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 링크:  https://twitter.com/Tetolisto/status/1410841918901215233?t=Lig04sGZ1cXCfHyoRP5uPg&s=19 


1편 링크:https://arca.live/b/umamusume/56037356?category=%EC%B0%BD%EC%9E%91%2F%ED%95%AB%EC%82%B0&p=1

1.5편 링크 https://arca.live/b/umamusume/56097404?category=%EC%B0%BD%EC%9E%91%2F%ED%95%AB%EC%82%B0&p=1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몸에서 붉은 피가 흐른다. 이러다가 죽는 것일까? 벌써 죽기엔 아직 너무 젊은데… 아무나 와서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점점 흐려져 가는 시야로 익숙한 실루엣이 보였다. 다이아였다. 왜 이곳에 있는지는 궁금하지도 않는다. 제발 살고 싶다.

 

 

 

띠- 띠- 띠-

차가운 침대와 이불, 하얀 천장, 약 냄새. 여긴 병원이구나. 난 살았구나.

 

살았다는 안도감에 고개를 돌리자 내 옆에서 다이아가 엎드린 채 잠을 자고 있었다. 

 

“다이아, 네가 날 살려줬구나.”

 

날 살려준 다이아의 머리를 쓰다듬어 줄려고 손을 들었다. 내가 옛날에 그랬던 것처럼 이번엔 다이아가 날 구해줬구나.

 

“으음… 트레이너님? 깨어나셨군요!”

 

내가 깨어날걸 보자 다이아가 눈물을 흘리며 나를 꼭 껴안았다.

 

“다이아… 아파.”

 

“앗, 죄송해요.”

 

“맞다. 다이아, 혹시 내가 치였던 차 있잖아.”

 

다이아가 나를 처음 발견했더라면 적어도 생김새는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제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도망가고 없어졌었어요.”

 

다이아는 마치 둘러대는 듯이 말했다.

 

“다이아, 미안한데 나 아직 아무 말도 안 했어.”

 

다이아는 싱긋 웃었다.

 

“트레이너님을 친 차를 물어보시려고 한 거잖아요? 그건 제가 어떻게든 찾아볼게요. 걱정마세요.”

 

“응, 고… 고마워.”

 

그런데 뭔가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다. 사고가 나자마자 다이아가 내 눈 앞에 보였었는데 주변에 차가 보이지 않았다니. 내가 중간에 기절해서 착각이라도 한 걸까?

 

“다이아, 오랜만에 같이 산책이라도 할래? 바깥공기 좀 쐬고 싶어서.”

 

“아직 일어나시면 안돼요.”

 

다이아가 일어나려는 나를 막았다. 일어나지 말라니 무슨 일이길래.

 

“일단 의사선생님을 모셔올게요.”

 

뭔가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간다. 뭔가 좀 가벼운 느낌이다. 잠시 뒤에 내 병실의 문을 열고 흰색 가운의 의사가 들어왔다.

 

“깨어나셨군요. 기적입니다. 사고가 정말 크게 나셨습니다. 받아들이기 힘든 얘기겠지만 왼쪽 다리를 어쩔 수 없이 절단해야 했어요.”

 

의사로 보이던 사람은 내게 절망을 안겨주고 자리를 떴다. 다리 한쪽이 사라진 것은 둘째치고 당장 병원비를 낼 여유가 없다. 심지어 내가 있는 곳은 개인병실이었다. 일반적인 공동병실보다 돈이 더 나갈 텐데, 차라리 죽는 게 더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트레이너님, 표정이 왜 이리 안 좋으신가요?”

 

“별 거 아니야. 그냥 앞으로도 걱정이고, 당장 병원비가 낼 돈이 없었거든.”

 

“그럼 제가 도와드릴까요?”

 

다이아라면 내 병원비를 용돈으로도 처리할 수 있겠지. 하지만 이 아이에게 의지하는 게 맞을까?

