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umamusme&no=18&exception_mode=recommend&search_head=60&page=4


캐릭터명 : 사일런스 스즈카

성우 : 코우노 마리카

일러스트 : 마키(卷)


캐릭터의 디자인 포인트는 연녹색+노랑색의 마주복색 컬러링, 밤색 털을 반영한 헤어컬러. 흰색 재갈끈을 반영한 헤어밴드.





그리고 거기에 더해 두 손의 장갑과 왼쪽 신발은 까맣고 오른 신발만 하얀데,




실제로도 오른발만 하얗던 녀석이기 때문이다.



부여 가능한 속성은 도망자, 미인박명, 이론상 최강, 신의 능력에 인간의 몸(호돈신?)



캐릭터 디자인은 꽤 수수해 보이지만 그 정체는 일본 경마사에 길이 남을 희대의 개성파인데, 별명이 '음속의 귀공자', '희대의 도망자' 같은 수식어가 붙는거 보면 뭔가 감이 올려나?

동영상 하나 보면 이해가 갈 거 같아서 준비했다. 98년 5월 30일에 치러진 킨코상(황금 범고래상) 경주의 사일런스 스즈카다.




경주마의 각질중에서도 희귀한 도주, 그것도 다른 도주마와는 차원이 다르게 초반부터 미친듯이 차이를 벌려나가는 대도주마가 그의 정체다. 그 스피드의 평은 마일(1600m)의 속도로 중거리를 달리는 괴물. 저렇게 초반에 내달리고도 후반에 힘이 딸려서 처지기는 커녕 오히려 한발 더 나가는 무시무시한 짓거리를 98년 내내 하던 말임.


워낙 희귀한 각질이라 97년엔 기대치에 비해 전반적으로 부진했으나 리딩 자키인 명기수 타케 유타카가 안장에 앉고, 특유의 도주 스타일을 다듬어 완성시키면서 98년에 대폭발, 2월의 발렌타인 스테이크스부터 10월의 마이니치 왕관까지 6연승, 우리나라의 대상경주에 해당하는 重賞 경주 5연승을 거둠. 그 중에 상반기 그랑프리로 꼽히는 다카라즈카 기념(GI)도 있었지만, 이 말의 최고 명경기로 꼽히는건 GII인 마이니치 왕관임.


천황상(秋)를 위한 마지막 준비단계로 출전한 마이니치 왕관이었는데, 여태껏 만났던 중 가장 강력한 적수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NHK 마일컵 우승마이자 이후 재팬 컵 우승, 이듬해 프랑스 원정에서 업적을 남기는 엘 콘도르 파사와, 아사히배 우승마이고 이후 그랑프리 3연패를 달성하는 그래스 원더, 둘다 그때까지 무패를 기록하고 있던 외국산 말. 원래는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아서 천황상으로 직행할까도 했는데 당시엔 외국산 말이 천황상에 나올수 없었기 때문에 '못이길거 같아서 도망가냐'는 조소를 듣기 싫어 출전을 강행했다고.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그림자도 못밟게 앱-도적으로 쳐발랐지.




11월 1일에 열리는 천황상(2000m)을 앞두고 모든 전문가가 입을 모아 우승 가능성 1위로 사일런스 스즈카를 꼽는건 당연했지. 마이니치에서 싸운 두 마리는 나올 수 없고, 작년 우승마 에어 그루브는 엘리자베스 여왕배로 직행, 중거리에서 첫 1000미터를 56초대로 뛸 수 있는 말을 누가 꺾냐는 의견이 절대 다수. 천황상에서 당대 최강이라는 칭호를 인정받고 해외로 원정을 나간다는 계획이 무르익었고, 이제 나가서 우승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어.


그렇게 열린 천황상에서 1번 게이트를 받은 사일런스 스즈카는 평소대로 발빠르게 도주를 시작, 후속 마군과의 거리를 그 이전에도 본 적없는 수준으로 벌려놓기 시작했다. 첫 1000m 주파 기록이 57.4초. 2위와의 거리차가 10마신, 그 뒤의 후속 마군과 또 5마신. 당황한 중계 카메라는 최대한 줌아웃해서 원경을 잡아야 했고, 이대로라면 역사에 남을 압승이 당연시되는 상황이었는데...



3코너를 지나 4코너를 돌던 순간 왼 앞다리의 분쇄골절. 이 말의 넘치는 능력을 몸이 감당하지 못해 부서지는 순간, 캐스터는 "침묵의 일요일입니다!"(말 이름의 사일런스에서 따온 대사)를 외치며 절규했고, 사일런스 스즈카는 당일 안락사되고만다...기수였던 타케 유타카는 그날밤 그 전에도 이후에도 본적 없을정도로 만취했었다는 후문.


역대 최고로 손꼽히는 딥 임팩트x타케 유타카 조합에 대항해 또 한명의 타케가 있어 그들을 이기려고 한다면 무슨 말을 타겠는가?라는 질문에 주저없이 타케가 사일런스 스즈카라고 꼽을만큼 관계자와 팬들 모두에게 임팩트가 강했던 말이고, 천황상에서 고장나지 않았으면 이후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떡밥은 일본 경마팬들이 두고두고 안주삼는 IF 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