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산 모음집】


원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9404102


의역 많음! 번역기 사용 양해!







어느날, 트레이너실...



쏴아아...



"트레이너, 잠깐 나갔다 올게."



어느 날, 햇빛을 가리는 비구름의 어둠과 대조적으로 눈을 반짝이고 있는 시비가 말했다.



밖은 양동이로 물을 퍼붓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한 폭우가 내리고 있어 보기만 해도 기분이 우울해진다.



하지만 시비에게 이 비는 축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녀가 이런 말을 하는 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어디 가게?"



"산."



"산?"



"응. 오늘은 이 비 덕분에 미끄러워진 산길을 기분이 풀릴 때까지 타고 싶은 기분이야. 아주 오랜만에."



"....그렇구나. 그럼 나도 준비할게."



"트레이너도 오려고?"



내 말이 의외였는지 조금 놀란 표정을 짓는 시비.



물론 이런 폭우 속 등산은 처음이지만, 지금까지 그녀의 산책을 따라가지 않은 적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나로서는 이번 제안도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안 돼?"



"안 되는 건 아닌데, 괜찮아?"



"뭐가?"



"미리 말해두는데, 비 오는 산길은 꽤나 험난한 길이야. 오랜만이라고 해도 나는 익숙해서 괜찮은데 트레이너는 그런 길을 거의 걷지 않았잖아. 따라올 수 있겠어?"



"따라갈 거야. 시비의 산책을 따라간 게 한 두번도 아니잖아?"



....뭐, 만약의 사태가 생기면 내가 트레이너를 업고 걸으면 되니까."



"나도 남자니까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할게."



"그럼, 남자다운 트레이너의 실력을 볼까?"



"그래, 맡겨둬.... 그럼 등산 준비할게."



"그래, 준비되면 알려줘. 바로 출발할 테니까."



"오케이."



시비의 허락(?)을 받은 나는 곧바로 등산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어디로 산책을 가고 싶다고 해도 괜찮을 정도로 외출에 필요한 물건들을 갖추고 있다. 물론 그 중에는 가벼운 등산용품도 있다.



그것들을 챙겨서 순식간에 외출 준비를 마치자...



쏴아아아...!



"...가자, 트레이너."



"오케이."



아까보다 거세진 빗줄기 속, 나와 시비는 밖으로 향했다.






=====






몇 시간 후, 번화가...



"....."



"괜찮아, 트레이너? 혹시 많이 피곤하지 않아?"



"....피곤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게다가 진흙투성이에다 등산용품도 물을 많이 먹어서 무거워."



"그런 거추장스러운 짐을 안 가져왔으면 좋았을 텐데..."



"혹시라도 시비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안 되니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만약을 대비한 것 뿐이야."



"너무 걱정하지 마. 오랜만이라고는 해도 저런 산행은 익숙했으니까."



"뭐, 걱정하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보다 시비,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



"응, 뭔데?"



"....지금 와서 말하는 것도 웃긴데, 우리 지금 왜 시내 한복판에 있는 걸까?"



"어? 산이 지겨워졌다... 고 할까?"



"...그렇겠지."



내 물음에 지극히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게 대답하는 시비. 예상했던 대로 너무 당연해서 안도감마저 느껴지는 대답이다.



시비와 함께 험난한 산길을 오르며 정상까지 절반 정도 남았다고 할 때쯤, 갑자기 그녀가 하산하겠다고 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시비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해도 이상하지 않겠지만, 나는 금방 알 수 있었다. 등산에 흥미를 잃었다는 의미다.



이렇게 된 시비를 막을 방법은 없었고, 나도 그 말에 따르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그 결과,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진흙투성이가 된 채로 험한 산길을 내려왔다.



비와 진흙을 뒤집어쓰고 돌아오는 길조차 즐거워하던 시비가 다음 행선지로 선택한 곳은 그녀의 집 근처에 있는 번화가였다.



폭우 때문인지 평소보다 사람들의 왕래가 뜸하지만, 그 와중에도 우산도 쓰지 않고 걷는 우리는 꽤나 눈에 띄었다.



"....그래서? 시비는 여기서 뭘 하고 싶어?"



"음... 잘 모르겠어."



"응?"



"뭘 하고 싶었는지 잊어버렸어, 일단 산에 싫증이 난 건 확실한데."



"뭐야, 그게..."



"하지만 뭐, 목적이 없다면 없어도 괜찮지 않을까? 네가 함께 있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 같고."



"...일단 이대로 젖어 있으면 감기에 걸릴 거야. 우산이라도 사 올 테니까 기다려줘."



"이 타이밍에 사러 가는 건... 아, 혹시 부끄러워서 그러는 거야?"



"....그런 거 아니야."



"역시 부끄러워하는 것 같네♪"



"...."



