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레나한테 용기내서 고백했는데 그냥 지금까지 해왔던대로 그 관계를 쭉 유지하고싶다며 완곡한 거절당하고


하하~ 그래~ 뭐 거절당했지만 그렇다고 또레나가 어디 가버리는것도아니고~ 내 마음은 전했으니 후회는 없어~


하면서 넉살좋게 넘겼지만 막상 돌아와서 씻으려고 샤워기틀었더니


등으로 물 맞으니까 이상하게 막 그 충격만으로도 속이 뒤틀리는것같고 왠지모르게 너무 숨이 안 쉬어져서


그자리에 주저앉아서 헛구역질 막 하고


뺨에서는 눈물이 막 흐르는데 본인은 그게 샤워기물이겠거니 하고 생각하면서 자기가 울면서도 아.. 이게뭐지.. 하면서 멍하니 앉아있는거임


계속 우느라 귀도 좀 멍해져있는데 헛구역질하는 소리나 울음소리 다 샤워기 물소리에 묻혀서 안들리고


그렇게 정신놓은상태로 물 맞다가 문득 아.. 여기가 토레나 집이었으면 면도칼이 있었을텐데..


같은 생각이 들어서 충동적으로 토레나집에 가기로함


머리 대충닦고 옷도 걍 보이는거 아무거나 입어서 엉망진창인데


이미 멘탈이 깨질대로깨졌기때문에 거울보면서도 뭐가 잘못됐는지 모름 혹은 거울에 보이는 저 한심하고꼴사나운모습이야말로 나한테 잘어울려 하면서 그대로 걍 나감


토레나 당연히 갑자기 찾아온 파머의 멘헤라 꼬라지보고 화들짝 놀라서 일단 애 달래주고 나서 보내야겠다고 집에들이는데


처음에는 조용히 화장실들어가서 면도칼찾으려던 파머.. 막상 토레나 얼굴보니까 죽기 무서워지기도하고


토레나가 엄청 당황하고 걱정스러운얼굴로 어쩔줄몰라하면서 뭐라도 준비하려고 애쓰는모습을 앉지도않고 그자리에 멍하니 서서 바라보다가


갑자기 엉엉 울기시작할거같음 그러면 또레나는 다가와서 안아줘야겠지? 그러고나서 어찌저찌 토레나집에서 자고 뾰이하게될지도모름


근데 중요한건 뾰이했어도 파머는 토레나가 자기 마음을 받아줬다고 생각을 안해야함


내가 집에찾아와서 개 민폐처럼구니까 어쩔수없이 받아준거고 뾰이한건 그냥 분위기에 휩쓸려서 해버린거고 사실은 별 감정없겠지 이렇게 생각하고


계속 혼자 썩어야함 오히려 이미 뾰이를 해버렸기때문에 토레나가 의무감으로 책임져주는거라고생각해서


아무리 사랑을 받아도 소용이 없음 나중에는 거의 사실혼 관계인데도 여전히 가끔 샤워기 물 맞으면서 멍하니 서있음 내가 과연 사랑받는게 맞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