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에게 지금 무슨 망발을 내뱉은 것이냐.”

“왕은 사람의 마음을 모른다.”


침묵과 어둠이 깔린 방 안, 질척하고 무겁고 어딘가 뜨거운 공기가 깔린 방 안의 분위기가 급격히 차가워졌다.


“어찌 그런 심한 짓을 신하라 칭하던 저에게 행하신 겁니까.”

“여는 질문을 하였다, 무례한 것.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지 말라 배우지 않았더냐!”


오르페브르의 날카로운 외침이 그의 귀를 찔러들어왔다. 애써 움직여보지만 이미 전신이 그녀에게 구속되어 있어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말해보거라. 여는 무엇을 모른다고?”


심호흡으로 떨리는 심신을 어찌저찌 진정시킨 그가 나직이 내뱉었다.


“충직한 신하된 자에게 이러한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 왕은 사람의 마음을 모른다 하였습니다.”

”하, 아무리 궁지에 몰렸다지만 우매한 네 놈의 머리는 여전히 같은 수준의 사고를 하는 구나. 뭐 되었다. 어차피 어떤 짓을 하든 결과는 바뀌지 않을 테니.”


“왕은———, 으웁”

“———푸하, 여가 사람의 마음을 모른다 하였느냐.  그렇다면 짐승이 되어 네 놈을 탐해주마.”


트레이너실의 밖에는 아무런 소리도 새어나오지 않았고, 녹색의 악마가 그 근방을 웃음을 지은 채로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