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머리 위를 지나 조금 기울어진 한낮의 시간. 트레센의 어느 트레이닝용 트랙.

"...! ...!"

연한 갈색빛의 머리칼을 가진 우마무스메 소녀 하나가 거친 숨을 연신 몰아 내쉬며 트랙을 내달리고 있었다.


한여름은 아니더라도, 이제 막 여름의 초입에 들어선 때. 뜨겁고 따가울 햇볕은 그런 우마무스메를 향해 거침없이 내리쬐며, 그 가녀린 몸을 뜨거운 열기로 사정없이 달구고 있었다.

"...!"

그런 뜨거운 열기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방책인 걸까. 


우마무스메 소녀는 본디 자신이 트레이닝 중일 때 착용하던 트레센의 공통적인 체육복이 아니라, 왼쪽 귀에 장식을 단 우마무스메들이 레이스에 출주할 때 착용하곤 하던 부르마와 짧은 티셔츠를 착용한 가벼운 옷차림을 한 채로 내달리고 있었다.

"...! ...!"

그럼에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궁여지책에 불과한 방법. 

받아내는 열기를 빨리 배출해 낼 수는 있어도, 결국 어느 정도의 열기는 몸으로 고스란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본래 입던 체육복보다는 나았겠으나, 어디까지나 그 옷차림에도 한계는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처럼.

"--!"

...그 부르마와 흰 티셔츠는, 그 우마무스메 소녀가 흘렸을 땀으로 푹 젖어가며 옅은 김을 피워 올리고 있었다. 


본디 땀을 흘리는 것을 상정하고 만들어진 옷이었던지라, 그 옷 자체에 별 탈이 일어나거나 하는 일은 없을 터였다.

그러나, 그 옷을 푹 적신 땀으로 인하여, 본래도 사뭇 관능적이라 할만하였던 우마무스메 소녀의 몸매가, 달리면서 격한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언뜻언뜻 그 싱그러운 속살을 비추듯이 내보이고 있었다.

얇고 짧은 흰 티셔츠와 부르마 밖으로 튀어나온 팔다리의 하얀 살, 그리고 그런 하얀 살보다 더욱 하얗고 뽀얀 옷 너머의 속살, 그리고 무척이나 소중하고 또한 풍만한 부위를 가리고 있는 귀여우나 여러모로 관능적인 마유통 가리개까지.

분명 우마무스메 소녀가 보이는 모습은 그저 제 본분을 다해 내달리며 트레이닝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었을 터지만, 그런 모습은 숱한 남성들에게 있어서는 정욕을 불러일으킬 만한 모습이기도 하였다.


그런 모습으로 달리던 우마무스메 소녀는, 이미 몇 번이고 돌고 돌았던 트랙을 달리다가 돌연 속도를 천천히 줄이더니. 

"...후으..."

이윽고 격해졌던 숨을 진정시키려는 듯이 길게 내쉬며, 트레이너로 보이는 남성 앞에 멈춰 섰다.


그렇게 멈춰 선 우마무스메 소녀에게, 그 앞에 선 트레이너로 보이던 남성이 말한다.

"...고생했어-"

이 땡볕에 달리는 고생을 무척이나 이해한다는 어투로-

"-다이아. 오늘 트레이닝은 여기까지만 하자."

-우마무스메 소녀를 그 소녀가 가진 이름을 줄여 만든 애칭으로 부르면서, 트레이닝의 종료를 알린다.


이윽고, 그렇게 애칭으로 불린 우마무스메 소녀,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흐으..."

-다시금 숨을 내쉬고, 들이쉬며 숨을 고르더니.

"..트레이너 선생님도, 수고하셨습니다!"

라며, 그 열기와 피로가 채 가시지도 않은 얼굴로 한껏 밝은 웃음을 지어 보이며 제 트레이너에게 그리 말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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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흠흠흠~♪"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아까 한껏 지어 보였던 웃음을 그대로 그 얼굴에 품은 채. 제 트레이너를 뒤따르듯이 걷고 있다.

