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산 모음집】


원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0733405


의역 많음! 번역기 사용 양해!






"트레이너한테도 부탁했는데, 안 해줘..."



포켓 씨가 불만을 숨기지 않고 투덜거린 적이 있었다.



트레이너 씨에게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어떤 놀이를 부탁했는데 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놀이가 무엇인지 알고 있는 나로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트레이너는 남자이고, 이성의 입장에서 보면 그 놀이는 꽤나 허들이 높다.



아니, 설령 동성이라고 해도 그 허들은 높을 것이다.

 


...하지만, 자꾸만 호기심이 들끓는다.



즐겁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그런 곳을 신뢰하는 사람이 만지면 어떤 느낌이 들까?



친구는 『한 번 해보면 되잖아.』라고 가볍게 말하지만, 그럴 용기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 호기심은 마음속 깊이 묻어두기로 했다.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앗...!"



"카페 괜찮아!? 미안, 너무 뜨거웠나!?"



어느 날의 트레이너실, 그 날은 트레이너 씨가 커피를 내려주고 있었다.



평소에는 내가 커피를 내리는데, 그가 커피 내리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해서 한 달에 몇 번은 이런 날을 만들고 있다.



아직 기술적으로는 서툴지만, 소박하고 부드러운 맛이 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오늘은 물의 온도를 조금 잘못 맞춘 것 같다.



혀끝이 뜨겁고 따끔거린다. 그래도 이 정도면 그냥 놔둬도 괜찮을 것 같다.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트레이너 씨.



웃으며 그렇게 한 마디만 하면 된다.



그런데 문득, 마가 끼었다.



꿈틀거리는, 마음 속 깊은 곳에 묻어두었던 호기심이 꿈틀거렸다.



마치 지옥의 문을 열려는 악마처럼, 그 충동은 마음의 뚜껑을 강하게 두드렸다.



거친 노크는 가슴으로 전해져 심장 박동이 되어 심장을 크게 떨게 한다.



아... 안 돼... 참아야 해...



나의 마지막 저항을 비웃기라도 하듯, 쿵 하고 등을 떠밀었다.



『...해.』



친구는 부드럽게 중얼거렸다.



"화상... 입었을지도 몰라요."



"그럼 얼음이나 뭐라도...!"



"아뇨... 거기까지는... 그냥 조금 신경 쓰여서..."



"응, 뭐든지 말해줘."



"그럼... 직접 만져서 확인해주실 수 있나요?"



"좋아... 직접 만져서?"



힘차게 고개를 끄덕인 직후 눈을 동그랗게 뜨는 트레이너 씨.



그런 그의 앞에서 나는 혀를 낼름 내밀었다.



포켓 씨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고 한 놀이는 혀 놀이.



낼름 내민 자신의 혀를 다른 사람이 잡아당기거나 비트는 놀이.



그녀가 트레이너에게 부탁해도 해주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나도, 평소 같았으면 이러고 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흐름이라면, 밀어붙일 수 있을 것만 같다.



"카, 카페? 직접 만지라고 해도 나는 모르는데..."



"낼름."



"아니, 낼름거리지 말고, 아무리 그래도 혀를 만지는 건 위생상의 문제..."



"...낼름."



"역시 얼음을 가지고 와서, 보건실로 가는 게..."



"...낼름!"



"...이거 안 하면 안 돼...? 우왓!?"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걸까, 친구가 트레이너 씨의 등을 걷어찼다.



나를 향해 쓰러지는 그의 몸을 부축하고, 그의 얼굴 앞에 혀를 내밀었다.



"....낼름."



"....알았어, 만지면 되는 거지?"



전혀 물러서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 나에게 트레이너 씨는 포기한 듯이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물었다.



나는 그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혀를 내민 채 가만히 그를 쳐다봤다.



그의 검지가 조심스럽게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



슬로우 모션처럼 느려서 답답하다.



어느새 내 혀와 트레이너 씨의 손가락 끝의 거리는 제로가 되고...



