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님 저기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레이디."


"혹시... 같이 춤추실래요?"


"하하. 저는 이곳을 지키는 사람이지, 춤을 추러 온 사람이 아니랍니다. 다른 멋진 신사분들께 부탁하시지요."


"아, 음... 하, 한번만 도와주시면 안될까요? 이런 파티는 처음이라서..."


"그럼 짧게 몇 동작만 알려드리겠습니다."


호위기사가 손을 내밀었다.


시골에서 갓 상경한 귀족아가씨는 얼굴을 물들이며 그 위에 살포시 손을 포갠다.







시골아가씨를 촌년이라고 부르며 하인취급하던 여자들이 그들을 주목했다.


그들은 유행이 지난 드레스를 입고 스텝이 꼬인 채 엉거주춤 서있는 시골아가씨를 비웃고


무도회장에 난데없이 갑옷을 입고 등장한 기사의 품위없음을 비웃었다.


"재밌네요. 저 기사가 원래 야만인이었다죠? 같이 있는게 북부 촌년이라 그런가, 잘 어울리는 한 쌍이네요."


"어머, 저 도끼좀 봐. 흉측해라. 저런걸 여기까지 들고 올 생각을 하다니, 역시 야만인들은 천박해."


비난이 화살이 되어 두 사람의 귓가에 꽂힌다.


이미 기가 죽은 시골아가씨는 화를 내는 대신 그저 눈물을 찔끔거렸다.


이런 취급에 이골이 난 기사는 아가씨를 꼭 안아주었다.


"자리를 옮기는게 좋겠습니다."


기사는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아가씨를 데려다 주었다.


"그럼 전 이만."


기사가 이별의 제스쳐를 취하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











"조금만 더 있어주시면 안될까요?"


"저도 맡은 임무가 있어서. 보셨다시피, 여기서 저는 환영받는 사람이 아닙니다."


"...혹시 제가 못생겨서 그런건가요?"


"아가씨는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저와 같이 있으면 저들에게 빌미가 될 뿐입니다."


"그럼 키스해주세요."


"네?"


아가씨는 대답대신 입술을 내밀었다.


눈을 꼬옥 감고 입술을 부리처럼 내민 모습.


키스를 해 본적이 없는 순진한 처녀의 당돌한 돌진이었다.


기사는 이 아가씨가 용기를 낸 것에 대한 상을 주기로 했다.












"쪽."


말캉한 입술이 닿자 아가씨가 움찔한다.


얼굴에 떠오른 홍조가 마치 붉은 토마토를 연상케 했다.


곧이어 기사의 부드러운 혀놀림이 아가씨의 입술을 어루만졌고


아가씨는 과도한 부끄러움과 흥분으로 인해 몸에 힘이 풀렸다.


기사에게 매달리지 않고선 스스로 설 수 없을 지경에 이르자


아가씨는 스스로 입을 벌려 달콤한 설육의 만남을 허락했다.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진 시골아가씨의 첫키스였다.







진짜 순애일줄 몰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