땡볕 아래의 트레이닝이 고생스러웠을 텐데도, 입고 있는 옷이 땀에 절어서 불편할 텐데도, 무언가의 노래를 부르는 듯이 콧소리도 살짝 지어내는 것을 보아하니, 퍽이나 즐거운 모양새였다.


언뜻 보면 무척이나 힘들어해야 할 것 같은 사토노 다이아몬드가 그리 즐거울 만한 이유는 한가지가 아닌 두 가지로 나뉘어 있었다.


첫 번째는 무척 당연한 이유였다.

물론 트레이닝은 고생스러웠으나, 어디까지나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하게 된 것. 더군다나 고생스러웠어도 이제는 쉴 일만 남았으니 굳이 힘들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쌓인 피로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한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한껏 웃으며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그녀의 단짝에게 배워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이유는 첫 번째와는 사뭇 다른 이유였다.

[트레이너 선생님이, 자신과 시선을 마주치는 것을 피했다] 라는 그러한 이유.

본디 [트레이너와 그 담당 우마무스메가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아니한다.] 라고 하는 것은 그 관계가 불안정하고 불길하다는 뜻을 내포한다고 받아들여도 좋은 일이겠지만, 작금의 사토노 다이아몬드에게는 달랐다.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자신의 트레이너 선생님이 자신과 시선을 마주치는 것을 피한 이유를 분명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후후후..."

그 이유를 생각하듯,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콧노래를 살짝 멈추고 자신에게만 들릴만한 옅은 웃음소리를 내었다.


사토노 다이아몬드의 트레이너가 자신의 담당마와 시선을 마주치길 피한 이유, 그것은...

'트레이너 선생님... 또 내 몸을 보고...♥'

그것은, 그 자신의 담당마에게 정욕을 느끼고 그러한 사실에 스스로 죄책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제 트레이너의 그러한 마음을 알아채는 것은, 어린 티를 확연히 벗어가는 사토노 다이아몬드에게 있어서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여성은 남성이 제 몸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눈치챈다.] 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해서 제 트레이너의 시선이 자신의 트레이닝과 상관 없이, 또는 있을지라도 묘한 곳에 간다는 것. 그것은 우마무스메의 예민한 감각을 지닌 사토노 다이아몬드에게 있어서, 눈치채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으음, 트레이너 선생님이 왜 이러시는 거지..?'

물론, 눈치내는 것은 쉬웠어도. 본격화를 막 맞이했던 시기였던지라, 그것이 왜 그러는 것인지 이해하는 것은 힘들었다.

남성과 여성이 만나 아기를 만들고 한다는 기초적인 성지식은 있을지언정, 그 언뜻 배운 지식을 그 몸과 머리로 직접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사토노 다이아몬드에게는 아직 먼 일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학교 차원에서 실시되는 성교육이라던가. 

동급생이나 상급생과 이야기를 하며 알게되는 무언가라던가. 

TV와 같은 언론매체 등에서 얻게되는 지식이라던가.


'...트레이너 선생님이, 나를...?' 

마침내, 사토노 다이아몬드에게 제 트레이너가 자신에게 품은 그것, 남성의 정욕을 이해하게 만드는 것에 성공했다.

더불어, 자신이 가진 몸이 아직 어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남성의 정욕을 자극하는 무언가인지도 말이다.


그래서, 사토노 다이아몬드가 무엇을 하기로 마음먹었을까?

'...그렇다면...' 

제 트레이너가 자신을 그런 시선과 정욕을 품은 채로 보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마음먹었을까?











물론, 아니었다. 

'트레이너 선생님이... 다이아를 더 좋아하도록 만들어야지!' 


사토노 다이아몬드가 간직하고 있던 어리디어린 순수한 마음.

그리고 그 어린 티를 벗어가고 남성에 관심을 가지고 싶어지게 만드는 사춘기, 본격화라는 시기.

그리고 그 자신의 트레이너를 향해 가지고 있던 호감과 존경심과도 같은 마음이 합쳐진 결과로... 


오히려, '트레이너 선생님의 정욕을 더욱 자극해서 더더욱 자신을 좋아하고 또한 빠져들게 만들겠다.'는, 그런 마음을 품게 되어버린 것이었다. 