그의 검지가 내 혀를 쓰다듬듯 살짝 닿았다.



소름이 돋고,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꼬리와 귀가 곤두섰다.



감촉은 잘 모르겠다.



다만 만져서는 안 되는 곳을 만졌다는 배덕감에 마음이 들뜬다.



트레이너 씨의 조금 딱딱한 손끝이 내 혀를 훑고 지나간다.



나의 까칠까칠한 혀가 트레이너 씨의 손끝을 핥는다.



기분이 좋진 않지만, 나쁘지도 않다.



하지만 어쨌든 그만두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아, 아마 괜찮은 것 같으니까 이제 됐지?"



트레이너 씨의 다급한 목소리.



말도 안 돼, 그만두다니 용납할 수 없다.



"...안... 대여."



"...실화냐."



"...꼬집고... 자바당기고... 비틀고..."



"...꼬집고, 잡아당기고, 비틀고...?"



"녜..."



"...알았어, 그래도 그만했으면 할 때는 바로 말해줘."



트레이너 씨는 조금 낮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면서 검지와 엄지로 내 혀를 꼬집었다.



살짝 강하게 잡아당겨지는 내 혀끝.



잡힌 건 입 안의 일부일 텐데, 온몸을 잡힌 듯한 느낌이 든다.


  

온몸에 묘한 힘이 들어가면서 나도 모르게 몸이 굳어버렸다.



"....잡아당길게."



"네, 녜... 녯!"



트레이너 씨의 손가락이 작은 힘으로 살짝, 살짝, 내 혀를 잡아당긴다.



얼굴이 살짝 돌아갈 정도의 미세한 힘이다.



하지만 나는 낚싯바늘에 걸린 물고기처럼 펄떡거렸다.



그런 꼴사나운 모습의 나를 무표정하게 바라보던 그가 입을 열었다.



"...비틀게."



"녜...! 네에... 햐앗...!?"



살짝 비트는 행위.



그 정도인데도 불구하고 나는 비틀어진 방향에 따라 몸을 비틀어 버렸다.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트레이너 씨의 뜻대로 몸이 멋대로 반응해 버린다.



트레이너 씨의 두 손가락에 내 모든 것이 지배당하고 말았다.



위기감 때문인지 가슴에서 쿵쾅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얼굴이 마그마처럼 끓어오른다.



무섭다.



생사여탈권을 모두 빼앗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무섭다.



입 끝에서 침이 흘러내리는, 한심한 얼굴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무섭다.



무섭다.



저항하려는 기력이 전혀 솟아나지 않는 것이 무섭다.



그것을 나쁜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게... 무엇보다도 무서웠다.



"...!? 끝! 카페! 끝이야! 끝!"



갑자기 트레이너 씨가 정신을 차린 듯 당황하며 내 혀를 놓으려고 하고 있다.



잠깐,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도망치지 마, 놓지 마...!



나는 반사적으로 그의 손목을 잡았다.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그래도 놓을까봐 불안한 마음에 가슴이 답답하다.



아, 놓지 않게 하려면 이렇게 하면 되겠지.



"...하음."



"카, 카페!?"



나는 트레이너 씨의 두 손가락을 덥석 물었다.



그 타이밍에 엄지는 빠져나갔지만, 검지만은 놓치지 않았다.



입술로 꽉 쥐고, 다치지 않게 약하게 깨물고, 혀로 감쌌다.



그리고 그에게 호소하듯 가만히 시선을 보낸다.



이 상태가 굉장히 안심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방금 전의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는 두려움과는 정반대다.



그의 손가락을 입에 물고 있는 것만으로도 심장 박동은 천천히 느려지고, 평온한 기분으로 바뀌어 간다.



맛은 없을 텐데, 달콤한 과자를 먹는 것처럼 입 안 가득 행복감이 퍼져나간다.



"...으응, 츄릅..."



"잠ㄲ...!?"



빨대로 상큼한 과일 주스를 마시듯, 쭈욱쭈욱 빨아들였다.



