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umamusume/103189805

(이전화)




=====




※ 사고 현장을 다룬 부분이 나오니 트라우마가 있으신 분들은 주의




눈 뜨기 힘들 정도로 짙은 매연




건물이 무너져 가는 소리




코를 찌르는 역한 냄새




입안 가득한 먼지와 갈증




숨 쉴 수 없는 열기와 타 들어가는 듯한 피부




내 몸에서 흐르는 검붉은 액체의 끈적임




조금도 미동 하지 않는 나의 몸




내 모든 신경,본능,느낌이 말하고 있다




난 여기서 죽는다




팬 분들과 직원 분들은 무사 하시려나 그래야 하는데...




메지로 관계자 분들도 몇 분 왔다 던데 별 일 없었으면...




형들이랑 스태프들은 대피 하셨겠지




" 잠깐만요!! 저 안에 아직 사람 있다구요!!! "




" 안됩니다 너무 위험합니다 지금도 2차 폭발 및 붕괴가 예상 되니 빨리 대피하세요!! "




" 내...내가 꺼내올게요!!! 나 우마무스메니까 당신들보다 훨씬 힘도 세고 발도 빨라!! 




현재 우마무스메들 사이에서도 내가 제일 튼튼하고 빠르다고 그러니까 차라리 내가!!!! "




" 안됩니다 지금 들어가시는건 자살 행위에요!!! 




이미 건물 전체에 불이 안 붙은 곳이 없습니다




게다가 그 분이 계시던 대기실은 이미..."




" 아니야...아니야아니야아니야아니야아니야!!!!!!




그 녀석이....그 녀석이 죽을리 없잖아!!!! 얼마나...얼마나 착한 녀석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리 없어!!! 그래서도 안돼!!!




그 녀석이 죽는다면....진짜...죽게 된다면..."




" 뭐해 빨리 미노루 씨 안 옮기고!!! "




" 이거 놔!!! 놓으라고!!!!! 내 친구란 말이야!!!!




나 가장 힘들때 곁에 있어준 친구라구요!!!!




제발 놔주세요 제발!!!!!!




싫어...싫다고...트레이너 님에 이어...이제....두 번 다시 잃는건 싫어!!!! 




제발...제발!!! 제바아아아아아알!!!!!!!!! "




이 목소리는 미노루 인가 목소리 작아지는거 보니 끌려가는가 보네




또 상처를 줘버렸네 진짜 미안하다




미안해요 봉현이형....약속 못 지켰




" 주접 떨지 말고 일어나 등신아 




쿨럭 어우 연기 진짜...장난 아니네 "




뭐지...갈 때 다 되니 환각이라고 보이는 건가




" 어우 피 냄새...일단 흣....이 옷으로 막는다 아파도 참아라 




어우 진짜 이 엿 같은 지옥에서 빨리 나가자 빨리 가서 병원 들르고 소주에 대패 나 조지자




보니까 여기서 삼십 분 거리에 있는 한식집 맛있다더라 "




아....죽기 전 환영 비스무리 그런 건가 너무하네 운명이란 놈도...




우지끈




=====




낯선 천장인데...여기가 천국인가




생각보다 알코올 냄새 많이 나는 곳이네




".....어....어어....어어어!!???




환자 깨어났습니다!!!! 방금 의식을 회복 했습니다!!!! "




" 환자분 괜찮으십니까? 이거 몇 개로 보이세요? "

 



말이 안 나온다 애초에 그럴 힘도 없다




뭐야...아주 안 멀쩡한 곳이 없네...온 몸이 붕대로 포장 됐어...




그래도 저기 티비는 잘 보이긴 하네...




속보 대재앙의 메지로 스타디움




인기 K pop 밴드 NOION 투어 중 일어난 대참사




범인은 스토커 A씨 몰래 전기시설실 까지 숨어 들어간후 방화 일으켜...




부검 결과 A씨는 방화 직후 일어난 폭발에 의해 불이 전신에 옮겨 붙어 사망




현재 NOION의 멤버들은 인근 병원 으로 이송




멤버들 중 유일하게 일반 병실로 옮겨진 엔도 노리오(24) 제발 막내 살려달라 의사에게 빌다 실신...




공연 관람 중이던 메지로 아사마 메지로 라모누 메지로 아르당은 약간의 찰과상만...




토키노 미노루 현장에서 이성을 잃어 안정제 투입후 입원 치료




NOION 의 리더 하봉현(29), 소방대원과 경찰의 만류에도




그룹의 막내이자 원년멤버 은신우(18)을 구하기 위해 현장에 뛰어 들어가...




.....지랄 하지마...아니야...왜 형 사진이




" 이런...환자분이 갑자기 발작을 일으킵니다!!! "




" 빨리 안정제 투입 시켜 그 몸 상태로 날뛰다간...! "




이거 놔 나 그냥 죽어버릴라니까




빨리 죽어서 지금 요단강 건너려는 



그 멍청한 형 끄집어 내고 내가 건널거니까!!!!