너무나도 순수하고, 또한 너무나도 본능적이기도 한, 사토노 다이아몬드의 마음이었다.

그것이, 사토노 다이아몬드에게 있어서 [트레이너 선생님이 자신과 시선을 마주치기를 피했다.] 라는 사실을 즐겁고 행복한 것으로 만든 것이었다.

제 트레이너가 자신에게 느끼는 정욕과 죄책감이 커질수록, 그만큼 트레이너가 사토노 다이아몬드라는 보석에 대한 사랑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물론 사토노 다이아몬드의 트레이너가, 처음부터 그 자신의 담당마에게 정욕을 느끼거나 했음은 아니었을 터였다.

어디까지나, 사토노 다이아몬드가 제 몸으로 향하는 트레이너의 시선이라던가 그러한 마음을 느낀 것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일이기도 하고. 

트레이너의 사람 됨됨이나 하는 것은 사토노 다이아몬드 말고도 다른 주변인들 여럿이 알고 보증할 만하다고 하는 것이었기에.


트레이너의 정욕이 사토노 다이아몬드에게 향하는 이유는, 사토노 다이아몬드가 어리기 때문이라고 하는 인면수심의 악마적인 무언가는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트레이너가 사토노 다이아몬드에게 정욕을 품게 되어버린 것은 '어리기 때문'이 아니다. 


'그러한 정욕을 품거나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그 트레이너 스스로 되뇌이고 또 되뇌이고 하고 있음에도.

사토노 다이아몬드가 가진, 아직 어리면서도 웬만한 성인보다도 관능적이면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달아오르는 그 육감적인 몸이, 그 몸을 거진 매일매일 마주해야하는 트레이너의 정욕에 불을 지핀 까닭이었다.


또한, 사토노 다이아몬드의 트레이너가 정욕을 쉽사리 끊을 수 없는 이유는 더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그러한 트레이너의 정욕을 인식한 사토노 다이아몬드의 행동이, 더더욱 트레이너의 정욕을 자극시키려는 무언가로 변해갔기 때문이었다.


'후후...이 부르마, 역시 효과가 좋네요~'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듯이 생각했다.


사실, 오늘 더위 대책으로 입었던 부르마는 그 트레이너가 제의했던 것이 아니었다.

애초에, 본래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왼쪽이 아닌 오른쪽의 귀에 장식을 다는 우마무스메. 왼쪽 귀에 장식을 다는 우마무스메들이 가진 부르마가 있을리 없다. 


'미리 몰래 사두길 잘했어요~'

지금 사토노 다이아몬드가 입고 있는 부르마는, 오늘의 일을 미리 계획하고 사두었던 개인적인 물품. 

더위 때문에 외부에서 하는 트레이닝은 최대한 피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트레센을 다니는 우마무스메의 본분은 달리는 것이다. 결국 트랙으로 나서서 땀을 흘려야 하는 날은 찾아오니, 그날을 기약하며 준비했던 사토노 다이아몬드의 부르마.


'더워도 트레이닝 계획상 변경할 수는 없는 일이라서... 미안해.' 

라고 말하며 미안해하는 제 트레이너에게-

'괜찮아요. 트레이너 선생님. 미리 준비한 게 있었거든요!' 

-라며 자신이 사왔던 부르마를 이것만 입으면 괜찮다는 표정으로 들이미는 사토노 다이아몬드의 제안은, 거절하기 쉽지 않은 것이었을 터였다.


사토노 다이아몬드의 부르마 계획은, 그렇게 보기 좋게 성공했다.

아까 슬쩍 보았던 트레이너 선생님의 얼굴은, 무척이나 빨갛게 달아오른 채로 제 담당마의 시선을 피하면서도 흔들리는 눈이 보였기 때문에, 분명하디 분명한 대성공이라 할만하였다.


"....♬"

오늘의 트레이닝에 대한 피드백과 이후 트레이닝 계획이라던가 하는 일을 이유로 트레이너 룸으로 향하는 두 사람의 걸음도 그것을 확실히 느끼게 하였다.

