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umamusume/53654291


"자, 잠, 모르모트군? 이게 지금 무슨, 꺗ㅡ."


따지고 보면 실험은 대 성공이였다.


모든 근력을 무지막지하게 강화시켜주는 약(근데 온몸이 빛난다.)을 만들어서 주었다, 동시에 스스로 나약한 생각을 내치기 위해 본능을 극대화하는 성능도 추가했다.


우마무스메의 본능이란 무엇인가, 바로 달리는 것, 정점을 위해 뛰는 것.


"...타키, 온."


"모, 모르모트군? 그, 눈빛이 무섭네만? 일단 일으켜주지, 않겠... 나..."


하지만 실수였다, 타키온이 준 약은 우마무스메가 아닌 사람, 즉 트레이너였고.


그 본능은 당연히 타키온이 생각한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


".....모르... 읏.... ....쪽..."


지금, 트레이너는 약의 힘을 맘껏 활용해 우마무스메인 타키온조차 이기지 못할 힘으로 이렇게 자신을 눕힌채 엄청난(?) 희롱을 시전하고 있는 것이다...!


"...파, 하, 그, 모르모트군...! 일단 진정하고 날 좀... 으아앗?! 오, 옷은 왜 벗기려는건가! 지, 진정하게!"


트레이너의 손길이, 조금은 거칠게 타키온의 옷소매로 향한다.


처음엔 당황만이 가득했지만... 방금의 급작스런 키스도 그렇고, 트레이너의 '본능'이라는게 이렇게나 격렬히 자신을 탐하는 것이란걸 깨달은채 이런 상태까지 가자 슬슬 타키온도 기분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무섭기도 했고, 왜인지 기쁘기도 했으며, 동시에...


"힉?! 잠, 모르, 햣?!"


"...타키온의 배, 하얗고 예쁘구나."


"...그, 게 무슨 당치도 않은 평가인가! 일, 일단 진정하고... 그..."


...이상하게 달아오르는 이 분위기가 마냥 싫지가 않았다.


이상하다, 평소에 타키온 자신은 트레이너를 어떻게 생각했는가.


퇴학당하기 직전이였던 나를, 달리는 모습을 보고싶다며 손수 모르모트가 되어버린 순수한 사람.


이것저것 잘 챙겨주고, 섬세하게 신경써주고, 늘 자기를 응원하며 도와주는 사람.


없으면 안되는 사람, 없어지면 싫은 사람.


사라진다면 불편한걸 넘어서 슬퍼버릴 사람.


...어라, 너무 큰 공간을 차지해버렸는걸, 이거.


"....타키온."


"아, 으, 모르... 모트... 군?"


새빨개진 얼굴, 눈물이 살짝 맺힌 눈가, 배쪽의 옷이 들춰진채 양 손을 잡혀 꼼짝없이 구속당한채 트레이너에게 깔린 이 자세.


모든것이 이상하고 옳지 않았다, 하지만...


".......타키온."


"....ㅊ, 츠.. 처.."


어째선지 싫지가 않았다.


이게 트레이너의 본능이라면, '나의 소중한 모르모트군'의 본능이라면.


".......처음이니까, 조금만... 살살... 해주, 게...."


....그간의 보상심리로, 자신을 조금 내어줘도 되지 않을까, 싶은.


그런 생각이.


"......ㅇ나."


"..... ....으, 응? 뭐라고 했나...?"


"......ㅡ일어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일어나, 타키온! 알려준 시간이 한참 지났어!"


"......어, 에?"


입에 침까지 흘리며 소파에 쓰러져 있던 타키온이 다급하게 일어난다.


아니, 자세히는 급하게 일어나면서 바로 위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던 트레이너에게 멋진 박치기를 선사했다.


"으아악!"


"으앗?! 괘, 괜찮나 모르모트군?!"


답지않게 허둥지둥거리며 얼굴을 감싼채 끙끙거리는 트레이너에게 급히 다가가 외친다.


"으, 하악... 아, 안그래도 힘 센데, 더 세져서 더 아파..."


"...숙녀에게 실례되는 언사다만 그건 특별히 넘어가겠네, 괜찮은가...?"


잠깐, 그런데... 더 세졌다고?


"으윽, 괜찮아... 너무 가까이에서 바라보던 내 실수도 있고, 자업자득이지, 아후우."


"...저, 그으...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건가? 방안이 왜 이렇게 밝은거지? 더 세졌다는건 또 무슨 말이고?"


