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눈에 띄는 우마무스메가 없다는겐가!"


 "아, 하하... 그렇습니다."


 ...저 동그란 눈이 더 동그랗게 떠질수도 있구나...


 "으무으응... 도단! 최고의 우마무스메들이 모이는 트레센 학원에서 눈에 띄는 이가 없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죄송합니다, 이곳의 아이들이 부족하다는게 아니라..."


 나도 확실한 이유는 모르겠다.


 이곳의 아이들은 너무나 훌륭하고 또 빛나고 있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 저... 이미 트레이너가 있어요."


 이미 스카웃 된 아이거나.


 "죄송해요, 트레이너님의 커리어랑은 맞지 않는 것 같아서..."


 비교적 신입이고, 이렇다 할 전적도 없는 나를 꺼려하거나.


 "오오! 복덩이가 제발로 굴러들어왔다! 이것이야 말로 환상의 고루시 위크! 어쩐지 이번주 내내 운이 좋더라니! 자아, 어서 나와 함께....!"


 ....좀.... 좀 나랑은 안맞는 것 같다거나.


 이렇게나 빛나는 아이들이 많은데, 그곳에서 고르고 있지를 못하고 있다는게 너무 안타깝긴 했다.


 ...그래도, 도저히... 찾지를 못하겠어서.


 "으음.... 개탄! 아쉬워... 아주 아쉬워! 분명 기질은 충분해 보인다고 생각했건만!"


 "...죄송합니다 이사장님, 아마 이번주 안으로 발견하지 못하면..."


 "부정! 자네같은 인재는 놓치기 아깝다네! 기다리다보면 분명 어울리는 우마무스메가 자네와 맺어질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니 조금만 기다리게나!"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회의적인 말투로 그렇게 대답하자 이사장님은 안타깝기 그지 없다는듯 끄으응... 하며 고심하는 표정이 되었다.


 ...소망을, 약속을 이루기 위해 트레이너가 되어 트레센 학원까지 도달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는건 나로써도 싫다.


 싫지만...


 "...그래도, 저랑 맞지 않는 아이랑 계속 해봤자 제대로 트레이닝을 스킬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서요."


 알고 있다.


 맞지 않는 사람과 억지로 함께한다는게 얼마나 괴로운지.


 물론, 그런걸 가리지 않고 훌륭히 키우는게 진정한 트레이너라지만...


 "무엇보다, 저는... 아직 경험도 없고, 막연하게 무서워서요."


 "으음... 납득! 하지만 나는 자네에게서 가능성을 보았다네, 절대 포기하지말고 조금만 더 찾아보게!"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천천히 찾다보면 분명 좋은 아이가 눈에 띄실거에요."


 "긍정! 타즈나군의 말이 백번 맞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네, 이제 겨우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나!"


 "...알겠습니다."


 모르는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는다는건 여전히 무섭다.


 하지만... 잠시라도 그걸 부숴주었던 누군가를 위해.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으으음! 만족! 항상 기대를 걸고 있다는걸 잊지 말아주게!"


 아직은... 포기하기는 이를지도 몰라.





 -------------------





 "....하아아...."


 라고는 했지만, 오늘도 못찾았잖아...


 어느새 해가 기울어져가는 하늘, 햇빛이 붉게 구름을 태우고 있는 풍경을 바라보며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어쩌면, 내가 부족한걸까...."


 용기를 내야 하는데, 그게 힘들다.


 사람을 대해가며 입은 상처들, 믿었던 이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는 공포.


도저히 고쳐질 생각을 않는 트라우마덕에, 여전히 누군가에게 뻔뻔히 다가가는게 쉽지 않다.


"게다가... 다가서는 아이마다 왜 담당이 있는거야..."


거기에 내가 용기를 내면 항상 그 아이는 트레이너가 있었다.


내가 너무 눈이 높은걸까...? 그래서 이미 스카웃 제의가 오고도 남을 아이만 고르는걸지도...


"...윽, 정말 내가 문제인 것 같잖아..."


이러다가 정말 못찾으면 어떡하지?


트레센 학원에 오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데, 이곳이 아닌 곳을 간다고 운명처럼 나와 맞는 아이를 만날 수 있을까?


"......"


어느새 붉은 빛이 잔뜩 감도는 강변을 걸으며 조금은, 무서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러다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끝나는걸까?


