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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 제끼고 이번 말은 모두가 좋아하는 좇경눈나 비와하야히데임


역시 관심 받으려면 타이밍이 중요하지


아 사실 제일 쓰고싶은건 「뽕맛 500배」 라이스 샤워랑 그래스 원더인데 한편 한편 쓰는게 오래 걸리다보니 진도가 잘 안나가네


이번엔 그래도 다행히 1편 안에 다 썼다... ㅅㅂ 보드카 업적이 비정상적으로 많은게 이상한 거였음




비와하야히데 「승리의 탐구자」

-모든 레이스 2착 이내, 킷카상, 천황상 봄, 타카라즈카 기념을 승리




「臥薪嘗膽<와신상담>」



섶에 누워 쓸개를 씹으며 원수를 갚기 위해 온갖 괴로움을 참고 견딘다



일본 경마계에는 이 사자성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 있었다



10번의 1착과 5번의 2착



두배나 더 많은 승리를 얻고서도



단 5번의 2착 때문에 더 괴로워했던 말



하지만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주저앉는 것 대신



언젠가 찾아올 영광의 날을 위해 묵묵히 달리던 말이 있었다




1990년 2월



부풀어오른 거품 위에 서있던 일본 경제가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할 무렵



뱃속에 아이를 품은 한 암말이 머나먼 바다를 건너 일본에 도착했다



그녀의 이름은 퍼시피커스



세계적인 종마이자 20세기를 자신의 아이들로 석권시킨 노던 댄서를 아비로 두고



「다마스커스 계통」이라는 말이 만들어질 정도로 우수한 명마를 수많이 배출한 미국의 종마, 다마스커스가 외조부



G1 데라웨어 오크스 우승마인 퍼시픽 프린세스가 어미



이외에도 친족으로 G1 3승마, 파레노프시스, 일본 더비 우승마 키즈나등이 있는



초우량 혈통의 명가 출신 암말이였다



혈통은 좋았지만 그 뱃속에 있는 아이의 아비는



현역시절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내기는 했지만 무명 종마였던 샤를드였기에



하야타 목장의 하야타 코이치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퍼시피커스를 데려오게 된다



당초 홋카이도로 향하려 했지만 검역이 늦어지는 탓에 출산일이 다가와



급히 후쿠시마의 땅에서 출산을 하게 되는 퍼시피카스



태어난 망아지는 자신의 아비와 닮은 회색 털을 가진 수컷이었다





어린 시절, 목장의 목책에 격돌해 오른쪽 앞다리 무릎 아래 관골 부근이 10cm가량 도려내지는 사고를 당해,



1cm라도 더 깊었다면 경주마로서의 생명이 끝났을 부상을 입었던 이 어린 망아지는



「강운을 타고 난 말이다」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다만 어린 시절의 비와 하야히데는 그다지 기대 받는 존재가 아니였다.



어딘가 멍 해 보이는 그 모습은 민첩함이 생명인 서러브레드에게 있어서 적합해 보이지 않았다



거기에 아직 균형이 잡히지 않은 그 마체 때문에 종종 곰으로 착각할 정도



그런 그는 홋카이도에서 경주마로서의 힘을 쌓아갔고



2년 후 1992년 4월 1일



시가현의 트레이닝 센터에 들어간 그는



자신의 주인인 나카시마 타케루의 관명 「비와」와



「빠르기(速)」가 「우수하다(秀)」라는 뜻으로



「비와 하야히데」라는 이름을 받게 된다




1992년 9월 13일



원래는 8월에 데뷔를 할 생각이었지만 컨디션 조절 실패로 한달 늦게 데뷔전을 갖게 된 비와히데



무대는 한신 신마전, 파트너는 당시 데뷔 5년차의 키시 시게히코 기수



2번 인기로 출마한 데뷔전이었지만 결과는



대차 (10 마신 이상) 압승



이어지는 모미지 스테이크스에서는



신기록 갱신을 하며 1.5 마신차 쾌승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는 충분한 활약이었다



