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tgd.kr/s/dal_laan/52574721




이름 하루 우라라

우리말로 하면 '화창한 봄날' 하지만 하루 우라라의 일생은 화창함이나 봄날하곤 거리가 멀었다.

덩치도 작고 겁도 많으며 예민하면서 집중력도 떨어지는 암컷말인 하루 우라라는 경주마로선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이였다.  

혈통으로선 그렇게 나쁜 말은 아니였으나 (아버지가 G1에서 3번이나 우승함) 그녀는 아버지의 장점중 튼튼한 몸만을 받을수 있었다.

큰대회는 기대도 안하고 지방대회인 '고치경마'에도 마주의 인맥으로 간신히 데뷔할수 있었을 정도.

말이란 생물이 워낙 돌봐줘야할것이 많은편이라 1년동안 경마장 예탁료가 130만엔이나 되는데 

그녀는 데뷔부터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보통 말들이 평생에 20~30회의 경주를 하는데 하루우라라는 1년에 20회씩을 뛰며 회당 6만엔의 출전료를 받아 자신의 예탁료를 메꾸었다.  한번은 하루에 두번 경기를 뛸때도 있었다,


경주마생 6년간 총 '113전 0승'  

이런 어처구니 없는 전적을 가질수 있었던 이유는 하루 우라라의 특징덕분인데 그녀는 경기력은 딸리지만 튼튼한 몸과 높은 체력, 지구력으로 이런 가혹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말이 운송수단이던 몇백년전이라면 내구력이 뛰어나고 안정적인 명마취급을 받았겠지만 현대에 태어나는 바람에 팔자에도 없는 경주마로 구르는 기구한 운명이였을뿐

철저하게 승자독식인 경마계에서 이런 열등생인 하루 우라라가 유명해진 이유는 좀 특이한데  우라라가 소속된 경마장의 관계자는 연패행진을 하고있던 하루 우라라에게 '연승을 하는 말들이 인기를 끌고있다면 아싸리 연패를 하는 이 친구도 주목을 받을수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반쯤은 장난으로 보도를 돌렸다.

이게 전국에 이목을 끌며 하루아침에 대스타가 된다.

정리해고의 시대에 패배해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달리는 루저의 별로서 추앙받은것.

일본에서 우승하다(あたる)라는 동사가 교통사고 나다  라는 의미도 있는데

절대 우승하지 않는다 = 절대 교통사고나지 않는다

로 해석되어 우라라의 마권은 교통사고방지 부적으로서 모셔질정도

우라라가 출전하는 고치경마장은 이후 매출 자리대가 달라질정도로 대흥행.  하루 우라라는 망하기 직전인 지방경마장을 패배로 먹여살린 고치의 수호자가 되었다.

당시 사육사들의 평을 들어보면 하루 우라라는 정말 열심히 달리는 말이였다고한다.  1등을 못했을뿐 2등은 간간히 했다고..



113전 무승이지만 항상 열심히였던 하루 우라라는 게임에선 실력부족의 열등생이지만 밝은 성격에 긍정적이며 포기하지 않는 노력가이자 다른 우마무스메에게 귀여움을 받는 포지션이다.


레이스 결과가 나오는 장면에서 대부분의 우마무스메는 1위일때는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드는 등의 세레모니를 보여주고 상위권 안에 들어오면 밝은 표정, 하위권으로 들어오면 풀죽은 표정을 보여주지만, 하루 우라라는 1위로 들어오든 최하위로 들어오든 항상 1위일 때와 마찬가지로 밝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준다.


현실에서도 게임에서도 우라라의 팬들은 그녀를 최종우승시켜주고 싶어했고 많은 연구끝에 최약체인 하루 우라라를 위한 대량의 공략이 나오면서 지금은 하나의 컨텐츠가 되었다.


말년의 우라라를 인수한 마주의 막장행보(팬심을 이용한 과도한 펀딩, 은퇴경기 무산, 예탁료를 내지 않고 잠적)로 소유권이 말소되며 홀연히 사라져 버린다.

생사불명이던 하루 우라라는 치바의 한 마방에서 발견되었고 살처분 직전이였는데 다행이 마방의 관계자가 팬들에게 연락을 돌려 기금을 받아 구사일생으로 새로운 마방에 들어가 친구도 사귀고 팬미팅과 행사의 얼굴마담 노릇을 하며 2021년기준 25살의 나이로 편안히 여생을 보내고 있다.



어지간히 뛰어난 경주마들조차 은퇴후 귀신같이 도축당하거나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흔한 경마계라는걸 생각하면 독특하고 아이러니한 삶을 살아온 말로서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참 어울리는 말이기도 하다.



1등보다 값진 꼴등도 있다는걸 보여준 하루 우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