놀리는 듯한 시비의 목소리를 뒤로 하고, 바로 근처에 있는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비의 말에 가슴이 두근거린 건 비밀이다. 물론, 그녀에게 이미 들켰을지도 모르지만.






=====






몇 분 후...



"감사함다~"



"오래 기다렸지, 시비... 어라, 거기서 뭐 하고 있어?"



편의점 직원의 의욕이 없어 보이는 목소리를 뒤로하고 편의점을 나왔는데, 시비가 보이지 않았다.



또 다시 변덕을 부리며 어디로 갔나 싶었는데, 그리 멀리 가지는 않았다.



폭우로 인해 시야가 흐려진 뒤편. 빛을 발하는 커다란 쇼케이스 같은 물건 앞에 있었다.



"어이~ 시비."



"...."



"어라, 시비?"



"....."



말을 걸며 다가갔지만, 반응이 없다. 들리지 않는 걸까, 아니면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눈 앞에 있는 무언가에 정신이 팔려 있는 걸까.



오래 알고 지냈지만 그녀가 좋아하는 것이라고는 비와 가부키밖에 몰랐기 때문에 후자라면 무척 관심이 생길 것 같다.



끓어오르는 호기심을 억누르고, 시비의 머리 위에 우산을 씌워주며 그녀 옆에 섰다.



"아, 트레이너. 언제부터 있었어?"



"방금 왔어. 그보다 꽤 집중하고 있던 데 뭘 보고 있었어?"



"이거."



"....이건, 웨딩 드레스?"



시비가 가리키는 곳. 커다란 쇼케이스 안에 있던 것은 순백의 웨딩 드레스였다. 아무래도 이곳은 결혼용품 관련 가게인 것 같다.



드레스를 입은 마네킹 옆에는 턱시도를 입은 마네킹도 있었는데, 옷차림만 봐도 신랑신부임이 분명하다. 신랑의 팔꿈치 안쪽에 신부의 손이 부드럽게 얽혀 있는 것이 그 분위기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



다만, 신랑은 그렇다 치더라도 신부 마네킹은 조금 특이하다.



"이거, 분명 우마무스메 신부용 드레스야... 봐, 꼬리도 있고."



그렇다, 웨딩 드레스를 걸친 신부의 마네킹은 우마무스메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면 헤드 드레스 안에 작은 우마미미가 있고, 잘 보이지는 않지만 시비의 말대로 꼬리도 달려 있었다.



반면 신랑 쪽은 평범한 마네킹이다. 당연히 우마미미도 없고 꼬리도 없다.



...즉 이것은 인간과 우마무스메의 결혼이라는 설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 그렇다면 시비가 관심을 보이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인간과 우마무스메의 결혼이라니... 아빠, 엄마도 이랬을까."



"...그랬을지도."



"웨딩 드레스... 뭔가, 좀 괜찮을지도."



"어?"



시비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는 납득이 갔지만, 그 뒤에 나온 말에는 조금 놀랐다.



"뭐야, 그 의외라는 듯한 반응은?"



"아니, 왜냐면 시비가 웨딩 드레스에 관심을 보일 줄 몰랐거든."



"나도 일단 여자니까 이런 걸 실제로 보면 동경심이 생기네. 게다가 엄마도 입었다고 생각하니까 괜히."



"....그래?"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너나 루돌프가 말하기 전까지는 승부복에 대해서도 관심 없었고, 특별한 사람이 생겼을 때의 일 같은 건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단언하고 있었으니까."



"뭔가, 미안해지네."



"트레이너가 사과할 일은 아니야. 옷에 관해서는 지금도 입을 수 있는 거면 뭐든 됐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고, 이것만큼은 좀처럼 고쳐지지 않을 것 같아... 그래도."



"...어?"



그 순간, 시비의 꼬리가 내 다리에 감겼다.



서로 흠뻑 젖어서 닿고 있는 부분이 끈적한 느낌이 들 텐데...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것을 떨쳐버리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특별한 사람이 생겼을 때의 감각이라는 거, 조금은 알 것 같아. 그 사람과의 장래도 조금은 상상이 되고."



"...."



"저기, 트레이너."



"...뭐야?"



"내가 졸업하고, 만약 이걸 입고 싶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거야?"



아주 살짝, 뺨을 주홍색으로 물들인 채 기대와 불안에 찬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시비. 그 표정은 그녀를 담당한 이래로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듯한 표정이었다.



쏟아지는 빗소리에 지지 않도록, 우산 아래에서 그녀와의 거리를 좁히고 답을 내놓았다.



"...그 때는, 내가 제일 먼저 이걸 입은 시비를 볼 거야."










































몇 달 후...



나와 시비가 다시 한 번 이 가게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건 또 다른 이야기.







= 끗 =


토레나 (고자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