"...기억 안나? 새로 만든 약 실험하겠다면서, 직접 먹기엔 너무 끔찍한 맛이라면서 홍차에 탔잖아... 그리고 방이 밝은건 타키온이 빛나고 있어서 그렇고."


...아.


그랬다, 여느날과 같은 평범한 날, 타키온은 역시 여느날과 같이 트레이너에게 괴상한 약을 준비했고 직접 먹기엔 너무나 힘들고 끔찍한 맛일거라며 홍차에 탔다.


약의 내용은 꿈에서의 그 효과와 비슷했다, 그리고 꽤나 좋은 예감이 들 정도로 정교하게 정제된 약이였다.


그러다가 오늘은 너무 힘들거라며 도망가려는 트레이너와 실랑이하길 잠깐, 갑작스레 회장이 찾아와 트레이너를 데려가버렸고.


그래서, 한숨을 푹 쉬며 아무 생각없이 홍차가 든 잔을 들어 마셔버린것이다...!


".....크윽, 아무리 실랑이도 하고 회장에게 한소리 들어서 정신이 없었다지만, 홍차의 유혹에 나도 모르게 넘어가 버린건가... 아무리 모르모트군의 홍차가 맛있다지만 이런 바보같은 실수를 하다니..."


"나한테 장황하게 설명하던 그 시간보다 한참 더 흘렀는데도 안일어났어, 뭐라고 했더라... 본능을 더 끓어오르게 하려면 무의식의 영역에 가야하고, 그래서 부작용으로 얼마동안 잠들수도 있다고 했나...?"


"...그렇네, 본능이란건 의식하면 잘 생각하지 못할수도 있기에 무의식의 영역으로 가서 스스로 자각하는 식... 으로...?"


말하면서 뭔가 스스로 이상하다는걸 깨달은 타키온.


자신이, 이 약을 먹고 꾸던 꿈이 무엇이였는가...?


"....그런데 궁금해지네, 타키온의 무의식 속 본능은 뭐였어? 어떤 레이스에서 달리는 꿈이였으려나? 아니면 성공적인 약을 만드는거?"


"아, 어, 그, 어어?"


"...? 왜 그래? 괜찮아 타키온?"


순간적으로 타키온의 얼굴이 새빨개진다.


설마? 이렇게나 실험에 대한 열망도 많고, 가능성에 몰두한채 지내왔던 내가?


그런게, 그런게 내 본능이라고?


"......어, 아아! 아하하! 그렇지! 당연히 트윙클, 아니겠는가... 그곳에서, 그래, 내 연구의 끝을... 보는게..."


"예상은 했는데, 역시 타키온답네... 열망이 대단하네, 역시."


새삼스레 감탄하는 트레이너.


하지만 지금 타키온은 그게 중요한게 아니였다, 너무나 많은 생각이 머리를 마구 휘젓는다.


"그, 렇지! 이, 일단 빛나는 내 몸좀 어떻게 해야겠군, 그렇지? 응, 그렇고 말고, 그러니 조금 이따가 보자고 모르모트군!"


답지않게 새빨간 얼굴로 허둥지둥대다가, 지금까지 본 모든 모습들중 가장 빠른 속도로 장소를 벗어나는 타키온.


"어? 어..."


그 뒤엔,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몰라서 어리둥절해하는 트레이너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도시락 달라고 할 줄 알았는데, 별일이네."


이따가 갖다줘야겠다, 라고 생각한 트레이너는 기지개를 피며 아직도 얼얼한 코를 문지르며 일어났다.


자신의 담당 우마무스메가 어떤 상태인지도 모른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힉, 하.... ...햣, 후, 아..."


듣는 사람도 닭살 돋을정도의 간드러지는 목소리.


이 목소리가 어디서 나오는지 알아차린다면, 이 학원의 누구든 기겁을 할것이다.


"...하, 흐으... ...윽?! 후, 모르... 모트, 군, 하아..."


몸이 빛나고 파워 적성이 올라가는 현상은 이제 맘췄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오로지 하나의 존재에 대한 생각만이 그녀의 머릿속에 가득찼다.


트레이너가 보고싶어.


트레어너가 필요해.


트레이너가 좋아.


같은, 이상한 생각이.


"....힉?! 그, 갓..."


지금 그녀는 스스로 무엇을 하고있는지 자각조차 못하고 있다.


트레이너의 체취가 묻은 트레이너실의 소파에서, 얼굴을 소파에 묻은채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는 이 모습.