트레이너가 사토노 다이아몬드의 시선을 피하던 평소라고 할지라도 서로 나란히 걸으며 무언가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걷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었건만. 어째서인지 트레이너가 앞장서서 홀로 걸으며, 무언가의 말도 따로 하지 않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뒤편으로 보이는 트레이너의 귓가는 가려서 보이지 않는 얼굴 대신 빨갛게 달아오른 것이 보여서, 아까의 달아오른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여전하다는 것을 사토노 다이아몬드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후훗-♥ 트레이너 선생님... 귀여워...♥'

어느덧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제 트레이너에게 귀엽다는 감정까지 느끼고 있었다. 

제 장난감처럼 마음대로 휘둘리고, 또한 자신이 바라는 방향으로의 반응을 보여주는 트레이너에게, 사토노 다이아몬드가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유감스럽게도 당연한 일이었을 터다.



그렇게 걷던 두 사람이 이내 도착한 트레이너 룸.

길가다가 마주치는 다른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한껏 달아오른 트레이너의 얼굴 탓에 사토노 다이아몬드가 바라지 않는 방향으로 트레이너가 곤란에 빠졌을 터였지만. 

"...들어가자. 다이아."

"네에~"

다행스럽게도 그러한 일은 없이, 한 명의 트레이너와 또 한 명의 담당마는 자신들의 트레이너 룸 앞에 멈춰섰다.


"...음..."

자신의 트레이너 룸에 먼저 들어서는 트레이너는 제 담당마에게 말 두마디를 하고 문을 열더니, 이내 다시 입을 닫기로 결의한 듯 침음성과도 같은 소리를 내며 들어섰다. 

그리고 그런 트레이너의 뒤를 뒤따라 트레이너 룸으로 들어가려던 다이아--




-였지만. 문득 사토노 다이아몬드에게는 갑작스러운 무언가의 생각이 들었다.

'...으음~?'

오늘의 트레이닝은 이제 끝났고, 트레이너 룸에서의 트레이닝 피드백과 이후 트레이닝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고작 몇 분도 안 되어 끝날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그렇게 끝내기에는 준비했던 부르마에 비한 트레이너의 반응이 너무 아쉽지 않을까. 당분간은 아마 실내 트레이닝일 테니까. 다시 이 부르마를 입고 트레이너 선생님을 놀릴 수 있는 시간은 멀고 짧을 것이라는 생각.

'....'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이내-

'...살짝만, 살짝만 장난쳐도 괜찮겠죠?' 

-라고 생각했다. 


이윽고,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트레이너의 뒤편으로 순식간에 걸음을 옮겨서-

"트레이너 선생님-"

-그렇게, 제 트레이너를 부르며...


살포시, 그리고 동그랗고 조막만 하게 입을 모아. 

"...후우우--"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던, 제 트레이너의 붉디 붉은 귓볼과 귓바퀴를 향해서 입바람을 불어내었다.

어느 정도 자라긴 자랐더라도, 아직 어린 우마무스메인 사토노 다이아몬드와 성인 남성인 트레이너의 신장 차이는 확연했던 터라. 그 귓가의 옆에서 부는 것만큼 직접적인 것은 아니었을지 모르나...


사토노 다이아몬드가 불어낸 입바람은, 분명하게 제 트레이너의 귀에 맞아 들어갔다.


어린아이들이 친구를 놀리려 할 때 하는 장난이자, 언젠가 TV에서 보았던 연인들의 장난이 뒤섞인 그것.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그것을 제 트레이너에게 행한 것이었다.


"----!?"

이내, 부르르 떨며 놀라는 제 트레이너의 모습을 보고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웃음을 터트리려고 했다. 

'장난이에요, 트레이너 님.' 이라고 말하면서.


"후ㅎ--!??"

...그렇지만,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그러지 못했다.

순간적으로 무언가에 붙잡혀 천장과 바닥이 뒤집히는 것처럼 느껴지더니-

'어라--?'

이윽고 내던져지듯이... 아니, 진짜로 내던져졌다는 것을 인식한 사토노 다이아몬드.


"아-?!"

그러한 감각을 느끼고 뒤늦게야 비명을 내지른 사토노 다이아몬드였지만, 자신이 단단한 바닥에 부딪혀 다치고 아플 것이라는 순간의 예상과는 다르게,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푹신한 무언가가 자신을 받아준 것을 느꼈다.