내 노력들이 전부 사라지는걸까?


싶은 그때였다.


살랑ㅡ.


"...하, 후...  후ㅡ..."


".....!"


순간 옆을 지나쳐간 검은 무언가.


나도 모르게 시선이 끌려서 바라본 그곳엔...


"ㅡ...."


너무나도, 아름답게 달리는 아이가 눈에 띄었다.


"...아."


검은 머리, 귀, 꼬리.


트레이닝복을 입고 파란 꽃이 달린 모자를 쓴 채 달리는 우마무스메가.


저 아이다.


저 아이야, 라고 순간적으로 꽃혀버렸다.


"...얘! 잠깐만!"


이런, 어느새 너무 멀리 달려가 버렸다.


하지만 그렇다고 놓칠 수 없다, 이렇게까지 무언가가 오는 아이는 저 아이가 처음인걸.


"잠깐만! 기다려봐!"


다급하게 달려가며 소리를 지르자 그제서야 쫑긋, 귀를 세우며 달리는걸 멈춘다.


".....네....?"


한쪽 손을 가슴쪽으로 가져가며, 옅게 숨을 헐떡이면서 나를 바라보는 우마무스메.


".....ㅡ."


순간, 숨이 멎는 듯 했다.


"...라이스, 말씀이신가요....?"


".....아."


한쪽 눈을 가린 채 뻗어있는 기다란 머리.


머리에 얹힌 조그만 모자, 그 모자에 달린 푸른 장미.


밝게 빛내고 있는 보라색의 눈동자.


무언가 소심한듯한 언행과 몸짓까지.


....이건....


"......이름이, 뭐니?"


".....?"


갸웃, 갸웃... 아직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듯 옅게 숨을 헐떡이며 날 바라보는 모습이.


.


'....나 부른거야?'


'어차피... 의미 없잖아, 이런거 다....'


'....거짓말 하지 마, 어차피 너도 똑같을 거잖아.'


.


너무나, 그 아이와 처음 만날 때 같아서.


"라이스... 샤워, 에요."


".....라이스 샤워, 구나."


이름도 예쁘네, 라고 가만히 생각한다.


라이스 샤워면, 그거구나.... 결혼하는 부부를 축하해주는 의식.


"....저어.... 혹시 라이스한테 하실 말이라도 있으신가요...?"


"아? 어, 어...."


".........?"


으아아! 말이 안나와!... 뭐라고 해야하지? 일단 호칭이 라이스... 인건가?


"...그, 나... 트레이너, 거든."


"....아, 네에."


"......"


"......."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


남에게 뭔가가 꽂혀서 먼저 말을 걸어본게 얼마만이지?


"저어... 하실 말 없으시면, 라이스... 마저 가던 길 가도 될까요?"


"아? 어어, 그게..."


정신차리자! 이제와서 놓치긴 그렇잖아!


".....혹시, 담당 트레이너분이 계시니?"


"....아.... 그, 어.... 네에...."


"....아하.... 그래, 있구나."


......


아, 진짜....



=================================



"....앗."


"아."


벌써 세번째 만남이다.


어떻게 이 아이는 횡단보도마다 막혀서 이렇게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걸까?


"...우으, 으..."


"...그... 트레센 학원으로 가는거지?"


말없이 울먹거리며 끄덕끄덕.


"....뭐랄까, 대단... 하다, 으응, 설마 나 기다리던건 아니지?"


"아니에요! 그냥, 라이스가.... ....라이스가...."


말하다 말고 입을 꾸욱, 다물더니 신호가 바뀌자 마자 곧바로 뛰어가버리는 라이스.


"아, 저..."


뭘까, 저 아이.


뭔가에 홀려서 저 아이를 따라 길을 틀어 가던 중에 자꾸 만나고 있는데... 


"....신기하네."


어째선지 조금, 급하게 달려가면 다음 횡단보도 에서도...


.


.


.


"....후아, 안녕?"


"......"


이젠 아예 체념해서 고개를 푹 숙인 채 날 흘끔 바라보는 라이스.


"....뭐랄까, 우연... 이라기엔 조금 신기하네, 그렇지?"


"....라이스 때문이에요."


"응?"


"라이스가... 자꾸 불행을 불러서, 그래서... 신호등마다 다 빨간불이고...."


