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m.dcinside.com/board/umamusme/209333?recommend=1&page=3



말딸 릴리즈 첫날부터 지긋지긋하게 올라오는 게 '실제론 누가 최강?'인데 일일이 댓글 다는 것도 그렇고 아예 정리본 하나 쓴다. 몇이나 볼지는 모르겠다만. 왜 경주마'들'이라고 적었냐면 만장일치에 가까운 정답이 없기 때문. 미리 말해두지만 여기서(혹은 여기 없더라도) 니 맘에 드는 말이 최고의 말이다.



신잔

신잔은 모르는 사람이 많을테니 소개부터 씀. 역대최강마 후보 중 가장 오래 전의 말.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토키노미노루(타즈나의 모델), 센트라이트 등을 언급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너무 옛날이라고 잘 안 쳐줌. 神馬라고 불린 전설적인 말인데, 19연속 연대라는 미친 기록을 세웠으며(총 19전 15승 / 마주가 조교 대신 경주로 연습한다는 마인드로 무분별하게 내보냈는데도 이 성적), 그레이드제 도입 이전 가장 영예로운 레이스였던 팔대경주 중 다섯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팔대경주는 사츠키상, 더비, 킷카상, 오카상, 오크스, 천황상(봄), 천황상(가을), 아리마기념을 가리키는데, 신잔은 숫말이니까 오카상과 오크스는 나갈 수가 없었고 당시에는 천황상 우승하면 더이상 출전 불가능한 시대였던지라 우승 가능한 건 다 우승한 셈. 그래서 신잔의 별명이 오관마였다(G1 기준이면 타카라즈카기념까지 6승인데 이때는 그레이드제가 없었음). 20세기 최강마 꼽을 때 절대 빠지지 않음.


강점 - 당대에 적수가 없었던 압도적인 강함과 마주가 멀쩡한 사람이었으면 전승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은 완벽한 커리어. 외국산 종자마들이 지배하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종자마로서도 성공.


약점 - 60년대는 일본 경마의 수준이 낮아도 너무 낮았다. 너무 옛날이라 포스를 체감하기 힘든 것도 문제.




마루젠스키

논란이 될 부분이 많아서 일반적으론 최강마로 쳐주진 않고,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그래도 직접 본 말 중에선 마루젠스키가 최강'이라고 회고하는 정도


강점 - 무패기록에 단거리 위주로 뛰었음에도 평균 7마신차라는 압도적 강함. 종자마로서도 크게 성공하여 if시나리오에서의 가능성을 남김.


약점 - 불합리한 시대상 때문이라지만 고작 8전에 정상급 무대에서 1티어 말하고 붙은 적이 없음(킷카상 우승마 프레스토우코우도 당시엔 개화하기 전). 2000미터 이상 중장거리를 뛴 적이 없어서 완전 미지수.




심볼리루돌프

신잔을 뛰어넘은 거 아니냐는 말을 최초로 들은 말. 커리어가 원체 좋다보니 최강마를 꼽을 때 무난한 픽이 되는 느낌.


강점 - '황제'라는 별명답게 G1 7승이라는 훌륭한 커리어. 너무 강해서 노잼 취급. 재팬컵 우승 당시 세계레벨이라는 해외 관계자들의 립서비스도.


약점 - 강한 건 알겠는데 강렬한 이미지, 그러니까 '감팩트'가 약한 편. 여러가지 악운이 겹치긴 했지만 결국 해외도전에는 실패했다.




나리타브라이언

보통 20세기 최강마로 신잔-루돌프-나리브를 꼽는다. 클래식시즌의 임팩트가 너무나도 강렬했고, if도르 할 법도 하고.


강점 - 단연 원탑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압도적인 클래식 시즌의 퍼포먼스. 뛰는 게 멋있어서 예술점수 보너스.


약점 - 부상 때문이라지만 5세(현 4세) 이후 커리어가 형편없음. 클래식시즌에 재팬컵을 걸렀던지라 외국마들을 이겨보지 못함.




사일런스스즈카

조건 안 달고 그냥 스즈카 최강론을 주장하면 비웃음을 당할 수 있다. 하지만 세부조건을 제시하면 진지하게 논의 가능.


강점 - 무시무시한 임팩트. 딥임팩트와의 가상대결에서 타케가 직접 선택한 애마(비록 감정적인 이유가 있다 해도)


약점 - 임팩트는 대단했지만 짧은 전성기와 빈약한 커리어. 1800-2000미터 이외엔 논란이 많은 거리적성.