이후 하마다 조교사는 내년의 사츠키상을 대비, 같은 거리의 교토 2살마 스테이크스에 출마하려 하지만



「중상을 원한다」라는 나카시마 오너의 요구에 지난 두번의 경기보다 200m 단축된 데일리배 2살마 스테이크스에 출마



하마다 조교사는 「전반 뒤쳐지지는 않을까」걱정했지만




2착과 1.75마신 차이를 내며 승리



잔디 1400m 2살마 기록을 1.2초나 앞당긴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다



심지어 키시 기수는 레이스 후「아직 놀면서 달리고 있다」라는 코멘트를 남긴다



2 연속 신기록 갱신 우승에 3전 만에 중상 우승



비와하야히데에 대한 주위의 기대는 높아져가기 시작한다



「올해야말로 3관마의 탄생인가?!」



「회색말 전설의 후계자가 나타났다!」



신문에서는 기분 좋은 타이틀의 기사가 난무했고



비와하야히데의 미래는 보장된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드디어 2살마 정점을 가리는 레이스



G1 아사히배 2살마 스테이크스가 시작된다



단승 1.3배율의 독보적인 인기로 1번 인기가 된 비와하야히데



2번 인기는 2살마 미승리전을 우승하고 올라온 8.5배의 니혼피로스코어



중상 우승마인 비와 하야히데와는 그 무게감에서부터 차이가 큰 말이었다



누가 봐도 비와 하야히데의 적수는 없었고 누가 봐도 비와 하야히데의 압승이 예상됐다



후방에서 시작한 레이스



선두에서 6번째 쯤의 중단으로 레이스를 진행하던 비와 하야히데는



600m 남은 시점에서부터 빠르게 올라오기 시작한다



4코너에서는 선두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직선으로 진입



앞서달리던 에르웨윈이 몰아내려 하지만 비와 하야히데도 질수없다는듯이 따라붙어



골 200m 앞에서부터 엎치락 뒤치락 붙은 상태로 함께 달려가는 둘



결과는 코 하나 차이의 2착 패배



데뷔 이래로 처음 맛보는 패배



운명은 그렇게 간단히 그에게 성공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이로 인해 최우수 2살 수말이라는 타이틀도 에르웨윈에게 빼앗기고 만다



