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담당이 찾아왔다. 딸도 함께 왔다. 남편과는 사별했다 한다.


그래, 알고 있었다. 이런 결말. 졸업식 이후에 계속 거절해왔으니깐. 계속 피했으니깐.


....알고 있었다. 이런건. 이런 결말은. 내가 초래한 거니깐. 내가 결정한 거니깐.


하지만... 제자의 "왜 날 거절했냐"는 말에, 딸의 어머니와 무슨 관계였냐는 순진한 말에,


흔들렸다. 멍청하게도.... 애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잊어버렸다고 생각한, 졸업식의 그 때가, 자꾸 생각난다.


끝까지 가지 않은, 그 결혼식의 청첩장이 생각난다.


..... 술이 생각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