엘콘도르파사

아직 멸종한 건 아니지만 여기도 소수파. 축구나 농구 같은 타 스포츠에서 '순수실력갑' 찾는 느낌이라고 보면 됨.


강점 - 잔디/더트를 가리지 않는 다재다능함. 프랑스에서 유럽의 강호들을 때려잡고, 개선문상에서 몬쥬와 사실상 일대일 승부를 벌이면서 일본 경주마로서는 레이팅 역대 1위(134) 기록 보유


약점 - 마루젠스키보단 더 뛰긴 했지만 그래도 11전도 적은 건 마찬가지. 어지간한 해였으면 개선문상 우승했을 퍼포먼스라지만 몬쥬가 명마이긴 해도 역대 최강급도 아니고 결국 2착은 2착일 뿐.




그래스원더

이쪽도 엘콘처럼 순수실력을 주장하긴 하는데, if도르란 말 들어도 할 말 없어서 진지하게 논의되진 않음.


강점 - 항상 몸상태가 별로인데도 불구하고 기적처럼 강적들을 꺾으며 강력함을 보여줬음


약점 - 몸관리 못하는 거 자체가 실력부족. 끕이 후달리는 말들에게 너무 많이 짐. 엘콘과 달리 해외에서의 실적도 없음.




스페셜위크

까놓고 진지하게 논의할 가치는 없다. 현역 시절에는 엘콘, 그래스와 라이벌리가 있었지만 지금은 소멸한 상태


강점 - 없다


약점 - 최강마라고 볼 이유가 없다는 거 자체가 약점




티엠오페라오

커리어 대비 인기 없는 걸로 유명하고, 사실 최강마로 언급되는 일도 거의 없음.


강점 - 역사상 유일한 고마왕도완전제패(오사카배 우승은 없지만 당시엔 G2라서 해당없음) 다른 말들이 와다 태우고 G1 7승 가능하냐?


약점 - '세기말패왕'이라는데 얘가 강한 게 아니라 다른 애들이 약해보임. 지지해주는 팬덤이 없음. 요새는 고마왕도 완주 자체를 안 하는 시대.




딥임팩트

현 시점에서 최강마를 꼽을 때 가장 무난한 픽


강점 - 추입마인데도 불구하고 당연히 이길 거 같다는 느낌을 주는 비상식적인 강함. 해외에서 세계최강이라고 평가받기도 했음. 종자마로서도 대성공.


약점 - 빈집털이 논란이 있는 약한 시대. 개선문상 도핑 논란.




오르페브르

딥만큼 광범위한 지지를 받지는 못하지만, 보통 21세기 최강 얘기할 때 빠지지 않음.


강점 - 개선문상 2연속 2착. 라스트런 아리마기념에서 8마신차를 기록할 만큼 충격적인 강력함.


약점 - 고마시즌 조진 걸로 유명한 나리브와 승패가 같을 정도로 의외로 많이 짐(오르페는 개선문상 2패가 있지만) 개선문상 첫 2착은 역대급 빈집 취급이고, 트레브하고 붙었을 땐 개털렸다




아몬드아이

작년에 기록 갈아치울 때 최강설이 나오긴 했는데 별로 호의적이진 않음


강점 - 최초로 G1 7승의 벽을 넘어 9승 달성. 충격적이었던 재팬컵 레코드 우승이나 삼관마 삼강대결 등 강력한 모습을 보여줌.


약점 - 도쿄 비중이 너무 높고 야스다기념과 아리마기념에서 질 때 논란이 많았음. 약한 시대였다는 얘기도 계속 따라붙음.




퇴근길에 폰으로 생각나는대로 쓰다보니 빼먹은 말이 있을 수도 있는데 대충 이런 느낌.


20세기 신잔-루돌프-나리브 / 21세기 딥-오르페


이렇게 5마리로 최강 계보를 잇거나 여기서 취향대로 고르는 경우가 대부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 한 마리만 고르라면 현 시점에선 딥이 가장 무난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음.


요새 JRA 공식 잡지인 우준에서 21세기 명마 투표 하는데 아몬드아이가 어디까지 올라왔을까 궁금하다. 암말 역대 1위 정도는 평가받을 자격 있어보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