아냐, 그건 올바른 어른의 자세가 아니잖아. 아무리 힘들어도 그건…

 

“정말 힘드시다면 저에게 한 번쯤 기대셔도 좋아요. 옛날에 제가 위험할 때 저를 구해주셨잖아요. 그거에 비하면 이런 건 저에게 아무것도 아니에요.”

 

맞는 말이다. 나는 수십 번 고민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없다. 나는 내 자존심을 버리고 결국 다이아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말았다.

 

“그럼, 한 번만 도와줘. 이런 한심한 사람이라서 정말 미안해.”

 

“아니에요. 괜찮아요.”

 

다이아가 나를 다시 꼭 끌어안아주었다. 그녀의 따스한 품에서 나는 비참함에 차가운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또 반년이 지났다. 다이아 또한 나의 병간호를 하며 활동에 차질이 생겼고 고등부에 진학하는 것 대신 은퇴를 선언했다. 수많은 사람들과 다이아의 팬들은 아쉬워 했으나 다이아는 조금도 후회하지 않았다.

 

“트레이너님, 선물이 있어요.”

 

“뭔데?”

 

다이아가 내게 준 선물은 휠체어였다. 그것도 전기로 움직이는. 나를 위해서 주문제작 한 것이었다.

 

“미안해, 다이아. 저번부터 계속 뭔가 받기만 하고.”

 

“아니에요. 트레이너님께서 저를 위해 해주신 것들에 비하면 이런 건 별거 아니에요.”

 

나는 다이아가 선물해준 휠체어로 몸을 옮겼다.

 

“이제 몸은 좀 어떠신가요?”

 

“덕분에 아주 좋아졌어. 사고 이전보다 더 건강한 것 같기도 해.”

 

나는 일주일 후 의사의 소견에 따라 퇴원하였다. 아직은 휠체어 조작이 힘들어서 다이아의 도움을 받아 내가 이전에 살던 집으로 갔다.

 

 

“나가. 짐 싸서 얼른 집 비워.”

 

“네? 갑자기요?”

 

“총각이 집을 비운지가 얼마나 오래됐는지 알아?”

 

“밀린 집세는 낼 수 있어요. 그리고 지금 갑자기 방을 빼라고 하셔도 갈 곳이 없단 말이에요.”

 

“그건 네 사정이고. 애초에 이 건물 통째로 다른 사람한테 넘어갔어. 짐 안 빼면 통째로 날아가는 거지, 뭐.”

 

다리를 잃은 게 최악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집도 잃었다. 이젠 돌아갈 집도 없다. 

 

“인생 참 꼬일 대로 꼬였네. 진짜.”

 

“트레이너님, 제가 도와드릴까요?”

 

“도와준다니.”

 

“어차피 이제 갈 곳도 없으시잖아요. 제가 어느 정도 괜찮은 곳으로 하나 구해드릴 수 있어요.”

 

“괜찮아. 이미 많이 도와줬잖아. 지낼 곳 정도는 내가 해결할게.”

 

다이아는 웃는 얼굴로 나를 응시했다. 하지만 평범한 웃는 얼굴과 다르게 뭔가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제가 도와드릴 수 있다니까요.”

 

“아무리 그래도 어른으로써 중등부에게 도움을 받는다는 건.”

 

“도와드릴게요.”

 

다이아가 강하게 쏘아붙이듯 말했다. 더 이상 거절한다면 뭔가 큰일이 날 것이라고 내 직감이 말해주고 있었다.

 

“그렇다면 잘 부탁할게.”

 

나는 다이아를 따라서 새로 지낼 곳으로 갔다. 내 편의를 봐주려고 한 것인지 학원에서 꽤나 가까운 곳이었다. 심지어 시설도 내가 이전에 지내던 곳은 비교도 안될 정도로 좋은 곳이었다”

 

“덕분에 이런 곳에서도 지내보네. 고마워.”

 

“별 말씀을요.”

 

나는 새로운 집으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비밀번호로 잠겨있었다.