그런 비와 하야히데에게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사람들


아쉬운 결과였다




1993년



비와 하야히데의 초전은 일본 더비를 시야에 두고 선택한 공동통신배 3살마 스테이크스에 출마



이전엔 아쉽게 G1 우승을 놓쳤지만 G3는 그에게 낙승일터



그런 기대가 반영된 1.3배의 1번 인기라는 지지를 받은 비와 하야히데



하지만 결과는 또 다시 코 하나 차이



2착 패배



심지어 이번에 1착을 가져간 마이넬리마크는 지난 아사히배와 마찬가지로



비와 하야히데에게 있어서는 라이벌시도 되지 못하는 격하의 상대



세간의 실망감은 지난 경기보다 더 컸고



비와 하야히데에게는 「조열마」즉 빨리 달아오르고 빨리 식는다는 꼬리표가 달린다



처음엔 그에게 열광하던 보도진들도 점차 가라앉고



비와 하야히데가 중심으로 이끌어나가리라 생각했던 클래식 전선은 혼란으로 감싸인다



한편 비와 하야히데측에서는 나카시마 오너의 강한 요청으로 기수가 교체되는데



여기에는 나카시마 오너의 고집이 크게 작용했다



첫 패배인 아사히배부터 키시 기수를 강판시키려던 나카시마 오너는 하마다 조교사의 만류에 한번은 참았지만



두번째 패배에서는 하마다 조교사의 만류도 뿌리치고 키시 기수를 강판



새로운 기수로 하마다 조교사가 타케 유타카 기수를 추천하지만



「아무리 천재라도 경험이 부족하다」라는 이유로 각하



결국 관동 최고의 기수인 오카베 유키오에게 기수를 의뢰하지만



면식이 없던 오카베측은 이 의뢰를 거절



하지만 나카시마 오너가 끈질기게 삼고초려를 하며 부탁하자 「한번만 타보고 어떤지 확인하는 정도라면」이라는 생각으로 수락



그렇게 오카베 기수와 콤비를 짠 비와 하야히데는 사츠키상의 예선전이라 할 수 있는 와카바 스테이크스에 출마



뒤가 없는 승부



여기서까지 패배하게 된다면 비와 하야히데에 대한 평가는 클래식 후보에서 일개 유력마로 떨어지게 될 것이었다



또한 그에게 붙은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비장한 각오를 안고 나선 레이스



도중 3번째 위치까지 올라간 비와 하야히데는 4코너 앞에서 선두인 켄토니오를 따라잡고



직선에서는 선두로 달려 어렵지 않게 우승




2 마신 차이의 낙승이었다



이후 오카베 기수의 다른 유력마들이 차례로 부상당했기에 오카베 기수는 비와 하야히데와의 콤비를 유지하게 된다



그런 비와 하야히데 & 오카베 콤비는 클래식 제1탄 사츠키상으로 향하는데



그곳에서 기다리는건 비와 하야히데 생애의 라이벌이라고도 할 수 있는 한 명마였다


위닝 티켓



데뷔전은 불량 상태의 마장 때문에 5착에 그쳤지만 이후 노도와 같은 기세로 달성한 3연승



일약 클래식 전선의 무대로 내려온 걸출한 명마였으며



사츠키상 예선경기인 야요이상에서 모두가 주목하는 가운데



2착은 그림자도 밟지 못하게 하는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면서



타케 기수 & 나리타 타이신 콤비를 2 마신 차로 승리하고 올라온



비와 하야히데를 대신해 클래식 전선의 주인공으로 주목받는 호프였다



그 때문일까 드디어 개최된 사츠키상



1번 인기는 2.0배의 위닝티켓



비와 하야히데는 3.5배의 2번 인기를 얻고



야요이상에서 위닝 티켓에게 완패를 당한 나리타 타이신이 9.2배의 3번 인기로 출마한다



결전의 순간



비와 하야히데는 선행책



위닝 티켓은 선입책을 들고왔다



뒤에서 2번째로 달리는 나리타 타이신은 추입



앰버 라이온이 선두를 이끄는 가운데 큰 대열의 움직임 없이 4코너로 진입하는 그 때



비와 하야히데와 위닝 티켓을 일제히 앞으로 치고 나간다



안쪽에서 찌르듯이 올라가는 비와 하야히데와



바깥을 돌며 빠르게 올라가는 위닝 티켓



한 덩어리의 마군에서 약간 선두로 선 모양새로 앞서가는 둘



하지만 위닝 티켓은 비와 하야히데를 따라가지 못하고



비와 하야히데가 선두에 선



라스트 100m



모두가 비와 하야히데의 승리를 확신한 그 순간






갑자기 마군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타케 기수의 나리타 타이신이 무시무시한 스퍼트를 가하며 앞으로 뛰쳐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승선 코앞에서 비와 하야히데를 제치며 선착을 하는 나리타 타이신



목 하나 차이



아쉬운 패배



라이벌인 위닝 티켓은 제압했지만 우승의 자리는 내주고 말았다



눈 앞에 있던 G1 타이틀을 또다시 놓쳐버린 비와 하야히데



위닝 티켓에 이은, 나리타 타이신이라는 새로운 강자의 출현은



「BNW」라 불리는 새로운 라이벌 관계의 형성이었고



이것은 앞으로의 비와 하야히데의 싸움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징조이기도 했다



갑작스럽게 나타나 사츠키상을 가져가버린 나리타 타이신의 등장으로



클래식 전선은 「2강 체제」에서「3강 체제」로 변화



클래식 삼관 레이스 제 2탄이자 경마계 최대의 제전인 일본 더비를 눈앞에 누고



수많은 경마 팬들은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위닝 티켓의 더비 우승을 바라는 자



나리타 타이신의 2관을 바라는 자



그리고 비와 하야히데의 G1 첫 우승을 바라는 자 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마음을 품은채 다가온 5월 30일



일본 더비



1번 인기 위닝 티켓 3.6배



2번 인기 비와 하야히데 3.9배



3번 인기 나리타 타이신 4.0배



1번과 3번 인기가 단 0.4배 차이나는 호각의 지지도



18번의 더비 출마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더비 대관의 명예를 쟁취해 본 적이 없는 위닝 티켓의 시바타 기수



