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그리고 명예. 모든걸 손에 쥐고 태어났다.


이름부터가 사토노 "다이아몬드" 였으니... 당신은 상상이나 가는가?


어릴때부터 나는 많은 기대를 받으면서 자랐다.


너는 가문을 빛낼 아이다. 마치 다이아몬드처럼 굳세고 빛나게 자라거라. 라는 의미에서 사토노 다이아몬드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만...


난 알고있다.


부모님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걸.


날 그저 자신들의 명예에 대한 수단으로 생각한다는걸.




명문 학교를 나오고.


훌륭한 교육 코스를 반복했다.


재능도 뛰어났다.


한번은 이런 꿈을 꿨다.


노력하고 노력해서... 정말로 훌륭한 우마무스메가 된다면...


어쩌면. 날 봐주지 않을까?


하하하...


이루어질수 없으니까.


꿈이라고 부른거겠지.




그걸 깨달았을때였을까.


노력을 하지 않기 시작했다.


달리는걸 가장 잘했다. 어디에서도 달리기로 못이겨본적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리기가 뭔지도 몰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하지 않아도... 명예가 내 손안에 들어왔다.


여러분. 가령 여러분이 명예를 얻는 방식을 잘 알고 있다고 해봅시다.


단지 쉽게 집밖을 나가서. 자판기에서 주스를 빼먹듯이 명예를 얻는다.


그런 명예에...


역경도 고난도 존재하지 않아.


그게 명예인가!?



쩔쩔매지 못한다는건 오히려 비극이다.





이것은 내가 정말 어렸을적의 이야기다.


포퍼스 공원.


인적이 드물기 그지없는 이 장소는 말이 공원이지 반쯤은 방치되며 크기도 공원보다는 큰 정원에 가까운곳이라 내가 자주 가곤했다.


하루에 단 한시간.


햇빛 좋을때 그나마 쉴수있는 이 시간은 나에게 안식과 마음의 평화를 다시 되새기는.


귀중한 시간이 되기도한다.


후후...


홀딩스 주식회사의 영얘가 이런 낡은 테이블과...


이런 보잘것없는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평화를 즐긴다고한다면.


아마 다들 깜짝 놀라겠지.


그렇지만...


이변이라는것은 도둑처럼 찻아와.


자기집처럼 뻔뻔스럽게 군다.


"...너 누구야?"



"...?"





따사로운 햇살을 느끼던중이였다.


누군가의 말에 사토노 다이아가 눈을 뜨고 그자를 살펴봤다.


초롱초롱하니 마치 잘 세공한듯한 루비같은 눈.


윤기있는 검은 머리카락.


...예쁘다?


소녀가 말했다.


"누구세요?"


"...하아?"




의문문에 의문문으로 대답한다는 무례.


하지만 이런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검은 소녀는 어처구니 없다는듯이 말했다.


"이봐이봐... 내가 오히려 묻고싶은거라고.


그 테이블과 그 의자.


내가 놓은거란 말이야."


"아..."




소녀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부분은 사토노가 앉고있는 의자를 향해있었다.


그걸 보며 사토노는 잠시 상황파악을 위해 자기가 앉고있던것을 살펴봤다.


처음 이곳에 와있을때부터 방치되있었다.


그걸보고는 나만의 작은 티타임을 가지기에는 적절하다고 생각하여 사토노는 항상 이곳으로 왔다.


어쩐지. 왠지 처음 봤을때도 먼지 없이 깨끗하더니...


사토노는 한번에 차를 넘기고는 식기들을 작은 가방에 넣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실례했습니다.


이곳에 미처 주인이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네요.


다음에는 이런일이 없을겁니..."


"...어?


어???"




사노토가 자리를 피하려 할때였다. 검은 소녀가 다급히 말했다.


"잠깐만! 나는 그런뜻이 아니였어!


이봐! 자,잠깐만!


이름도 아직 못들었단말이야!"


"..."




소녀의 다급한 말에 사토노는 잠시 그자리에 서서 무언가를 생각하는듯 가만히 있더니 이내 대답했다.