=====




" 하아...하아...하아...빌어먹을..."




오전 1시 경 트레이너의 비밀 숙소




식은 땀으로 온 몸이 잔뜩 젖은 채 화들짝 놀라 깨어나는 트레이너




" 하아...뭐냐고 진짜...나 좀 그만 괴롭혀라...




근 3 년 간 한 번도 안 이러다가 최근에 왜 자꾸 이러는 거야 "




한숨을 푹 쉬다 얼마 전 들은 자신의 환청이자 죄책감의 구현이 떠들어댄




내용을 떠올린 후 쓴 웃음을 짓는 트레이너




" 루돌프랑 대화 해서...내가 그거 때문에 행복하니 바로 이렇게 참 교육 해버린건가




 빨리 루돌프 곁을 떠나라고 고문이라도 하는거냐고 진짜..."




소파에서 일어나 방의 불을 킨 후 냉장고를 열어 물과 함께 약을 꺼내 털어 먹는 트레이너




"....허어....후우....잠은 글렀네 이 상태로 또 자다간 그 꿈을 이어서 꿀거 같아 "




겉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가는 트레이너




당연히 학생들은 물론 직원들까지 아무도 없어 되려 을씨년한 분위기의 트레센 



 

어쩌피 잠 자는것도 포기 했으니 별 생각없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 이건...세트장인가 이번에도 또 뭔가 엄청난걸 준비중인가 보네 오페라 오는...




오븐 설치까지 본격적이네 게다가 1mm의 오차도 없는 구조물들...플래시 베이커리 구나 저번에 바움쿠헨 맛있었는데




이건...카드랑...거대 수조...아 마술 도구 구나 후지 키세키가 준비한 부스 인가 보네 




이건...저번에 그...고루시 아직도 포기 안했나 걔도 진짜 특이하다




이건 라디오 세트장 같은데 아 팔코가 진행하는 그거 구나 이번에 야외 라이브 하나 보네 "




어느덧 감사제를 준비 중인 곳 까지 흘러 들어와 부스들을 기웃거리며 구경하는 트레이너




" 다들 열심히 준비 중이네 이거 괜히 내가 뿌듯해 지는걸 




우리 루나도...뭐 워낙 스케줄 바쁘니 부스 준비는 못 하더라도 이번 감사제 만큼은 좀 즐기면 좋겠네 "




그 와중에도 루돌프를 떠올리며 한참을 산책하다 우연히 우마무스메들의 기숙사 근처까지 온 트레이너




" 여기서 부터는 출입 금지 였지 참...괜히 경비 아저씨 한테 걸리면 복잡해지니..."




그때 자신의 목 뒤에서 느껴지는 서늘함에 돌아보지 못하고 그대로 굳어버리는 트레이너




"....누굽니까 당신 "




최대한 침착하게 말을 건 후 대답이 없자 저항 의지가 없다는걸 보여주기 위해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린다




" 이 시간에 돌아다니는거 보면 학생들은 아닐테고...선생님들이나 직원은 더 더욱 아닐터...애초에 이 시간에 이 트레센에 있는건




야간 경비 그리고 나 뿐일테니 외부인이라고 봐도 되겠습니까 "




" 후...정말 시시하네요 뭐 이리 사람이 무미건조 한지 "




"....메지로 라모누? "




낮익은 차분하고 우아한 목소리에 경계심을 풀고 뒤를 돌아보는 트레이너




재색을 겸비한 메지로 가의 지보 




모두를 사로잡는 미모와 요염함 그리고 레이스를 향한 불타는 정열




다름 아닌 메지로 라모누의 모습을 보고 방금 전 보다 더 굳어 버린다




" 오랜만...이라고 해야 할까요 심볼리 루돌프의 트레이너..."




"....."




" 어머...방금까지 유창하게 말 하시던 분이 왜 갑자기 꿀 먹은 벙어리가 되셨을까? "




" 통금 시간 아닙니까? 메지로 라모누 양 "




" 내가 그런 시시한 규율에 얽메이는 사람으로 보인걸까? 트레이너님 "




" 뭐 저도 피차일반이니 별 말은 안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 잠깐 기다려 "




항상 차분하다 못해 냉랭 하다고 까지 평가 받은 그녀답지 않게 자리를 떠나려는 트레이너의 손을 잡는다




"......"




" 상상도 못했어 설마 당신이...이 곳에 그것도 그 황제 심볼리 루돌프의 트레이너 일거라고는..."




