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누빌 바퀴 로봇, 수백년 가는 원자력 전지 쓴다


유럽, 화성 탐사 로버에 열전 발전기 장착
플루토늄 대신 아메리슘…저렴하고 수명 길어
한국도 영국과 열전 발전기 개발 중



원자력 에너지가 심우주 탐사의 핵심 기술로 떠올랐다. 유럽이 화성을 탐사할 로버(이동형 탐사 로봇)에 원자력 전지를 장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원자력 전지는 방사성 물질을 이용해 수백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미국과 한국도 달 탐사에 원자력 에너지를 사용할 계획이다.

유럽우주국(ESA)은 지난 16일(현지 시각) 화성 탐사 로버인 로절린드 프랭클린(Rosalind Franklin)에 방사성 물질인 아메리슘을 활용한 ‘방사성동위원소 열전 발전기(RTG)’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아메리슘 열전 발전기가 우주 탐사 로버에 적용되는 건 전 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로절린드 프랭클린 로버는 1950년대 DNA 이중나선 구조 발견에 공헌한 영국 여성 과학자의 이름을 땄다. 유럽의 화성 탐사 프로젝트인 엑소마스(Exo Mars)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로버는 지하 2m까지 시추할 수 있는 장비로 화성에서 미생물 같은 생명체의 흔적을 찾을 예정이다. ESA는 당초 2022년 9월 러시아 프로톤 로켓으로 엑소마스 탐사선을 발사하려고 했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협력 관계를 끊으면서 일정이 2028년으로 연기됐다. 발사도 미국 로켓으로 하기로 했다.

열전 발전기는 온도가 변하면 전기를 만드는 열전(熱電)소자를 이용한다. 열전소자는 전지에 들어있는 방사성 동위원소가 핵분열하면서 나오는 열로 전기를 만든다. 이미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목성 탐사선 갈릴레이호와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 화성 탐사 로버인 큐리오시티에도 열전 발전기가 들어갔다.

ESA는 영국 원자력연구소와 레스터대가 개발한 아메리슘 열전 발전기를 로버에 장착하기로 했다. 로버에 장착할 열전 발전기 기술은 지금까지 미국과 러시아만 보유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사용해온 열전 발전기는 플루토늄을 활용한다. 영국이 사용할 아메리슘은 플루토늄보다 전력 효율이 떨어진다.

대신 아메리슘은 핵폐기물에서 얻어 저렴하고, 에너지가 절반으로 주는 반감기가 432년에 달해 사용 기간이 플루토늄보다 5배나 길다는 장점이 있다. 열전 발전기를 수백년 동안 쓸 수 있어 우주 탐사 기간과 범위를 크게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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