다급하게 자신의 이상상태를 처리했지만, 이상하게도 머리속에 박혀버린 '무의식 속에서 깨달은 본능'은 계속해서 커져가고 있었다.


자신의 연구실에서 힘겹게 부정하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이렇게 불도 꺼진채 텅 빈 트레이너실로 달려와서 이런 모습을 하고있는것이다.


그 괴짜가, 그 아그네스 타키온이.


새빨갛게 얼굴을 물들인채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채로, 너무나도 연약한 모습으로 말이다.


"....난... ...읏, 어느새 이렇게... 글어먹어버린겐가... 아, 으으..."


트레이너가 이렇게나 자신에게 중요했나.


첫 만남부터 범상치 않긴 했지만, 그래도 줄곧 순진하고 착한... 어쩔때는 바보같기도 한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의 기억을 되살펴본다, 도시락을 챙겨주는 트레이너, 웃어주며 격려하는 트레이너, 홍차를 타주는 트레이너, 어깨를 주물러주는 트레이너, 약을 마시고 빛나고 있는 트레이너...


트레이너, 트레이너... 트레이너...


".....트레이, 너...."


".....타키온?"


"히익?!"


쿠당탕! 데구르르... 소파에서 굴러떨어지는 엄청난 소리와 바깥에서 기겁하는 트레이너.


그리고 스타킹과 속옷을 벗어던진채로 맨다리를 드러낸채 소파에서... 그렇고 그런짓을 하다가 굴러떨어진 타키온이 문을 사이에 두고 대치중인 상황에 놓여버렸다...!


"모, 모, 모르모트군?! 인가?!"


"...어, 으응... 괜찮아? 도시락 가져다주려고 실험실...로 쓰는 교실로 갔는데 없어서, 어딜 갔나 했더니 여기있었네."


"아, 아하하? 그, 그렇게 됐다네! 정보 수집을 위해서 말야! 그래, DNA라거나...?"


스스로 말하면서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자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었다.


새빨개진 얼굴과 함께, 다분히 자극적인 맨다리를 드러낸채 바닥에 널부러진채로 횡설수설 중인데,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 굳이 여기에서? 평소엔 나한테 허락도 안구하고..."


"신경쓰지 말게! 응! 자세한건 신경쓰지 말고 그냥...!"


"그런데 굴러떨어지는 소리가 났는데, 괜찮은거지? 또 뭐 부숴먹은건 아니겠하흐하하허하!"


"꺄아아아아악!! 들어오라고 한 기억이 없네만 모르모트구운!!"


근심스러운 표정을 하며 들어왔다가, 기겁을 하며... 일단 문을 닫고 벽쪽에 달라붙어 벽만을 쳐다보는 트레이너.


"옷, 옷은! 스타킹은! 왜 그러고 있는거야?!"


"그, 그...!...."


다리를 m자 모양으로 만들며, 속옷도 없이 바닥에 주저앉은채  새빨개진 얼굴로 울먹거리는 타키온.


평소의 그 여유롭고 매드사이언티스트스러운 느낌은 온데간데 없었다.


"ㄷ, 돼, 됐어! 나 아무것도 못 봤으니까 얼른 옷부터 입어! 도대체 무슨 정보수집이길래...!"


"...... ......"


부스럭, 부스럭... 새빨개진 채로 일어나는 타키온.


그리곤 벗어놨던 자신의 속옷과 스타킹... 으로 가지 않고 천천히, 트레이너를 향해 걸어간다.


"......타키온?"


"돌아보지 말게나!"


"넵!"


이상해서 돌아보려는 트레이너에게 그렇게 소리치고는....


꼬옥, 하고.


"....윽?! 타키온...?"


"....잠시 이대로, 있게... 모르모트군."


뒤에서 충동적으로 안아버렸다.


부끄럽고, 수치스러웠고, 당황스러웠지만... 트레이너의 얼굴을 봐버리니 머리를 가득 채운 생각이 더욱 커져버렸다.


트레이너가 좋아, 트레이너를 원해.


트레이너와 있고 싶어, 트레이너에게 안기고 싶어.


"타키...온? 뭐라고, 설명이라도 해줘야 이 상태를 이해하겠는데?"


"....날 안아주게."


"푸헉?!"


당연히 몸을 튕기며 크게 동요하는 트레이너, 하지만 타키온은 그런 트레이너를 더욱 꾸욱 껴안았다.


