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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당신이 오늘부로 트레센 학원에 새로 배정된 신입 트레이너 선생님이시군요?”

 

녹색 옷을 입은 여성이 내게 말했다영업용 표정이 아닌 진짜배기 미소를 짓고 있는 흑발의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뭐랄까너무 예뻐서 나랑 같은 인간이 아니라 우마무스메라고 착각할 정도였다.

 

저는 트레센 학원의 이사장 비서하야카와 타즈나입니다그럼다시 한번 잘 부탁드립니다.”

 

그녀가 정중한 자세로 인사하자나도 허리 숙여 인사했다.

 

앞으로 트레이너씨라고 부를게요.”

 

아름다운 녹색의 여인타즈나는 그렇게 말하고 몸을 돌렸다.

 

지금부터 학원 안내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녀의 트레센 학원 안내가 시작됐다.

 

여기는 트랙즉 경기장입니다한 바퀴가 거의 도쿄 레이스장하고 비슷하죠.”

 

그녀의 말대로 넓은 트랙이 펼쳐져 있었다관람석을 제외하고는 말 그대로 경기장 트랙을 똑 떼어서 가져온 것 같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많은 우마무스메들이 트레이닝에 힘쓰고 있었다.

 

메롱이번에도 스위츠 먹었으니까 살찌는 거 인정인정반박 시 맥퀸한테 먹힌 스위츠!”

정말잡히면 가만 안 두겠사와요!”

 

늘 TV를 통해 봤던 골드 쉽과 메지로 맥퀸이 빠르게 내 앞을 스쳐 지나갔다.

 

이것이박신의 힘!”

 

그때마빡이 들어난 우마무스메가 던진 공에 골드 쉽의 얼굴이 정통으로 맞았다.

 

으아악눈이눈이!”

 

골드 쉽의 속도가 확 줄었다그녀가 얼굴을 부여잡고 몸을 휘청이며 넘어지려고 하던 그때,

 

잡았사와요.”

 

맥퀸이 골드 쉽의 머리를 잡고 RKO를 걸어 그녀를 바닥에 처박았다.

 

그럼 다른 곳으로 갈까요?”

 

타즈나씨의 안내에 따라 도착한 곳은 교실이었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우마무스메들이 트레이너 선생의 수업을 듣고 있었다.

 

그때금모래빛 머리 우마무스메의 몸에 파란 오라가 감돌았다.

 

그래그래스 원더였다.

 

그녀는 뭐라고 형용하기 힘든 미소를 짓고 어느 학생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의 끝은 전에 프랑스의 우마무스메 브라예를 이긴 스페셜 위크가 졸고 있었다.

 

교실에 있는 다른 학생들도 그래스의 기운을 느꼈는지 경악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봤다.

 

아아먹어버리고 싶어요아니먹히는 게 더 좋을까요아아어쩌면 서로 반반씩 하는 게 더 좋을지도.”

 

다들 앞에 봐요!”

 

교실 안 선생은 식은땀을 흘리며 칠판을 크게 소리나게 쳤다.

 

졸고 있는 스페셜 위크그래스를 제외한 모두의 시선이 앞을 향했다.

 

다른 장소로 가죠.”

 

다시 타즈나씨의 등을 쫓았다.

 

여기는 도서실이에요목소리를 낮춰주세요.”

 

그녀가 속삭이듯 말했다.

 

지금까지 갔던 곳 중 가장 조용한 곳이었다모두가 독서에 집중하고 있었다.

 

땋은 머리에 안경을 쓴 귀여운 우마무스메 앞에 앉은 마녀 모자를 쓴 우마무스메가 갑자기 양손을 모았다.

 

나와라!”

 

그 순간도서실이 정전되었다우마무스메들의 웅성거림에 도서실의 침묵이 깨졌다.

 

그렇군요방금 소환되셨다는 거죠안녕하세요.”

 

어느샌가 토쇼의 옆에 온 검은 머리 장발 소녀가 허공에 혼잣말하기 시작했다.

 

다른 곳으로 갈까요?”

 

타즈나씨의 뒤를 따라 어수선해진 도서실을 나왔다.

 

여기는 수영장이랍니다당연하게도 물고기는 없답니다.”

 

다이빙대까지 있는 크고 넓은 수영장에서 우마무스메들이 수영을 하고 있었다.

 

그때키가 큰 우마무스메가 나를 보며 말했다.

 

난 물고기하고 헤엄쳐도 단거리는 안 져!”

 

그 말과 동시에 그녀는 내 앞 레일에 뛰어들었고물이 내게 튀겼다.

 

저런괜찮으세요?”

 

나뿐만 아니라 타즈나씨도 물범에 흠뻑 젖어 있었다.

 

그럼다른 곳으로 갈까요?”

 

타즈나씨의 질문에 알았다고 대답하고 무심코 바닥을 봤다.

 

파닥파닥아까 키 큰 우마무스메가 다이빙하면서 튀긴 물.

 

그러니까 내 옆에 물고기가 파닥이고 있었다.

 

하하하실험 대성공일세!”

 

그리고이름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허스키한 목소리를 가진 우마무스메가 내 옆에서 만족스러운 듯 크게 웃고 있었다.

 

이곳은 안쪽 정원이랍니다.”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평범한 정원이었다그곳 한가운데에는 구멍 뚫린 나무 그루터기가 있었다.

 

그리고그 앞에 그 유명한 토카이 테이오가 서 있다가 고개 숙여 그루터기 안에 얼굴을 집어넣었다.

 

또레나랑 우마뾰이 하고 싶다아아아아아아아아역 우마뾰이하고 싶어!! 또레나한테 치근덕대는 년들 다 죽어버려어어어어!”

 

레이스에서 지거나 삶이 고달프면 분하잖아요그런 마음을 소리 질러서 발산하는 곳이랍니다참고로 깊이는 저희도 몰라요.”

 

타즈나씨는 그렇게 말하고 내게 싱긋 웃어 보였다.

 

 

 

 

학원 건물에서 이사장님과 면담한 후밖으로 나오니 하늘이 잘 익은 홍시처럼 붉었다.

 

오늘은 여기까지네요.”

 

마중 나온 타즈나씨가 내게 고개를 숙였다.

 

내일 뵐게요그럼안녕히 가세요.”

 

나도 고개 숙여 그녀의 인사에 답했다.

 

학교 밖으로 나와 걷다가 뒤를 봤다타즈나씨가 서서 이쪽을 바라보고 계셨다.

 

그 모습은 마치 트레센 학원을 지키는 파수꾼을 연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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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평범한 트레센 학원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