"....신기한.... 말이네, 그럴 수가 있니?"


"...있어요, 늘... 이러니까..."


자신감 없이 푹, 고개를 숙이고 말하는 라이스.


"....트레이너 선생님도 트레센 학원으로 가시는 거죠...?"


"아? 어.... 으응, 어쩌다 보니."


자기를 따라가는 거라고 생각은 안 하는구나, 순진한 건지...


"...죄송해요, 라이스 때문에 자꾸 길도 늦어지고...."


"아아? 아냐! 그게 무슨..."


"....라이스는, 주변을 전부 불행하게 만드니까...."


그러던 중에 신호등이 바뀌고.


"그러니까.... 그러니까, 제 주변에 있으면 안돼요...!"


라고 말해버린 후, 또 다시 엄청난 속도로 도망가 버린다.


"....아하하."


보기만 해도 돋는 보호 본능, 너무나 아름다웠던 달리는 모습, 저 움직임의 선.


정말, 정말 딱 꽃혀버렸는데, 그런데.


"...저 아이마저 트레이너가 있구나..."


선발 트레이닝에선 못 본 아이 같은데, 그냥 나처럼 어떤 트레이너한테 즉흥 스카우트라도 된걸까?


...아쉽네.


어쩌면 이젠 정말 아무도 찾질 못해서 이곳을 떠날수도 있겠는걸.


"그것도 운명이라면 운명이겠지, 뭐어..."


.....그래도, 그래도.


저 아이의 달리기를, 보고 싶어졌어.


그것 만큼은, 보고 떠나고 싶어졌어.


"....역시, 더 따라가자."


묻고 싶은것도 있고, 여기서 말을 더 못 나누었다간 영영 개인적으로는 못 만날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시금 라이스가 멀어진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불행을 이끈다는, 그런 생각을 계속 하게 두는 건 내가 용납 할 수 없으니까."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는 행복해질 권리가 있어, 더군다나 그 아이는 이름도 라이스 샤워인걸.


그 사실을 부정하고 있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건... 내 신조와 전혀 맞질 않으니까.



================================



"....용무가 있으신 곳으로 잘 가셨을까, 그 트레이너 선생님..."


아니, 안 갔는데... 애초에 용무가 있는 곳도 없고.


어느새 도착한 학원 , 어디를 갔을까 싶던 도중에 학원 내의 트레이닝 코스를 돌던 라이스를 발견하고는 숨어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


"....혹시 나 때문에... 배가 꼬르륵, 해졌다거나... 좋아하는 프로를 못 본다던가 하면 어쩌지..."


...듣고 보니 배가 좀 고프긴 하다, 물론 그게 저 아이 때문은 아니지만.


"....우으, 정말.... 라이스는, 폐만 끼치는 아이구나..."


...또 자책이구나.


도저히 그러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볼 수가 없어서, 나서려는 그때.


"...으응, 그래도 힘내야지... 내일 선발 레이스니까....!"


.....어.


선발 레이스...?


선발 레이스라고 하면, 트레이너가 없는 아이들이 나가는 경기이지 않았나...?


"...그 트레이너 선생님껜 죄송하지만... 사실은 라이스, 아직 담당 트레이너 선생님이 없으니까... 


....멋대로 실망을 안겨줄까봐 무서워, 그 사람은 아직 라이스의 달리기도 제대로 보질 못했는걸..."


.....아아.


바보구나, 저 아이도.


그 아이랑 같이.


"....그래도 멋대로 거짓말을 해버린 건 사과해야겠지... 그 트레이너 선생님, 선발 레이스를 보러 와주실까...?"


"아아니, 그럴 필요가 없어졌네 이제."


"ㅡ히야앗?!"


거의 펄쩍 뛰며 놀라는 라이스에게 웃으며 천천히 다가간다.


"저, 저어어.... 다른 곳에 용무가 있으셔서 오신게 아니였나요...?"


"응, 라이스를 따라온건데 그냥?"


"...그, 그러엄, 혹시 제 혼잣말도...."


"응, 다 들었어."


"히이이이...."


이젠 다 틀렸다는 표정으로 쪼그려 앉아버리는 라이스를 보며 키득키득 웃는다.


"...아직 트레이너가 없구나?"


"....네에... 그, 죄송해요... 제 멋대로 거짓말을 해버려서..."


