.

 

 피부가 녹고 검은 무언가를 늘어뜨리면서 촛불처럼 조용한 불꽃에 타들어갔습니다.

 

 불에 휩싸인 살사 군은 결코 편안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열로 인해 입이 벌어지고, 손이 꺾여 구부러지며, 등을 둥글게 굽혀서는 단말마의 형상을 띄고 있습니다.

 

 

「……」

「그래. 그걸로 괜찮다, 토우리」

 

 그렇게 돼버리자 더는 참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리 참아봐도 눈물이 넘쳐흘러서 멈추지 않습니다.

 

「쌓아두지 마라. 신병 주제에 오기 부리며 어른인 척할 필요 없어」

「……」

「제대로 발산하는 편이 더 빨리 극복할 수 있다. ……그러니까 그게 정답이다」

 

 그 이상 저는 타들어가는 살사 군을 보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마음이 약하다. 제가 이렇게나 심약한 인간이었을 줄은 생각지 못했습니다.

 

「────큽!」

 

 양 무릎을 꿇고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차마 삼키지 못한 목소리를 억눌렀습니다.

 

 뚜욱 뚝 떨어지는 눈물은 하염없이, 그저 하염없이…….

 

 흘러내린 눈물방울에 흔들리는 불꽃이 비칩니다.

 

 

 

「용감했던 전우들에게 묵념을」

 

 

 결국 저는 한심하게 목놓아 울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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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울었습니다

원문의 감성을 제대로 못 살린 것 같아 아쉽네요


다음화 : TS 위생병 씨의 성공담 10화 - TS물 채널 (arca.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