"그, 게, 갑자기 무슨...."


"싫은가?"


새빨개진 얼굴에 주르륵 흐르는 눈물.


톡, 톡... 바닥에 눈물이 떨어진다.


"싫은가? 이런 나는 싫은가? 계속 억지로 싫다는 실험이나 진행하고, 이것저것 시키고 주는건 없고, 이상한 약이나 먹이면서 동의는 안구하는 내가 싫은가?"


"....."


"그래, 싫겠지, 나 같아도 그럴 것 같네.... 성격도 괴짜고, 모르모트군에게 해주는거라곤 투정부리는 것과 약먹이는 것 밖에 없으니..."


"타키온, 나는..."


"나도 알고 있네!... 도저히 사랑받을 행동을 못했다는걸...!

하지만 어떡하란 말인가, 난... 이미 모르모트군이 너무 좋아졌는데... 내, 안에서 너무 커져버렸는데..."


어느새 트레이너의 등에 얼굴을 묻은채 덜덜 떨면서 서럽게 울먹거리는 타키온.


트레이너에 대한 애정, 미안함, 그동안의 자신의 행동에 대한 원망에 휩싸인채 자신의 진심을 털어놓고 있었다.


".....미안하네, 잊어버리게.... ....기억을 잊는 약이라도 만들테니, 오늘, 은, 다 잊어주..."


"나도 타키온이 좋아."


어느새 당황스러운 표정은 없어진채, 침착하면서도 조금은 기쁜둣이 웃어버리며.


트레이너는 나지막히 그렇게 말했다.


"....에."


"애초에 모르모트...를 자원한건 나였잖아? 타키온의 달리기를 더 보고싶어서, 라는 이유로... 오히려 그런 나를 받아준 타키온에게 더 고마운걸."


".....자, 자..."


"응, 타키온의 성격도, 모습도, 하나하나 전부 좋아해, 그런 엉뚱하고 괴짜스러운 면부터 해서, 오히려 타키온이 나와 있어주길 원한건 나...."


"잠깐만 기다리게! 이대로면 내 심장이 터질 것 같아!"


"아, 넵."


머리가 차가워진다.


동시에 트레이너의 말이 머리속에 미친듯이 맴돌기 시작한다.


"......으으으으으! 이, 바보같은 모르모트군 같으니, 그런 소릴 해버리면... ....내가 너무 바보같지 않은가...!"


"...아하하, 하... 미안하다고 해야되나...?"


나도 타키온이 좋아, 계속 있어주었으면 좋겠어.


어쩌면 타키온은, 계속 이 말을 바랬을지도 모른다.


방임주의인 집안, 그리고 실험에 대한 열망과 괴짜스러운 성격탓에 타키온은 이런 감정이 정말 낯설었다.


이 낯선 감정을 자각하고 있질 못했던 것 뿐, 사실 계속 그녀 안에서는 그런 생각이 커졌던 것이다.


자신에게 처음으로 이렇게나 다가와주고, 가까워진 트레이너에게.


".....고맙네, 모르모트군...."


"...새삼스레 뭘, 나도 고마워 타키온."


기뻤다, 너무 기뻤다.


그녀가 트레이너를 원하듯이 트레이너도 자신을 원하고 있다는 그 사실이 너무나도 기뻤다.


우울함에 찼던 마음속이 환희와 기쁨에 가득 찼다, 그래서...


"ㅡ우우어억?!"


"그러니, 모르모트군...?"


우울함에 억눌러있던, '본능'이 미친듯이 발현되어 버렸다...!


"서로 마음이 같다는건 확인했으니... 허락은 구하지 않겠네."


치명적인 맨다리를 드러낸 그대로, 바닥에 쓰러지듯 눕혀진 트레이너 위로 올라탄 타키온.


"...자아, 내 본능이 어울려주게, 모르모트군, 자네도 싫진 않으리라 믿네...!"


"으악! 아, 아하악! 옷 찢지 마! 우아악! 벗지도 마! 진정해주세요 타키온씨!"


"아하하하..!! 결국 실험은 대 성공이였군, 스스로에게 감사해야겠어...! 자, 어서 하나가 되어보자고 모르모트군...!"


"으악, 잠깐 기다려줘어엇...!!"


그렇게, 한동안 트레이너실에는 한 트레이너와 담당 우마무스메의 정체모를 목소리가 울려퍼졌다고 한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존나 삘받아서 찍 싸버렸다


타키온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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