알록달록한 사탕을 굴리듯 혀끝으로 만지작대고.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머리가 몽롱해져 몽환적인 기분이 든다.

 


"...츄, 으응.... Zzz... Zzz..."



"엑, 잠깐... 자는 건 상관없는데, 손가락은 놔줘...!"



트레이너 씨의 다급한 목소리를 잠꼬대로 삼아, 나의 의식은 꿈의 세계로 떠났다.






=====






그 후 잠에서 깨어난 나는 완전히 불어난 트레이너 씨의 손가락을 보고 머릿속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하얗게 질린 머리는 냉정한 사고를 강요하고, 알고 싶지 않은 현실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트레이너 씨에게 혀를 만지게 하면서 전혀 저항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은 나.



트레이너 씨의 손가락을 빨고, 핥으면서 잠이 들어버린 나.



그 동안 분명 트레이너 씨에게 한심한 얼굴을 드러내고 있었을 나.



얼굴이 뜨거운 열기에 휩싸인다.



분명 지금 내 얼굴은 가을의 단풍보다 더 붉게 물들어 있을 것이다.



내일부터는 어떤 얼굴로 트레이너 씨를 만나야 할까.



오늘 일을 뭐라고 변명해야 좋을까.



어떻게 해야 트레이너 씨에게 한 번 더 해달라고 할 수 있을까.



끝없는 고민이 머릿속에서 회전목마처럼 빙글빙글 돈다.



혀 놀이는 참으로 위험한 놀이다.



나는 생각지도 못했다.



설마 포켓 씨가... 이런 외설적인 놀이를 좋아했을 줄이야.






=====






"요즘 그 애가 부탁을 많이 하는데..."



정글 포켓의 담당 트레이너는 요즘 자주 이런 말을 한다.



그녀가 좋아하는 어떤 놀이를 같이 해달라는 부탁을 자주 받는다고 한다.



놀아주는 정도라면 같이 놀아주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놀이의 내용이 문제다.



이성, 그것도 연하의 여자아이에게 그런 놀이를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가 거절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꾸만 호기심이 들끓는다.



그 놀이가 정말로 재미있는 걸까.



신뢰하는 담당의 그런 곳에 손을 대면 어떻게 될까.



그 아이라면, 부탁을 하면 혹시... 그런 생각을 한순간이라도 하는 내가 싫다.



이 호기심은 평생 마음 깊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그렇게 생각했어야 했는데...



"앗...!"



"카페, 괜찮아!? 미안, 너무 뜨거웠나!?"



그날 나는 트레이너실에서 내 담당 우마무스메인 맨하탄 카페에게 커피를 내려주고 있었다.



그녀를 좀 더 이해하고 싶어서 한 달에 몇 번씩 커피 내리는 법을 배우고 있다.



다만 요즘은 순수하게 그녀를 위해 커피를 내리는 것이 즐거워지고 있다.



그런 익숙함이 방심으로 이어진 것 같다.



오늘은 커피를 내리는 물의 온도를 잘못 맞췄는지 카페는 양손으로 입을 막고 있었다.



입 안에 화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행동과 대응을 시뮬레이션하며 그녀의 말을 기다렸다.



"화상... 입었을지도 몰라요."



"그럼 얼음이나 뭐라도...!"



"아뇨... 거기까지는... 그냥 조금 신경 쓰여서..."



"응, 뭐든지 말해줘."



"그럼... 직접 만져서 확인해주실 수 있나요?"



"좋아... 직접 만져서?"



직접 만져?



뜬금없는 단어에 나도 모르게 되물었다.



말을 내뱉자마자 의미를 이해했다.



만져서 확인해달라고?



아니, 정글 포켓도 아니고 카페가 그런 걸 요구할 리가 없다.



그래, 나는 스스로에게 말하듯 그 가능성을 필사적으로 부정했다.



그 노력은 다름 아닌 카페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다.



그녀는 새빨갛고 조금 긴 혀를 내밀었다.



정글 포켓이 좋아하는 놀이... 혀 놀이.