 

“비밀번호는 저희가 처음 만날 날이에요.”

 

처음 만난 날? 그게 언제였지.

 

“혹시 기억 안 나신다거나 하는 건 아니죠?”

 

손가락이 떨린다. 마치 기념일을 잊은 부부가 이런 기분일까? 비록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기념일도 아니지만 외우지 못했다고 문제가 생길지는 몰랐는데.

 

“혹시 언제였더라?”

 

나는 다이아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후훗, 장난도.”

 

“미안, 정말 기억이 안나.”

 

다이아가 앞장서서 문을 열어줬다.

 

“비밀번호는 0316이에요. 앞으로는 잊지 말아주세요.”

 

“고마워. 꼭 기억할게.”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편히 쉬세요.”

 

 

나는 다이아를 떠나 보내고 퇴원을 기념하는 의미로 오랜만에 샤워를 했다.

 

“후, 오랜만에 씻으니까 개운하네.”

 

몇 달만의 샤워를 끝마치고 나왔을 때 뭔가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뭔가 누군가가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설마 옆집인가 싶었지만 그럴 리는 없었다.

 

“설마 다이아가?”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핸드폰을 들어 다이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평소라면 바로 전화를 받던 다이아가 어째서인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역시 다이아일리가 없지.”

 

라고 말하며 핸드폰을 내려 놓자마자 다이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아, 하아. 여보세요? 트레이너님?”

 

전화 속의 다이아는 무엇 때문인지 숨을 가쁘게 쉬었다.

 

“다이아, 혹시 어디 아프니?”

 

“아뇨, 괜찮아요. 무슨 일이신가요?”

 

“별건 아니고, 집에서 자꾸 누가 지켜보는 기분이 들어서 말이야.”

 

“그게 무슨 소리이신가요. 누가 지켜본다던가, 어딘가에 카메라가 있다던가 할 리가 없잖아요?”

 

다이아는 모른다는 듯이 대답했다. 

 

“트레이너님, 이제 물어보실 건 없으신가요?”

 

“응, 내일 보자.”

 

속으로는 뭔가 찜찜한 구석이 있었지만 일단은 다이아를 신뢰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다이아가 나에게 해를 끼칠 리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루가 지나고 나는 트레센 학원으로 출근하기 위하여 힘든 몸을 이끌고 문 밖으로 나섰다.

 

“트레이너님, 모시러 왔어요.”

 

문을 열고 나가자 문 앞에서 다이아가 고급 리무진과 함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에는 또 뭘 준비한 거야.”

 

“그냥 등교하던 길에 우연히 들렀을 뿐이에요. 같이 타고 가실래요?”

 

“마음은 정말 고맙지만 요즘 너무 많은걸 받는 것 같아. 이번만큼은 거절할게.”

 

다이아가 손가락으로 내 다리를 가리켰다.

 

“그 다리로는 분명 지각하실 텐데요?”

 

“다리 한쪽이더라도 이정도 거리는 금방 도착해.”

 

“그렇다면 같이 타고 가시죠.”

 

“안돼. 트레이너와 담당 우마무스메의 심한 애정행각은 금지되어있어.”

 

“그저 같은 차를 타고 가는 것 뿐이라구요?”

 

“나는 따로 갈게.”

 

“같이 타고 가요.”

 

다이아가 나를 휠체어에서 들어올렸다. 마치 아기를 옮기는 것처럼 나를 리무진 안에 내려놓고 내 옆에 앉았다.

 

“사토노, 너 요즘에 계속 나랑 같이 있으려고 하려는 거. 본인은 알고 있어?”

 

“사토노라뇨. 평소처럼 다이아라고 불러주세요. 왠지 거리를 두시려는 것 같네요.”

 

아무래도 다이아는 나에게서 관심을 땔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이제 좀 거리를 둘 필요가 있을 거 같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번거는 좀 짧다. 가능하면 2.5편이라도 빨리 써올게. 다들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