지금까지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냈지만 G1 우승 만큼은 이루지 못해 누구보다도 더비 우승이 간절한 비와 하야히데



호시탐탐 첫 더비 제패와 2관 달성의 꿈을 노리는 나리타 타이신의 타케 기수까지



누구도 양보할 수 없는 레이스가 시작됐다



시작되자마자 16번마 멀티맥스의 기수가 낙마하는 해프닝이 일어난 가운데



사츠키상과 마찬가지로 선두로 달리는 앰버 라이온



중단 안쪽에서 달리는 비와 하야히데와 그 뒤를 쫓는 위닝티켓



나리타 타이신은 이번에도 최후미에서 때를 기다린다



다가오는 4코너



일제히 올라오기 위해 압축되는 마군



비와 하야히데는 거친 상태의 마장 안쪽을 피해 바깥쪽 진로를 잡았지만



그 뒤에있던 위닝 티켓은 다른 말들이 피해 뻥 뚫린 공간을 일직선으로 내달린다




앞서가는 위닝티켓



그 뒤를 바짝 붙어서 쫓는 비와 하야히데



어느새 흐트러진 마군의 사이를 뚫고 쭉쭉 올라오는 나리타 타이신



필사적으로 달리는 세 두의 명마들


하지만 순서가 바뀌는 일은 없었다




앞서나가던 위닝 티켓이 1착



끈질기게 따라붙던 비와 하야히데는 반 마신 차이로 2착



나리타 타이신은 1. 75마신 차이 3착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시바타 비원의 더비 제패! 위닝 티켓이 이겼습니다!」



시바타 기수의 비원 달성이라는 극적인 장면에 축복을 보내는 사람들



비와 하야히데는 그렇게 3번째 G1 도전 실패라는 결과를 가지고



사람들의 축복을 받는 위닝 티켓을 뒤로한 채 쓸쓸히 돌아설 수 밖에는 없었다



「실버 콜렉터」


「승부에서 약한 말」


「거리가 부족한 마일러」



매스컴에서는 비와 하야히데에게 그런 평가를 내렸다



개중에서는 오카베를 지적하는 곳이나 「비와 하야히데는 더트마」라고까지 하는 곳도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의 팬들은 믿고있었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3착 이하로 내려가 본 적이 없는



진정으로 강한 말인 그가 킷카상에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것을





일본 더비 후 다른 유력마들은 여름동안 휴양에 들어갔지만



G1 세번째 패배라는 원통함을 풀기위해



비와 하야히데는 릿토에 남아 훈련을 계속했다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된 가을에는 오르막 훈련으로 단련했다는 미호노 부르봉을 본받아



종래의 언덕길 2번 훈련을 늘려 주 6일, 그중 3일은 2번으로 늘려 하드트레이닝에 돌입한다



당초 비와하야히데는 힘들어하는 기색을 보이며 마장에 들어가는 것도 싫어할 정도였지만



이어지는 훈련덕에 비와 하야히데의 마체는 더욱 성장하고 훈련 기록도 좋아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원래부터 겁이 많아 귀를 막게하기 위해 쓰고있던 붉은 마스크도 벗고



승부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위해 맨얼굴로 훈련을 받는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마스크를 벗고 나선 킷카상 예선전인 코베신문배



나리타 타이신, 위닝 티켓은 없었기에 단승 1.6배 1번 인기라는 압도적 지지



그리고 1.5 마신 차이를 내고 승리하며 자신의 훈련 성과를 보여준다



드디어 다가온 「BNW」결전, 올해 마지막 클래식 경주



11월 7일 킷카상의 막이 올랐다




나리타 타이신은 경기 일주일 전 폐출혈 증상이 나타났었기에



인기는 비와 하야히데와 위닝 티켓으로 양분된 상태



비와 하야히데 2.4배 1번 인기



위닝 티켓 2.8배 2번 인기



나리타 타이신은 3번 인기였다



기나긴 늪과도 같은 3000m의 레이스



비와 하야히데는 선행으로 선두의 뒤



위닝 티켓은 그런 비와 하야히데를 뒤쫓는 형태



나리타 타이신은 언제나처럼 후방에서 따라온다



3코너를 돌 즈음부터 올라오기 시작한 비와 하야히데는 4코너를 빠져나올 때에는 이미 선두로




위닝 티켓을 위시한 강호들은 비와 하야히데를 노리고 한꺼번에 달려든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봄이랑은 완전히 달랐다