"사토노 다이아몬드.


홀딩스의 사토노 다이아몬드 입니다."


"사토노... 다이아몬드?


홀딩스의...?


........아!"


"..."




소녀는 잠시 그 말을 듣고는 어디선가 들어본적이 있다는듯 고개를 갸웃하더니 이내 생각났다는듯 제스처를 취했다.


항상 이런식이다.


보통은 내가 이름을 말한다면.


당황하고.


놀라거나.


쩔쩔맨다.


하지만 이것은...


...응?


"흠~~~~~??


흐으으음~~~~~~~~????"




왠지모를 따가운 시선에 사토노는 뒤를 돌아봤다.


소녀가 모르겠다는 표정을 하고는 그저 빤히 자신을 보던것이 아닌가?


"저기... 뭐하시는건가요?"


"그렇게 안생겼는데."



"...네?"



"사토노 다이아몬드라면.



어지간한 주니어 대회에서도 우승하고.



고등부 우마무스메 못지 않은 그런 천재잖아?



...그렇게 안생겼는데."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이런 반응도 있구나. 내가 누군지 아는데 날 만나니 정작 다르다?


사토노는 조금 흥미가 생기긴했지만 그래도 별볼일 없는건 마찬가지이기에 다시 자리를 떠날려고했다.


그때였다.


"아,잠깐마안!"


"실례가 많았습니다. 앞으로 휴식을 방해할 일은 없을겁니..."


"너 여기 못나가!"



"...?"


"못나간다구.


자릿세. 라는거지."


"자릿...세...?"


"맞아! 그리고 그 자릿세라는건...!



바로 달리기야!"



"...하?"



"사토노 다이아양은 이제부터 나랑 달리기를 해야한다 이 말씀!



이 공원 끝에서 저 끝까지 달리는거에서 날 이기지 못한다면 너 나랑 놀아줘야하는거야!



우마무스메로써... 설마... 도망치진 않겠지!?"





도망?


내가...?


최근들어 달리기라는것에 대해서는 재미를 잃긴했으나...


달리기라면 스승조차 이긴 나를 상대로 멋대로 얕보고.


멋대로 명예를 걸어 대결 신청을 하고있다.


저런 명예 따위 신경쓰지 않아도 상관없었건만은.


흥미가 생겼다.


"...좋아요.


해보죠. 레이스."


"아싸!"




잠깐의 여흥이지만 여기에서는 놀아주도록 하자.


소녀는 사토노를 데리고 공원의 출구 부분으로 자신을 인도했다.


"자! 여기에서 저 입구에 있는 수국 화분까지 먼저 가는 우마무스메가 이기는거야! 준비됬지?"


"언제든지요."


"그렇다면...!


하나...


둘...!


셋!"


"타앗!"




소녀의 신호에 일제히 뛰기 시작했다.


달린다.


몇번이나 반복했을까?


부모님의 눈에 들기위해 달려왔던 그 세월.


지금은 어쩌면 반쯤 포기했을지 몰라도.


야속하게도 내가 놓는다고 쉽게 풀리는것이 아니다.


그리고 나랑 별 차이도 안나는 이런 우마무스메를 상대로...


"이겼다!"



"...



에?"





사토노는 다소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얻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얻을수 있었다.


모든것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스승조차 순식간에 뛰어넘고.


고등부조차 이긴 이몸이였다.


그런데 이 여자를 보아라.


뻔뻔스럽게도 자신 먼저 결승점이 도착해 수국 화분에 팔을 기대고있다.


"이힝~ 어때?"


"하,하지만... 하지만..."


"하지만이라곤해도. 내가 이겼잖아?"


"하...


한번만 더해요!"


"헤에?"




사토노의 억지.


이것도 받아주느냐 마느냐는 신경쓸것이 아니였지만 소녀는 흔쾌히 허락했다.


"좋아!"


"그쪽을 조금 과소평가했던것 정도라구요.


이제부터 진심으로 갑니다."


"과소평가라니~ 나 서운한걸~


하지만 레이스를 할수있다면 상관없지!"