"아니야, 응... 오히려 나는 라이스의 그 따뜻한 마음씨에 감동 했는걸, 너무 자책하진 마."


"...아... ....우으."


내가 건네준 따뜻한 말에 눈을 조금씩 빛내며 나를 바라보는 라이스.


"그리고.... 사실, 라이스의 제대로 된 달리기를 안 본 것도 사실이고, 그러니까..."


내 말을 천천히 들어가며 몸을 일으키는 라이스를 보며, 미소 지은 채 차분히 말해준다.


"...지금, 혹시 보여줄 수 있어?"


".....!"


내 말을 듣자, 한쪽 손을 가슴에 얹은 채 눈을 반짝이며 바라보다가 이내 힘차게 끄덕인다.


"....응....! 라이스, 제대로 보여드릴게요....!"


"응, 나도 제대로 지켜 봐줄게."


내 말이 그렇게나 기쁜 걸까... 지켜 봐준다는 말에 아까의 그 의기소침한 모습은 어디갔는지, 더욱 환하게 웃으며 총총 트레이닝 코스로 자리를 옮긴다.


그리고는 곧, 출발 자세를 잡고....


"....하앗!"


그대로, 힘차게 뛰어나가기 시작했다.


".....!"


검은 머리를 흩날리며 달리는 모습, 움직임의 선, 동작 하나하나가 매혹적인 저 기세.


잠시 마주쳤을 때 본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 제대로 달리기 시작하면 저 아이, 엄청....


'....예쁘구나.... 정말로.'


"하아... 하아... 하앗...!"


파악, 힘차게 다시금 그라운드를 딛으며 스퍼트를 올리는 라이스.


어느새 코너를 돌아서 내 쪽으로 달려오는 모습에서, 순진무구했던 표정은 전혀 보이질 않는다.


오로지 달리기에 집중하는 모습, 두 눈동자를 빛내며 온 힘을 다해 달리는 저 모습.


ㅡ그저, 너무 아름다웠다.


"하아, 하아...!"


어느새 골인 지점까지 달려와 멋지게 골인, 하고는 천천히 속도를 줄이더니 조금 떨어진 곳에서 멈춰서는 활짝 미소지으며 기대가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트레이너 선생님....! 라이스, 어땠나요?"


".....ㅡ..."


도대체 이 짧은 사이에 얼마나 많은 모습을 보여준걸까, 저 아이는.


"....아, 저어... 트레이너 선생님....?"


"...아? 어, 어어..."


처음 만났을 때처럼 바보 같은 반응을 보이자 역시 처음 만났을 때처럼 옅게 숨을 헐떡거리는 채로 갸웃거리며 천천히 나에게 다가오는 라이스.


"....그... 혹시, 별로.... 였나요....? 역시 라이스, 부족한걸까요....?"


"ㅡ절대 아냐, 응, 절대."


"힉..."


그 말엔 발작적으로 즉답해버렸다, 그 대가로 라이스가 깜짝 놀라버렸지만.


"....예뻤어, 달리는 모습에서 보이는 동작 하나하나가 전부."


"그, 그랬.... 나요?"


"그리고... 빛나 보였어, 어두운 그라운드를 달리는 그 모습이... 으, 미안해, 뭔가 더 확실하게 설명해주고 싶은데 이렇게 밖에 말해주질 못하겠네."


"...!"


빛나 보였다는 말에 귀와 꼬리까지 쫑긋거리며 미소가 번진다.


"정말인가요...? 라이스, 빛나 보였어요...?"


"응, 정말로."


".....와아.....!"


두 손을 모으며 정말로 기뻐하는  라이스.


....뭐랄까... 이런 말을 처음 들어본 아이처럼.


"라이스... 빛나 보였구나..."


"....라이스?"


"라이스도... 응, 라이스도... 빛날 수 있었구나...!...."


감정까지 복받쳐 버렸는지, 기뻐하다 못해 눈물까지 글썽이고 있다...!


"라, 라이스? 갑자기 우는거야?!"


"흐, 으... 하지만, 라이스...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로... 그런 말, 듣지 못해서..."


환하게 웃던 모습은 어디가고 어느새 울먹거리는 모습을 보며 한껏 당황해서 달래주려는 순간.


"라이스... 행복을 주고 싶어서, 반짝반짝 빛난 채로 모두를 기쁘게 해주고 싶어서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그래서 열심히 해서, 이곳에까지 입학했는데...