오카베 기수의 GO 사인에 민감하게 반응한 비와 하야히데는 점점 후속마들을 제치고 앞으로 뛰쳐나간다




그를 막을 말은 아무도 없었다



3 마신, 4 마신, 5 마신 점점 차이를 벌리며 독주하던 비와 하야히데는 1착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보여주며



염원의 G1 제패를 달성하게 된다



이때의 기록은 3분 4초 7로 종래의 기록을 0.2 단축시킨 신기록



스퍼트 기록은 34.5로 킷카상 최속의 수치




연달은 G1 제패 실패와 쏟아지는 비난들



옆에서는 하나씩 사이좋게 클래식의 왕관을 나눠가진 라이벌들까지



하지만 비와 하야히데는 포기하지 않았고



모두가 목장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던 더운 여름날



내리쬐는 뜨거운 햇빛 아래에서 땀을 흘리며, 이를 악 물고 훈련을 거듭했던 그는



드디어 G1 우승 클래식 1관의 명예를 차지하게 된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저 기뻤을 뿐이다. 해야할 일을 해, 그 결과가 나온 것 뿐이었으니」



비와 하야히데와 함께 본인도 첫 G1 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한 하마다 조교사는 그런 코멘트를 남겼다




킷카상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모습에 다가온 연말 그랑프리, 아리마 기념에 팬 투료 1위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출마하게 된 비와 하야히데



하지만 이 때의 아리마 기념에는 눈을 의심할 정도의 호화 멤버가 모여 있었다



지난 재팬컵에서 외국말들을 박살내고 재팬컵을 제패한 레거시 월드



천재 타케 유타카 기수와 암말 2관을 달성한 베가



전년도 킷카상마이며 올해 천황상마이기도 한 「관동의 검은 자객」라이스 샤워



비와 하야히데와 함께 올해의 클래식 전선을 뜨겁게 달궜던 「신세대의 기수」위닝 티켓



그리고



1년간의 공백기를 깨고 나타난 살아있는 전설




「제왕」토카이 테이오



어느 경기에 나가도 1번 인기가 이상하지 않을 강자들이 모인 1993년도의 아리마 기념



여기서 비와 하야히데는 당당히 1번 인기를 받으며 출마하게 된다



선두로 나서는 메지로 파마



모든 말들이 10마신 이내로 들어올 정도의 짧은 대열로 진행된 레이스



비와 하야히데는 스타트부터 최종 코너를 돌때까지 완벽한 레이스 운영을 보여줬다



위닝 티켓도, 레거시 월드도, 라이스 샤워도 그를 잡을 수 없었다



그리고 4코너를 돌아 선두로 올라온 비와 하야히데



승리가 눈 앞에 보인 그때 생각지도 못한 기습이 들어왔다




1년만에 복귀한 토카이 테이오



비와 하야히데의 뒤를 쫓으면 길은 열린다라는걸 알고있던 이 백전노장은 그가 가던 길을 따라



숨겨두었던 비수를 꺼내들었다



예상치 못한 사태에 팬들의 함성이 커지고 아나운서가 「토카이 테이오!」라며 부르짖는 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비와 하야히데도 순순히 승리를 내줄 수 없다



짧은 나카야마 경마장의 마지막 직선을 나란히 달리는 두 명마



그리고 짧지만 길었던 시간이 끝나고



두필의 명마가 골 앞에 다다랐을 때,



승리의 여신이 미소를 보인 것은




토카이 테이오였다



200m 남은 지점에서 추월당해 반 마신 2착 패배



현역 최강의 왕좌에 한쪽 발을 걸쳤던 비와 하야히데는 그렇게 토카이 테이오라는 살아있는 전설에게 밀려



왕좌에서 굴려 떨어져야만 했고



또다시 토카이 테이오의 이름만을 부르짖는 관중을 뒤로 한 채



씁쓸히 패배의 맛을 곱씹을 수 밖에는 없었다



연도대표마



패배한 비와 하야히데의 손에 남은 것은 「그런 성적으로도 연도대표마냐」라는



상처 뿐인 영광이었다




그렇게 비와 하야히데에게 좌절과 영광을 가져다준 기나긴 1993년이 끝을 맺었다



1994년



4살이 된 비와 하야히데는 체중도 더 늘어나 한층 더 늠름해진 모습이었다



목표는 당연 코바 최대 레이스인 천황상 제패


초전 교토 기념에 나선 비와 하야히데는 7 마신 차이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


