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 제일의 기사단인 황금뿔 기사단의... 종자였던 시우.


좌천되어서 제국 감옥의 간수가 되었는데


어느날 감옥에 초특급 핵폭탄이 떨어진다.


"ㅅ, 신참... 왔다."


피대신 강철이 흐른다고 해도 될 정도로 차가웠던 간수장의 등짝이 푹 젖어버릴 정도로 위험한 인물.


에스란델.


그녀의 정체성은 제국 제1공적이며 별명은 '제국 멸망의 유일한 가능성'


그런 그녀에게 재판부는 진작 사살이라는 판결을 내렸었지만, 이번에 체포되어 치러진 정식 재판의 판결은 웃기게도 무기징역.


거기에


"시우. 네가 특별 담당 간수다."


그런 제국 공적의 담당 간수가 되어버린 시우는 울고 싶었다. 이제 그의 미래에 가능성은 두 가지니까.


싫증이 나버린 공적 에스란델이 탈옥하여 관리 미흡으로 처형 당하거나, 싫증이 난 그녀에게 죽임 당하거나.








하지만 시우의 수명을 실시간으로 깎아먹는 에스란델의 머릿속은 지금


'너무... 잘생겼어!!'


그야말로 꽃밭이었다.


이세계에 환생하고 상태창으로 괴물처럼 성장한 그녀는 제국을 털어먹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어느날 자신을 토벌하러 온 기사단의 전열에서 죽을상을 한 시우를 처음 목격한 것이다.


여자로 태어나서 여자에게도 남자에게도 설렘을 느낄 수 없던 틋녀가 처음으로 느낀 황홀한 자극.


물론 에스란델은 지금도 부정중에 있다.


'내가 남자를? 하! 웃기지 마시지!'


지금의 설렘은 그거다. 유명한 아이돌을 눈앞에 둔 빠순... 아니 빠돌이의 마음.


남자가 남자 아이돌을 덕질하는 것도, 흔하지는 않지만 종종 있는 일이라고 했다. 굳이 이성적인 관계를 원하는 두근거림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남자가 남자 덕질하는 건 가능성이 있다는 말씀.


그러니까, 지금 시우를 바라보며 느껴지는 이 가슴의 고동은 분명 그런 덕후의 마음일 것이며


"ㅅ, 식사 나왔습, 아니 나왔다..."


"그럼 먹여주면 안될까?"


"히익!"


마치 햄스터처럼 발발 떠는 그의 모습을 볼 때마다 팬티가 푹 젖어들어가는 이 감각은 분명, 착각일 게 분명했으니까.






그리고 이 판을 깔게된 제국 황제는


'기회다.'


위정자답게 자존심이고 뭐고 다 접어둔 상태였다.


쓰레기같던 선대 황제를 폐위하고 즉위한 그는 순식간에 제국군 재무장, 국토 정비 등 중요한 사업을 끝마치고 두 번째 황금기를 열어젖힐 기회를 얻었다. 이대로 국력을 바깥으로 돌릴 수만 있다면, 아마 제국의 가장 위대한 황제의 반열에 올라 링스턴 산에 다섯 번째 얼굴을 박아넣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 모든 기회를 막고 있는 것이 바로 저 씹어죽여도 시원찮을 여자 때문이었다.


'독재 멈춰! 전쟁은 나빠!'


이 지랄을 하면서 웃는 얼굴로 충성스러운 기사들을 썰어버리는 미치광이 덕분에 소모된 인력이 몇이며 소모된 국고가 얼마였던가.


하지만 기회가 생겼다.


시우. 정보부의 문서를 보면 얼굴 빼면 능력과 가문 모두 일천한 남자.


저 마귀같은 여자가 얼굴 때문에 저러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기회였다.


종자 출신의 평민 간수.


그런 남자 하나를 재물로 바쳐서 마귀의 변덕을 진정시킬 수 있다면.


혹은, 아예 그 마귀를 같은 편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대륙 통일도 결코 헛된 꿈은 아닐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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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 갇힌 틋녀. 그러나 얼마든지 간수인 시우를 데리고 제도에 데이트를 떠나는.


감옥이 배경인 줄 알았지만 사실 마음만 먹으면 옆나라도 얼마든지 들락날락 할 수 있는.


그런 판타지 감옥 일상 암타 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