"...레이스 말고는 눈에 뵈는 거 없는 당신이 나 같은걸 기억하고 있다니 "




"....잊을리가 없잖아 그 날...당신이 우릴 구했으니까 "




" 그만 "




평상시 라모누 이상의 냉랭한 표정을 지으며 라모누의 말을 끊는 트레이너




하지만 조금도 아랑곳 하지 않고 이어서 말을 하는 라모누




" 우마스타...평소엔 신경 쓴 적도 없고 관심도 없었지만...아르당이 갑자기 급하게 날 부르더니




영상을 하나 보여줬어 그 피아노 연주...비록 얼굴도 제대로 안 나오긴 했지만 뭐 그래서 알게 된거야




딱 한 번 그 날 들은게 다지만 꽤 정열적인 연주 였으니까 "




" 그만하시죠 메지로 라모누 더 이상 얘기 하고 싶지 않습니다 




시간이 늦었습니다 당신 또 아침 부터 레이스 준비 해야 할텐데 컨디션 관리를 위해 이만 돌아가시죠"




".....후.....정말 시시해 졌네 당신...."




말을 마친 후 빠르게 돌아가는 트레이너와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라모누, 그때 무언가 잊은게 있는지 뒤돌아 라모누를 쳐다보는 트레이너




" 딱 한 번만 말할테니 잘 들어 난 너희를 조금도 원망 하지 않아 이건 진심이야 "




" 지금....뭐라고? "




" 설령 이렇게 될거란걸 안 상태로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 해도 난 결국 같은 선택을 하겠지 




그리고 그 선택이 옳았다는걸 너희 할머님과 너 그리고 네 여동생은 증명해 주고 있잖아




다만 아직...너의 얼굴을 보면 어쩔수 없이 반사적으로 그 지옥 같았던 열기 감촉 악취 굉음이 떠올라...그래서 피하는 거야




아까 함부로 말 한건 사과 할게 그럼..."




트레이너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는 라모누를 뒤로 한 채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트레이너




"....시시해...정말로...차라리...우리메지로 가문을 원망 하는게 당신 입장에서도 편안할 텐데




대비 하지 못한걸 탓하고 방화 시스템이 잘 안된걸 탓하고...그렇게 하는게 더 나았을텐데...




아직까지도 어떻게든 혼자 짊어지고 계속 발버둥 칠줄이야 정말 시시하고...슬픈 사람..."




=====




해가 뜬 오전 10시 무렵




각자 맡은 업무를 하거나 수업을 듣는다거나 트레이닝을 하는 둥 본인의 일정 대로 움직이는 시간




현역 은퇴+졸업을 앞둔 우마무스메들은 적당히 수업만 들으면 어느 정도 자유롭게 풀어주는 분위기의 트레센 이지만




현역 때 보다 조금 더 자고 스케줄이 많이 줄어 들었다 고는 해도 여전히 상당히 많은 일들을 




서포트 해주러 온 에어 그루브와 오늘은 왠일로 모습을 드러낸 브라이언의 도움 아래 능숙하게 처리한 후




조만간 있을 팬 감사제를 위해 오늘도 학생회실에서 열심히 서류 작업 및 검토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는 루돌프




" 흐으으...좋아 오늘은 이걸로 끝! 다들 정말 수고 많았어 "




" 수고 많으셨습니다 회장 "




" 그나저나 의외로군 브라이언 별 기대 없었는데 설마 와줄 줄이야 "




" 뭐 나도 가끔은 이런 날이 있어야지 "




" 후후후 고마워 브라이언 "




그때 조용히 노크를 한 뒤 천천히 문을 열고 들어오는 미스터 시비와 토카이 테이오




" 요 좋은 아침 루돌프 "




" 회장 안녕! 어? 에어 그루브랑 브라이언도 있네? "




" 오랜만이네 테이오 시비도 아침 부터 어쩐 일이야? "




" 시비가 회장 한테 줄거 있다고 그래서 같이 따라왔지! "




" 흠...뭐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에어 그루브와 브라이언 이라면 상관 없겠지 "




자리에 앉고 무언갈 꺼내는 미스터 시비




" 이건...USB? "




" 아는 지인 한테 부탁해서 빼온 정보들이야 불법적인거 아니니까 안심하라고




오히려 너무 쉬웠어 네 트레이너 분이 워낙 유명하셔서..."




" 그게 무슨 소리야? "




" 아 그래 저 두 사람 한테는 간단하게 설명해 줘야겠네 테이오 한테는 이미 말했거든 "




얼마전 있었던 일들을 간단하게 설명해주는 시비




" 그 이른 아침 부터 루돌프를 위해서라..."




" 회장의 트레이너가 보통 사람이 아닌건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일 줄이야...뭐랄까...조금 부럽네요 회장 " 




" 그때 루돌프 눈 팅팅 부은거 진짜 귀여웠지 "




" 헤에에에 상상이 안돼! "




" 시...시비 쓸데없는 말은...! "




" 하하하 알겠어 루돌프...자 그럼 이제 시작해 볼게




트레센 3대 괴담...킹 메이커...정체불명인 회장의 트레이너가 누군지...




아 조금 충격적일수도 있으니 다들 각오 어느 정도는 하고 들어 나도 처음에 많이 놀랐었으니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