천황상 봄 대비에 박차를 가한다



4월 24일



다가온 천황상 봄





위닝 티켓은 휴양중이었고



토카이 테이오와 라이스 샤워 모두 회피



유일한 라이벌은 메구로 기념에서 부활을 알린 과거의 라이벌 나리타 타이신뿐



1.3배라는 압도적 인기의 1번 인기를 받은 비와 하야히데는



선두인 루브르 액트의 뒤를 바짝 쫓으며 2번째 위치에서 레이스를 진행한다



그리고 4번 코너에서 직선으로 돌입하는 그때



선두를 제치고 앞서나가는 비와 하야히데



나리타 타이신이 스퍼트를 올리며 쫓아와 보지만



결과는 여유있는 비와 하야히데의 1착 우승



G1 2번째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어지는 타카라즈카 기념



지난 천황상에서 참패를 겪은 나리타 타이신도 없었기 때문에



G1 우승마가 베가와 비와 하야히데 단 둘뿐이라는



봄의 그랑프리에 걸맞지 않는 면면이 모인 이 경기에서도




비와 하야히데는 5 마신차



잔디 2200m 2분 11초 2라는 일본 신기록을 달성하며 우승



압도적인 모습으로 코바 최강마의 명성을 잇는다



봄 시즌이 끝나고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릿토에 남은 비와 하야히데




당시 기록적인 무더위에도 굴하지 않고 마구간에 얼음을 놓는 등의 대처를 하며


다가올 천황상 가을을 준비하는데 힘쓴다



한편 토카이 테이오의 은퇴가 발표되며 천황상 가을에서의 설욕전은 무산되고



사람들은 토카이 테이오가 없는 지금 코바 최강마는 비와 하야히데라는 의견에 이견이 없었다



다만 선행으로 뛰쳐나가는 비와 하야히데의 레이스는 안정적이고 강했지만



다소 보는 재미가 떨어지는 레이스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런 비와 하야히데가 새로운 라이벌과 맞서 명승부를 펼쳐주기를 원했고



이때 비와 하야히데에게 있어 최대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존재가 성장하고 있있다



그것은 이 시점에서 이미 클래식 2관마이며


훗날 킷카상까지도 제패해 10년만의 삼관마의 왕자에 앉을




비와 하야히데의 씨 다른 동생, 나리타 브라이언



이번 가을, 세간은 비와 하야히데와 나리타 브라이언이라는 세기의 형제 대결에 관한 이야기로 여념이 없었다



비와 하야히데의 유리를 점치는 자



나리타 브라이언의 압승을 확신하는 자



그렇게 경마팬들의 입이 쉴 새 없던 어느날



하마다 조교사는 올카마 – 천황상 가을 – 아리마 기념이라는 로테이션을 발표하게 된다



이는 즉 재팬컵에는 불출마하겠다는 의미했다



당시 유럽과 미국등에서 수많은 강호들이 찾아오는 국제경기 재팬컵을 회피하는 것에 대해



하마다 조교사는


「천황상 가을에서 나리타 브라이언을 만전의 상태로 맞이하고 싶다. 그를 위한 재팬컵 회피는 불가피」



라는 말을 남겼다



이 결정은 당연



「이미 이긴 상대가 있는 경기에만 나가고 미지의 강호로부터 도망친 꼴이다」



라는 비판을 받게된다



이때 경마 잡지「우준(優駿)」의 투고자 이시카와 와타루는 직접 재팬컵 관련 기사를 쓰며


「도망쳤다」라는 표현을 했고, 훗날 당시에는



「일본 최대 레이스 재팬컵에서 도망간다니, 그런 태도로는 곧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승부의 세계에서 약한 마음을 먹는 순간 지는 것이다」