"--아?"

어안이 벙벙한 채로 손으로 그 바닥을 디디고, 옆을 보고 나서야,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자신이 트레이너 룸 소파에 누워있다는 사실은 인식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금 순간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자신이 '장난친' 직후 대뜸 뒤돈은 트레이너가 자신을 잡아 소파에 내던지듯 눕혔다는 사실 또한 인식했다.


'트레이너 선생님이-? 장난이 너무 심했나--'

그렇게 생각이 머릿속에서 이어질 쯤에야, 사토노 다이아몬드의 시야에 트레이너의 얼굴이 들어왔다.

"...에-?!"

지금까지 자신이 보지 못했던, 무섭디 무서우면서도 무언가의 감정이 느껴지는 얼굴로. 

바로, 소파에 누워버린 사토노 다이아몬드의 신체 위로 덮치듯이 깔아뭉개면서 말이다.


"트, 트레이너 선생님-?!"

그 보지 못했던 얼굴이, 그리고 자신이 도망치지 못하게 하는 것처럼 자신의 몸을 깔아뭉개고 있다는 사실이, 사토노 다이아몬드에게 있어서는 무척이나 두려운 무언가였다.

이전의 생각이 '자신의 장난이 너무 심해서 트레이너 선생님이 화났다.'라는 생각에 이어지려던 찰나.


"후으...후으...."

격하게 떨리는 트레이너의 숨결이, 사토노 다이아몬드의 얼굴에 닿았다.

마치, 격한 운동을 하기라도 한 것처럼.

아니면, 무언가의 격렬하고 참지 못할 감정이나 감각에 휘둘리는 것처럼.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제 트레이너의 그런 행동이 '자신의 장난으로 인한 분노.' 라고 잠시 생각했으나...


"...흐윽..."

이내, 트레이너의 얼굴에서 느껴지던 감정을 느끼고 깨달았다.

그것은, 분노나 그러한 것이 아니었다.

분명한, 그리고 엄청난 정욕.

한 남자의 이성을 마비시키고. 하나의 짐승으로 만드는 그러한 것.

지금까지, 다이아가 놀리고 자극시켜온 그것.


정욕이었다. 



"트...트레이너 선생님..? 제.. 제가 잘못했어요..."

제 트레이너의 얼굴에 감도는 그것을 이해하고도,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그저 잘못을 빌면 용서해 주리라는 것이라는 것처럼 용서를 구했다.

그것은, 평소 자신에게 상냥하던 트레이너의 대한 기억과 믿음.

그리고 어린 티를 벗어간다고는 하였으나, 어디까지나는 아직 어린 것에 불과했던 사토노 다이아몬드의 마음이 그렇게 하도록 시킨 행동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트레이너에게는 아무 소용 없는 행동이기도 하였다.

본래라면 무슨 장난이든, 무리한 요구라도, 들어주었을 그런 트레이너였으나.


"으으..."


참고 참던 와중에, 갑작스러운 기습이라고 할만한 행동으로 이성이 끊어져 정욕에 몸을 내맡긴 짐승이 되어버린 트레이너에게는, 아무 소용도 없었다.

지금 사토노 다이아몬드를 덮치고 있는 것은 트레이너가 아닌, 그녀가 만들어낸 정욕의 짐승이라 할만한 것이었기에.


"트레이너 선생님...앗-?"

어쩔 줄을 모르는 어린아이처럼, 그저 계속 용서를 빌려고 하던 사토노 다이아몬드가 갑작스러운 새된 비명을 내질렀다.

제 몸 어딘가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감각. 


그 감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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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레퀴엠...이다.
네가 보고 있는 것은 분명한 '진실'이다.
분명하게 네 능력에 의해 실제로 일어날 '움직임'을 보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일어날 '진실'에 도달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내 앞에 서는 자는 그 어떤 능력을 지녔다 해도 절대로! 나아갈 수 없다.
이것이 『골드 익스피리언스 레퀴엠』!
이 사실은 나를 조종하는 죠르노 죠바나조차도 알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