자신에게는 절대로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그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났다.



가슴 한구석에 숨겨두었던 호기심이 격렬하게 심장을 흔들어댄다.



잠깐, 진정해, 그냥 트레이너에 불과한 내가 만지면 어떻게 되는 거지?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며 말을 걸었다.



"카, 카페? 직접 만지라고 해도 나는 모르는데..."



"낼름."



"아니, 낼름거리지 말고, 아무리 그대로 혀를 만지는 건 위생상의 문제..."



"...낼름."



"역시 얼음을 가지고 와서, 보건실로 가는 게..."



"...낼름!"



"...이거 안 하면 안 돼...? 우왓!?"



혀를 내민 채, 말을 듣지 않겠다고 말하는 듯한 카페.



그리고 갑자기 등을 얻어맞아서 그녀 쪽으로 몸이 기울어졌다.



그녀는 내 몸을 받쳐줬고, 그 직후 내 눈 앞에 혀를 내밀었다.



꼼짝도 않고 뚫어지게 바라보는 금빛의 눈동자.



아아, 끝났다. 이래서는 그녀의 혀를 잡지 않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



그것을 직감한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잠깐... 왜 안도했지?



그녀의 혀를 만져야 하는데...?



이래서야, 만지지 않을 이유가 없어진 걸 기뻐하는 것 같잖아.



"...낼름."



"....알았어, 만지면 되는 거지?"



내 본심을 알아차린 나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카페에게 말했다.



그 말에 그녀는 혀를 내밀고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가만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래, 이건 어디까지나 그녀의 화상을 확인하기 위한 행위다.



악의는 전혀 없다.



마음속으로 마치 기도를 하듯 변명을 하면서 검지를 그녀의 혀에 갖다 댔다.



상처 하나라도 내면 죄가 될 것 같은 귀한 보석을 만지듯.



천천히, 조심스럽게, 천천히 그녀의 혀끝에 손끝을 가까이 갖다 댔다.

 


스윽, 카페의 혀를 쓰다듬듯, 어루만졌다.



촉촉함, 까칠까칠한 촉감.



카페의 몸이 순간적으로 떨리고, 그 후로는 안절부절못하며 귀가 쫑긋쫑긋 움직인다.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감각이 꿈틀거린다.



손가락 끝은 그녀의 혀 위를 미끄러질 때마다 그녀의 침이 묻고 있다.



이건 뭐지, 이건 정말 안 될 것 같다.



순간, 이성이 격렬하게 경고음을 울리고, 나는 황급히 말을 꺼냈다.



"아, 아마 괜찮은 것 같으니까 이제 됐지?"



그 말을 듣는 순간, 카페가 나를 노려봤다.



절대 놓아주지 않겠다는 눈빛으로, 더 해달라는 눈빛으로.



먹이를 앞에 두고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것처럼, 먹이를 앞에 두고 흥분하는 것처럼.



분노를 드러낸 듯한 얼굴로, 녹아내린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조용하고, 차분하고, 침착하고, 이성적인, 맨하탄 카페라는 우마무스메.



그런 그녀가 복잡한 감정을 모두 드러낸 듯한, 그런 표정을 짓고 있다.



그걸 본 순간 내 안에... 무언가가 깨졌다.



"...안... 대여."



"...실화냐."



"...꼬집고... 자바당기고... 비틀고..."



"...꼬집고, 잡아당기고, 비틀고...?"



"녜..."



"...알았어, 그래도 그만했으면 할 때는 바로 말해줘."



의외로 낮은 톤의 목소리가 나왔다.



카페의 말대로 나는 검지와 엄지로 그녀의 혀를 꼬집었다.



그리고 꾹, 힘을 줬다.



그녀는 아까보다 더 크게 떨다가 이번에는 돌처럼 굳어졌다.



마음 속 깊은 곳의 소란이 더 강하게, 더 분명하게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잡아당길게."



"네, 녜... 녯!"



어느새 주도권이 역전되어 있었다.



나는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나 자신의 의지로 그녀의 혀를 잡아당겼다.



