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사서한테 책 갖다주고

아직 미르물니어 잡기 전이라


여기저기 노드 던전 왔다가면서 용언 해금만 해가지고


고대 노드 마법에 관한 서적 있냐, 이상한 단어가 적힌 벽 앞에 설 때마다 벽이 날 부르고 속삭이다 내 영혼에 뭔가 깃드는 체험을 늘상 한다고 하니까


사서가 너 드래곤본인 거 아니냐길래

그럴 리 없다, 난 그냥 평범한 마검사지 그런 전설 속의 인물이 아니다, 난 그런 거 싫다, 이 얘긴 없던 걸로 하자고 하고



대마법사한테 가서

사아쌀에서 발견된 구체를 몇 주 동안 강의 다 중지되고
대학 인원 대부분이 연구 중인데
정체는 밝혀내지 못 하고 사아쌀의 고문서에서 해독한 그것의 이름만 알아낸 게 전부이며
최근 그 매그너스의 눈은 원소의 회랑에 옮겨졌다는 배경설정 짜놓고

말 걸음.

대마법사가 내 의견을 묻길래



내가 전문적인 학자는 아니지만, 톨프딜로부 들은 말과 내가 그 구체에 대해 느낀 바에 따르면

저 구체는 존재 자체로 수천 년간 정립된 매지카 법칙을 전부 거스르다 못 해 기만하고 있는 거 같다,

일륜적인 통로 없이 그 자체로 엄청나게 강한 매지카를 발산하는데,
대학은 물론 윈터홀드 도시 전부를 지도상에서 지워버릴 정도로 극히 강한 매지카를 항시 뿜어내면서도

기이하리만치 안정적이고 무해하며

심지어 시전자가 적절한 운용만 하면 그 매지카 흐름을 바꾸는 것도 매우 쉬울 정도로 편리하다,

그리고 이것과 공명할 수 있는 자는 물질적, 마법적 피해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기까지 한다,



이런 점들을 미루어보아

미친 소리같지만 이 구체는 우리가 사는 현실에 얽매일 물건이 아니라
마치 별들 너머의 영역에 속해있어야 할 게 넌에 떨어진 거 같다는 게 내 결론이다,



라고 대답함.

대마법사는 엄청 흥미로워하면서

미친 소리가 아니라 맞는 말이다, 자기가 모든 문헌과 이론을 총집합해서 연구해봤는데 그 어떤 것에서도 저 구체에 관한 단서 하나 발견할 수 없었다,

시직 오더라면 뭐라도 말을 할 텐데 워낙 폐쇄적인 집단이라 통탄스럴 뿐이다,

근데 생각해보니 톨프딜이 그러던데 너 시직 오더에서 접선했다고 그 말이 사실이냐, 걔네가 뭐라 말했었는 지 기억하냐



라길래



사건의 흐름을 막을 수 없게 됐고, 자기들의 행동은 다가 올 위협에 대한 나의 대처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라고 한 것 같다,

나도 왜 그 자리에 있던 톨프딜은 고사하고 대마법사인 당신이 아닌 나한테 접근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니까



대마법사가 자기도 그건 모르겠지만 무슨 이유가 있을 건 맞다, 다가 올 사건이나 위협이 뭔진 몰라도 우리 대학에서 힘을 쓸 거니 걱정말라고 함.





이후 안카노한테 갔더니

매그너스의 눈 연구에 대해 교수진들이 자길 배제시킨다고

너는 그걸 발견한 당사자니까 쓸모 있어보인다고

톨프딜, 대마법사랑 얘기한 거 다 봤다, 그래서 저 구체가 뭐냐길래




내가 왜 당신한테 유용한 정보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난 그저 학생이다라니까



이 열악한 촌구석에서 그나마 자기한테 쓸모 있는 게 너라며

탈모어는 도움이 되는 자에게 후하지만 그렇지 않은 자는 그만큼 응당하게 대한다고

그러니 대답하라고, 저 구체에 대해 아는 바가 뭐냐길래



지금 나 협박하는 거냐고, 탈모어는 원래 늘 그렇게 사람들한테 접근하냐고 물어보니까



알겠다 전보다 훨씬 젠틀하게 물어본다며 아는 바가 뭔지 말해줬음 좋겠다길래


난 이 곳이 충분히 대단하고 경이로운 곳으로 마법을 배우기 더할나위 없이 좋은 대학이라 생각하는데 이런 곳을 멸시하는 사람을 도와주고 싶은 생각은 안 든다고 답함.



그랬더니

기대한 내 잘못이라며, 탈모어를 거슬러봤자 좋을 건 없으며 이 말 명심하라고, 이제 잘 가보라고 틱틱댐.

그래서 "나도 잘가라고 말할 수 있음 좋겠네요"하고 대화 끝냄.






개재밌네

던전 안 돌고 2시간 동안 대화만 했는데도 재밌음ㅋㅋ


스림만 12년째라

쌩 전사만 8년 넘게 해서 마법 안 썼는데도

윈잡대 퀘만 어림잡아 30번 이상은 깼는데


스토리 불어넣어가면서 npc랑 창의적으로 무슨 얘기든 다 할 수 있게 되니까

늘 하던 퀘도
빌드도
컨셉도

신선하고 흥미진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