두번.


세번.


여섯번.


여덟번.


... 전부 패배!


"... 이건.



이건... 이건 이건 이건...



이건 말도안되요!"



"그치만 말이 된걸! 졌잖아?"





소녀는 납득하지 못했다.


나는 사토노 다이아몬드란말이다...


주니어 대회를 쓸고다닌 슈퍼 재능을 가진 존재란말이다.


이런 내가...


졌다고!?


사토노 다이아.


고작 10살.



벌써 인생을 부정당하다.



눈앞에 보이는 이것은...

저 작은 등이...

왜이렇게 크지!?!?!?


혼란스러움에 상황파악조차 제대로 안되던 그때였다.


"하하하하하!


이거이거이거... 역시 아니였어."


"...?"


"그 사토노 다이아몬드라면 나도 들어보긴 했다고.


전문 트레이닝을 받은 고등부 우마무스메조차 이긴 떠오르는 별.


그치만 내앞에 있는건 그 사토노 다이아가 아니라... 다른 무언가랄까.


사토노 실버인..."


"짝!"



"..."




그순간이였다.


소녀의 조롱에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그만 참지 못하고 기습적으로 뺨을 후려갈겨 버렸다.


원시인조차 안다는 뺨을 치는 행위.


문명사회에서 서로 단결을 내겠다는 의미로 행하기도 하는것이였다.


동시에...


실수로라도 하지 말아야했던 엄청난 대형사고...!


사토노 다이아몬드는 스스로 저지르고도 깜짝놀라 사과를 하려던 참이였다.


"아...아아...아아아...


죄,죄송..."


"..."


"...에?"




사토노가 사과를 할려던 순간이였다.


말 대신 손을 들어 괜찮다는 의사를 표현한듯했으나 동시에 한쪽 손은 주머니안에 있다는 의미불명의 자세.


...응?



왜 거꾸로 매달려있....




유저 일루전. 의식이라는 환상이라는 책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의식은 0.5초 직후 온다.


그 어떠한 생물이라도 무언가 상황이 발현했다고한들...


그걸 인지하기까지는 0.5초의 시간이 걸린다는것이였다.


스스로의 혈자리가 손가락만한 크기로 움푹 들어간것을 알아차리는것조차.



너무 늦다.




소녀는 다시한번 사토노의 마비를 풀어줬다.


주머니에서 손을 빼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인지할수가 없었다. 대체 왜?


그렇지만 소녀는 마치 누군가랑 가볍게 논다는듯.


활짝 웃으며 손을 건내며 말했다.


"그리고보니 내이름을 지금까지 말 안했네~!


내이름은 키타산 블랙! 난 달리는게 정말로 좋아!


다음에도 여기에서 만날 수 있을까?"


"..."




빛은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그렇기에 상냥하다고 말하곤한다.


하지만 어둠은.


부자도. 걸인도. 동물도. 식물도.


무생물도 생물도.


모든것을 다 평등하게 같은 색으로 감싼다.



***


트레센의 VIP 기숙사.


이곳에 사토노 다이아몬드가 있다.


"키타짱~ 키타짱 여기있어?


말할게 있는...


앗... 여기 없네..."




사토노는 키타산의 개인실을 조심스럽게 열어 들어갔으나 키타산은 부재중.


비어있는 방에서 다이아는 키타산을 찻기위해 주변을 돌아봤으나 역시 누구의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보통이라면 다들 나갔겠지.


하지만...


"그럼...


자,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소녀는 조심스럽게.


하지만 망설임 없이 나아갔다.


키타산이 썻던 베게.


마치 애인이라도 되는양 소중하게 그걸 품속에 안고는 얼굴을 파묻는다.



오랫동안 썻던 자취가 남아있었다.


"아아 키타산... 키타산...


키타사안..."




오금이 저려왔다.


머리가 저릿저릿했고.


등에서 땀이 흘렀다.


"키타산...


넌 날 친구로 생각하는걸까?


난 아닌데..."


***


다이아 괴문서 보는데.


키타×다이아 백합은 생각보다 안보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