힘은 거의 주지 않고, 단 몇 센티미터만 잡아당겼을 뿐이다.



그런데도 카페는 낚싯바늘에 걸린 물고기처럼 펄떡거렸다.



"...비틀게."



"녜...! 네에... 햐앗...!?"



그녀의 혀를 좌우로 비틀자, 그녀는 그에 맞춰 춤을 추듯 몸을 비틀어댔다.



칠흑 같은 승부복을 입고, 장거리에서는 누구보다 날카롭고 강한 달리기를 보여주는 카페.



그런 그녀가 내 두 손가락에 놀아나고 있다.



마음 속 깊은 곳의 소란이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지배욕.


 

멋지고, 아름답고, 당당하고, 사랑스럽다.



그런 매력 넘치는 그녀를 지배하고, 정복하고, 망가뜨리고 싶은 욕망.



지금 내 손끝으로 잡아채고, 잡아당기고, 비틀어 놓은 그녀의 얼굴은... 이게 무슨 꼴인가.



바람에 흩날리는 멋진 칠흑 같은 검은 머리카락은 흐트러져 있다.



맑고 고운 피부는 불이 붙을 듯이 새빨갛게 물들어 있다.



현세와 내세를 응시하는 눈빛은 흐물흐물 녹아내렸다.



작고 귀여운 입에서는 달콤한 소리를 내며 침을 흘리고 뜨거운 숨을 내뱉고 있다.



한심하고, 초라하고, 천박하고... 세상 그 무엇보다도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적당히 해라.』



지옥 밑바닥에서 울려퍼지는 듯한 친구의 목소리.



목에 순간적으로 압박감이 느껴지고 숨이 막힌다.



핏기가 싹 가시고 뇌에 직접 얼음을 끼얹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지?

 


트레이너로서 최악의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이런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을 텐데.



위험해, 이 혀 놀이는 숨겨져 있던 욕망을 끄집어내는 위험한 놀이다.



...그보다, 카페의 혀를 대체 얼마나 잡고 있는 거야.



"...!? 끝! 카페! 끝이야! 끝!"



종료를 알리는 말과 함께 손을 떼려고 했다.



순간, 카페는 마치 도망가는 먹이를 발견한 사냥개처럼 눈이 번뜩였다.



떼어내려는 내 손목은 순식간에 카페의 양 손에 의해 붙잡혔다.



그리고 혀를 잡은 채로 두 손가락을... 쭈욱쭈욱 빨기 시작했다.



"...하음."



"카, 카페!?"



엄지는 간신히 빼냈지만, 그녀의 입은 검지를 놓치지 않았다.



온몸에 긴장감이 돌아 꼼짝도 할 수 없게 됐다.



조금 전과는 정반대.



카페의 작은 입에 내 모든 것이 지배되어 버린 것 같다.



"...으응, 츄릅..."



"잠ㄲ...!?"



카페는 아기처럼 내 손가락을 빨아대고 있다.



장난감을 입에 넣은 아이처럼 혀로 손가락 끝을 핥는 걸 반복하는 그녀의 얼굴에는 즐거움과 행복이... 그 모습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런가, 부모는 이런 이유 때문에 자식에게 지배당하는 건가.



"...츄, 으응... Zzz... Zzz..."



"엑, 잠깐... 자는 건 상관없는데, 손가락은 놔줘...!"



이윽고 카페의 입 움직임이 적어지고, 느려지고, 동시에 눈꺼풀이 닫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조용한 숨소리를 내는 그녀는 여전히 내 손가락을 물고 놓지 않는다.



손목도 잡혀 있어 완전히 제압당한 상태다.



한숨이 나온다.



폭주한 결과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손가락, 괜찮을까... 그런 일말의 불안을 느끼며 천진난만한 얼굴로 잠든 그녀를 지켜보기로 했다.



그건 그렇고, 정글 포켓은 이런 과격한 놀이를 좋아하는구나...








= 끗 =


혀로 구석구석 핥는 걸 조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