라는 생각을 했었다는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잡지에서 이루어진 경마팬 앙케이트 결과


재팬컵 회피 찬성이 48%,


팬이 출마에 대해 뭐라 말 할 권리가 없다는 의견이 25%



재팬컵 회피에 대한 반대 의견은 22%에 불과했다



그만큼 사람들은 아리마 기념에서 펼쳐질



비와 하야히데와 나리타 브라이언이 펼칠 세기의 명승부에 부푼 기대를 안고 있던 것이다



세간이 시끄러운 것과는 별개로 비와 하야히데에게는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가을의 전초전 올카마



라이벌은 아리마 기념 이래로 맞붙게 된 오랜 라이벌 위닝 티켓



하지만 그는 나리타 타이신과 마찬가지로 이미 비와 하야히데의 적수가 아니였다



결과는 1.75 마신의 승리



하지만 하마다 조교사의 안색은 어두웠다



「478kg... 못해도 476kg까지는 만들고 뛸 생각이었다」



이때 비와 하야히데의 체중은 470kg



올해 초부터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였다



무언가 「안 좋은 일」이 다가오고 있는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운명의 10월 30일 제110회 천황상 가을



체중은 여전했지만 1.5배의 1번 인기를 업고 나간 비와 하야히데



라이벌은 이미 비와 하야히데의 상대가 아니라는 평가의 5.0배 2 번 인기 위닝 티켓



모두가 비와 하야히데가 우승할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고


타마모 크로스 이래, 두 번째 천황상 봄・가을 제패라는 위업을 이루어 「회색말 전설」이 이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좋은 선행 위치에 안착해 레이스를 진행하는 비와 하야히데



이때 이변이 일어난다




4코너를 빠져나오는 직선



비와 하야히데가 앞서가는 말들을 제치지 못하고 점점 뒤쳐지기 시작한다



마군을 빠져나오려 발버둥을 치는 비와 하야히데



전혀 뻗어나가지 못하는 스피드



처음으로 비와 하야히데의 그런 모습을 본 사람들은 비명을 질렀고




결과는 5착 대패



데뷔 이래 처음으로 기록된 1이나 2가 아닌 숫자



코스에서 나오는 도중 오카베 기수가 하마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고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직감했다



굴건염



전치 1년 이상


「회색말 전설」의 후계자, 비와 하야히데의 신화는 여기서 끝을 맺게 된다





천황상 가을이 있고 3일 뒤


마찬가지로 천황상에서 굴건염이 발생해 8착이라는 결과를 냈던 위닝 티켓의 뒤를 이어



비와 하야히데의 은퇴가 발표되었다



그렇게 한때 「BNW」라 불리던 세대가 지나



새로운 세대의 신흥 강자, 나리타 브라이언은 그의 형이 자취를 감춘 아리마 기념에서 7 마신 차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승리



10년 만에 사상 5 마리째 클래식 삼관 제패를 달성하며



형의 뒤를 이어 새로운 시대의 막을 열게 된다






16전 10승 2착 5회



16번의 경기에서 단 한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2착내의 성적을 기록한 우수한 말



하지만 그 말은 언제나 승리자가 아닌 패배자의 기분을 맛보아야 했다



라이벌들이 차례차례 G1 우승의 영광을 얻고 기뻐하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만 봐야했다



넘치는 재능과 충분한 능력이 있음에도 보답받지 못 하는 나날이였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런 그의 모습에 자신을 투영시켜 응원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것 대신, 노력을 쌓아 올린다면 언젠가는 영광이 찾아온다



그런 신념으로 묵묵히 앞으로 달려나가던 모습



그것은 와신상담을 끝내고 새로운 미래를 손에 넣는 위대함을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승리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비와 하야히데


그는 실로「승리의 탐구자」라 부르기 손색없는 명마였다






-비와하야히데 : 16전 10승 그 중 G1 3승, 은퇴 전 1번을 제외한 모든 경기 2착 이내, 킷카상과 타카라즈카 기념에서 신기록 갱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