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쉽이 야키소바 폭탄을 만들고, 젠틸돈나가 철구를 으스러뜨리고, 타키온이 뭔가 위험한 약물을 만드는 평소대로의 트레센.

보통 때 같으면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갈 사소하고 앙증맞은 찐빠였지만, 오늘은 뭔가 달랐다!

“교, 교감 선생님! 뭐하시는..!”

머리가 M자로 벗어진 트레센의 교감이 한 교실에서 산더미처럼 쌓인 실험도구와 약물을 밖으로 끌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니가.. 타키온이냐?”

실험실의 주인인 타키온을 앞에 데려다 놓고 추궁하기 시작하는 교감이었다.

“그.. 그렇습니다..”

평소대로면 알빠노? 로 일관하는 타키온이었지만 교감의 성난 모습에 잔뜩 주눅이 들었다.

“이거 니가 만든 약물 맞지?”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런 것 같다고? 야 임마! 실험 왜 했어! 왜애애애!!”

그의 사자후에 모든 트레이너들과 교직원들이 잔뜩 움츠러들어 구석에 찌그러져 있었다.

“교감 선생님 왜 또 저러셔?”

“타키온네 트레이너가 또 몸 빛나는 약물 먹고 다니다 교감 선생님한테 걸렸대요.”

“어휴, 진짜..”

수군거림에도 불구하고 교감은 계속 타키온에게 외쳤다!

“클래식 3관마라는 녀석이 금지 약물이나 만들고.. 너 형편없는 놈 아냐!”

“그럼 교감 선생님은 머리 없는 놈이십니까?”

“뒤지고 싶어?!”

예상치 못한 타키온의 역공에 교감은 역정을 냈고, 주변의 교직원들은 웃음을 참느라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어차피 버려야 할 물건을 가져다가 좋은 데 쓰려던 겁니다!”

“좋은데 쓴다고? 이건 약물이란 말이야! 이걸 어디다 쓰려고 했나?”

“학생들에게 팔아서 더 좋은 성과를 내게끔 하려고 했습니다.”

교감은 잔뜩 찌푸려진 미간을 잡고 말했다.

“이건 우마무스메를 황폐화시키는 독약이야! 아무리 학원이 어지러워도 이건 말이 안 돼. 트레센 천지에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이봐 키류인!”

“네, 교감 선생님.”

“약에 불 지르라고 해!”

그 말에 화들짝 놀란 타키온이 교감에게 이의를 제기했다.

“교감 선생님, 불을 지르다니요?! 학생들이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물건이란 말입니다!”

“인체실험을 하면서까지 해야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뭐하고 있어? 불 질러, 다 태워버려!”

키류인 트레이너는 고개를 한번 끄덕이더니 타키온이 포장해둔 약상자에 불을 놓았다.

“좋아 좋아, 아주 좋아. 이 겨울이 약물로 사라지는 것 같구만! 하하하하..”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타키온을 뒤로, 교감은 흡족하게 웃으며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