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 살ㄹ, 사ㄹ..!!"


"유감, 바이바이."


문이 닫히고, 험하게 짖어대던 비명소리가 젖어든다.


"...!..!, .. .."


생명이 꿈틀댄다, 발악한다, 이내, 멈춘다.


소녀는, 우마무스메는, 너머에서 꺼져간 무언가를 경멸하듯, 무심한 표정으로 바라보다 눈을 감는다.


소녀는, 피곤한듯, 이마에 손을 올리고 약간의 침음소리를 내더니, 다시 눈을 뜬다.


"수고했어, 아저씨들."


소녀는 치하한다.


"최근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말이지, 오랜만의 평화도 이제 끝인걸까?"


그림자가 무언가 말하는듯 꿈틀댄다.


"하하, 그래도 작년 신학기에는 다 괜찮았었는데.. 우마무스메도, 트레이너들도 말이야."


소녀의 말대로, 트레센은 이번 년도의 학기를 시작한지 한달이 막 넘어가는 사점이었다.


"불순물이.. 꽤 들어왔나봐? 이사장이 직접 연락했다는 것부터 살짝 불안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소녀는 손에 들려져있는 무언가가 적혀진 종이를 본다.


트레센에서 사용되는 공문이 아닌, 필기체로 적혀져있는 약간 조잡한 문서.


"간이 아주 배 밖으로 나왔어, 우마무스메가 무슨 자지달리면 다 좋아하는 걸레년들로 보였나?"


"트레센이 아무리 치외법권이라 하더라도.. 이건 도를 넘었지. 명백한 거부의사를 밝혔는데도 강행이라."


소녀의 말에 그림자가 무언가 꿈틀대자, 소녀는 퍽 우스운듯 앞머리를 뒤로 넘기머 웃었다.


"하하핫, 그건 맞는 말 아니야?"


그림자가 발끈한듯 다시한번 꿈틀대자, 소녀는 자조섞인 웃음과 함께 그림자를 응시했다.


"아저씨, 트레센은 무한경쟁이야. 알고있겠지만. 도태되는 우마무스메들은 전과라는 명목으로 레이스에서 배제되지.

그리고 나는 지금도 열심히 꿈을 위해 달리는 그런 우마무스메들을 이길 수 없어."


그림자는 약간 덜 꿈틀댔다.


"..나도 노력은 했지만, 뭐, 아쉬운거지."


소녀는 움켜쥔 주먹을 약간 부들대며 말을 이어나갔다."


"나는 비겁하게 남아있는거야, 그저 모두를 즐겁게, 행복하게, 그런 종류의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는 명목으로."


"..레이스가 즐겁지 않다는 말은 하지 않을게, 뭐, 매일같이 최후미에서 들어오며 즐겁다는 표정을 짓는건 꽤나 어려운 일이지만."


그림자는 미동이 없었다.


소녀는 방에 고요히 서있는 그림자'들'을 쳐다보았다..


"그러니까 아저씨들도 그런 표정 짓지마, 나도 나름 꽤 이런 트레센에 만족하고 있다고? 마을 주민분들과도 이젠 완전 친해졌고?"


소녀는 서류철을 뒤로 넘겼다.


"음, 학기 초라 별로 없는 것 같네. 오늘은 여기까지."

"새 트레이너를 뽑을 이사장은 꽤 골치겠어, '증발'을 처리하는 건 내가 아니니까 뭐, 상관은 없다만."


소녀는 의자에서 일어나 출구로 보이는 무언가를 향하며 말했다.


"다음부터는 꽤나 바쁠꺼야? 아저씨들도 가족들이랑 열심히 시간 보내둬."


소녀가 말을 마치고, 방을 떠나자, 꿈틀대던 그림자도 서서히 사라지고, 이내 방은 정적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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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트레센은 여전히 시끌벅적했다.


적응한 신입생들, 그러지 못한 신입생들, 트레이너를 구한 우마무스메, 그러지 못한 우마무스메.


소녀는 트레센 깊은 곳으로부터 나와 한창 트레이닝 중이라 아무도 없는 고요한 복도를 걸어가며 밖을 감상했다.


소녀는 아무도 없는 아무 교실 중 하나를 들어가 시간응 잠깐 확인하곤 트랙 쪽으로 향하였다.


소녀는 고요히, 우마무스메를 쳐다보며 걸어가다, 모퉁이를 돌아서 저 복도 멀리 끝에 걸어오는 누군가릉 보았다.



"앗! 트레이너다! 트레이너!!"


소녀는, 하루 우라라는 트레이닝 목록을 보느라 열중한 그녀의 트레이너에게 달려나갔다.


트레이너는 갑작스러운 돌진을 예상하지 못한 듯 약간 놀랐지만, 이내 웃으며 우라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녀를 반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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