계속 불행을 끌고 다녀서, 항상 횡단보도에선 신호등도 막히고... 트레이닝을 본격적으로 하려고 하면 비가 와버리고... 


자꾸 내 잘못이라고 자책하니까, 사람들도... 전부 나를 피하는 것 같아서... 응, 점점 달리는 것 조차 무서워서....


라이스는, 달리는 모습으로 사람들을 기쁘게 할 수 있을까? 어쩌면 내가 가는 곳 마다 불행이 닥치고 그래서 다들 라이스를 싫어하게 되는게 아닐까? 해서...."


역시, 바보가 맞았네.


"ㅡ."


"그래서ㅡ... ...히얏...?!"


천천히 라이스에게 다가가서 조심히, 꼬옥... 라이스를 안아줬다.


"트... 트레이너... 선생님...?"


"바보같이 그런 생각 하지 마, 정말 라이스가... 불행 만을 끌고 다닌다면 내가 라이스라는, 빛나는 달리기를 보여주는 아이를 만나는 행운도 없었겠지, 그치?"


"....!...."


"너의 달리기는 충분히 빛났고... 응, 그리고 절대 불행 만을 끌고 다는 아이도 아니야, 횡단보도가 막혀주는 덕에 놓치지 않고 계속 마주칠 수 있었잖아?"


"...그, 그건... 단순히 라이스가..."


"무언가가 정확하게 정해진 사람은 없어 라이스, 자신이 행복하다고... 빛난다고 생각하면, 그러면 정말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는 거야."


"ㅡ.... 라이스, 이렇게나... 부족하고, 못쓸 아이인데...."



'행복하고 싶어, 행복해지고 싶어...'



"항상 남들에게 폐만 끼치며 지내왔는데...."



'....나, 정말 그렇게 될 수 있는거야...?'



"...정말....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빛날 수 있을까요....?"



'늘 이렇게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정말 그렇지 않은거야...?'



...정말, 그 아이가 자꾸 생각나게 하는 아이구나, 라이스라는 아이는.


"응, 무조건.... 반드시, 그렇게 될 수 있어."


"......트레이너 선생님..."


다시는, 다시는 누구라도 그렇게 되도록 두지 않을거야.


더군다나 이렇게, 예쁘고 빛나주는 아이라면 더더욱.


"그러니까, 너무 자책하면서 자신감을 잃지 마, 알겠지? 라이스, 너는... 적어도 나라는 트레이너를 완벽하게 반하게 한 아이니까."


".........언니(お姉様) 같아........."


"...응?"


"아?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뜻 모를 말을 중얼거리더니, 이내 천천히 품 안에서 떨어지는 라이스.


"....저어, 트레이너 선생님...."


"...응, 라이스."


두 손을 가슴쪽에 모으고.... 엄청 우물쭈물 거리다가 정말 조심히 나에게 한마디를 건넨다.


"전에... 라이스에게 했던 질문, 다시 해주실 수 있나요...?"


"...전에 했던 질문....?"


"....그, 강변에서 했던...."


"......이름이 뭐니?"


"그, 그거 말구요...!"


".......!"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 조금 놀란 표정을 짓자 라이스는 살짝, 귀를 파닥 거리며 웃었다.


"...혹시, 담당 트레이너 분이 계시니...?


"...아니요, 아직... 없어요, 라이스는..."


"....그러면...."


마른 침을 꼴깍, 삼키며... 오히려 내가 잔뜩 긴장한채 천천히 물어본다.


"....내가, 라이스의 트레이너가 되어줘도 괜찮을까?"


그런 모습에 화답해주듯 양손을 모으며 활짝 웃는 모습으로, 라이스는 물기어린 눈을 한 채 내게 대답해주었다.


"이런 라이스라도 괜찮다면....네....! 부디... 잘 부탁드릴게요ㅡ, 트레이너 선생님...!"





================================================



초광속과 닿지 않는 꿈이랑 같이 병행 프로젝트임


한주에 한번씩 바꿔쓰면서 아마 격주로 각자 한편씩 올릴듯...?


타키온이랑은 다르게 게임판 스토리 베이스에 트레이너 본인의 서사랑 로맨스 요소 집어넣을 생각임



라이스는 진짜 존나 애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