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링크 : https://arca.live/b/umamusume/59868511?category=%EC%B0%BD%EC%9E%91%2F%ED%95%AB%EC%82%B0&p=1


이전 편에서 다이와 스칼렛을 쭉 다이와 스칼렛이라고 적었는데, 그냥 편하게 스칼렛이라고 적겠읍니다.

말랑해야할 글에다 다이와까지 쓰니까 딱딱해지네요.






정적이 흐르는 병실, 보드카는 창밖만 바라보고있다.

몇분이나 흘렀을까, 정적을 깬 것은 작은 노크소리였다.

똑똑- 하는 짧은 노크소리와 함께 문이 옆으로 스르르 열린다.

"저기, 괜찮아?"

스칼렛이 문 틈사이로 얼굴을 빼꼼 내보였다.

"스칼렛이니? 들어와."

스칼렛이 문을 조심히 열고 들어왔다.

스칼렛은 커다란 더플백과 과일바구니를 양손에 쥐어들고는 조심스레 병실로 들어왔다.

"몸은 좀 괜찮아? 어떻게 된거야?"

".........."

귀를 접은 보드카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정적이 계속될 것 같아 먼저 입을 열었다.

"불행중 다행인지 인대가 늘어난거래. 며칠 요양하면 될거야."

스칼렛은 가져온 더플백과 과일바구니를 침대 옆 탁상에 얹어두고 입을 열었다.

"옷이랑 세면도구 챙겨왔고, 뭘 좋아할지 몰라서 아무거나 가져왔으니까 먹고 빨리 나아..."

보드카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스칼렛은 이런 모습의 보드카를 처음 보는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와 보드카를 번갈아 볼 뿐이었다.

"스칼렛, 오늘은 이만 돌아가고, 내일까지는 일단 자율트레이닝을 하고, 내가 따로 연락 줄게. 내일 자율 트레이닝이라고 해서 무리는 하지 말고, 그렇다고...."

"땡땡이 치지 말라고? 알고 있어. 내 걱정은 말고, 보드카좀 잘 봐줘."

스칼렛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내 곁에 바짝 붙어서 아주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저 녀석, 마음은 여리니까. 잘 부탁할게...."

아주 잠깐이지만 보드카의 꼬리가 움찔거렸다.

"알겠어. 조심해서 가봐."

스칼렛을 손 흔드는 것으로 가볍게 배웅해주는 것으로, 병실에는 나와 보드카만 남았다.

병실 안에는 여전히 축 쳐진 보드카가 꼬리조차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후우..."

나는 작은 한숨과 함께 의자에 걸터앉았다.

"왜 사람을 걱정시키게 만드는거야. 뭐라고 말좀 해봐라. 이왕에 스칼렛이 가져다준 과일이라도 먹으면서 얘기나....... 허...."

과일바구니에서 사과를 꺼내들다가 과도가 없다는걸 깨닫고 헛웃음과 함께 다시 내려놨다. 거 사람 무안하게...

"그냥 얘기나 한번 해보자. 혼내려는게 아니라 사람 대 사람. 아니, 사람 대 우마무스메로써 얘기좀 해보자."

여전히 고개를 푹 숙이고 귀를 접고있다.

하는 수 없지, 부딪히는 수 밖에. 

"야, 보드카!"

"우와악!?"

몸을 쑥 밀어 넣고 보드카를 올려다보며 이름을 부르자 보드카가 귀를 쫑긋 새우며 뒤로 넘어간다.

"무, 무슨 짓이야, 트레이너!"

"무슨 짓이긴, 얘기 좀 해보자고 그랬다, 왜!"

얼굴이 새빨개진 보드카가 내 얼굴을 밀어낸다.

"내가 무슨 얘기를 할 게 있다고!"

"그 다리 얘기지, 뭐겠어. 혼내려는게 아니고, 얘기좀 해보자는거지. 그러니까 밀지마! 얼굴아파!"

나는 보드카의 팔을 붙잡고 밀어내는 것을 견디려 했지만, 역시 우마무스메는 우마무스메다.

"우와악!?"

밀려나버린 나는 쿵 소리와 함께, 중심을 잃고 침대 밖으로 떨어졌다.

"아이고야...."

"괘, 괜찮아!?"

깜짝 놀란 보드카는 침대 밑으로 떨어진 나를 내려다 보았다.

"덕분에 안괜찮네요 나 삐졌으니까, 얘기 안해주면 앞으로 화 안풀거야!"

"트레이너 참 유치하네. 혹시 바보야?"

독설과 함께 잔뜩 굳었던 보드카의 얼굴이 풀렸다.

"아닌갑다 싶으면 아닌거고, 맞는갑다 싶어도 아니다."

안심한 나는 훌훌 털며 일어났고, 침대 위에 걸터앉았다.

"그래서, 얘기 할거야, 말거야?"

"하면 되잖아. 참나.. 뭐부터 말해줄까?"

옅은 미소를 띈 보드카의 얼굴을 보며 안심했고, 가장 먼저 해야 할 질문부터 꺼냈다.

"언제부터 이상하다고 느낀거야?"

잠깐의 침묵이 지난 후, 보드카는 입을 열었다.

"사흘 전부터... 아침부터 발목이 묘하게 지끈거렸어. 그렇게 까지 아픈건 아니였는데, 내일이면 낫겠지 하면서 생각했어. 그냥 알베겼거나 근육통이라고 생각했거든."

"사흘 전부터면 병주 제안한 다음날이잖아?"

나는 그날 병주를 제안했을 때 분명히 말했었다 아픈 것 같거나 힘들 것 같다면 나중에라도 취소하자고 했었다. 보드카의 성격 상 참고 했을 가능성은 없었을텐데...

"응. 어제부터 슬슬 아프더니 오늘은 많이 지끈거리더라고 게다가 어제 비도 와서 취소할줄 알고. 그치만..."

"그치만?"

"날씨가 화창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달리고싶어져서..."

보드카가 얼빠진 웃음을 지으며 눈을 돌린다.

"지기 싫었다는거 다 알아. 널 떠맡은지 거진 반년이다, 반년. 둘이 서로 티격태격하는 걸 다 봤는데, 그런 변명이 통할 것 같아?"

정곡을 찔렸는지, 보드카의 꼬리가 빠르게 흔들린다.

"그, 그렇지는..... 후우, 그래. 맞아. 지기 싫었어. 근데 이렇게까지 될줄은 몰랐단말야."

"오케이, 그 얘기는 여기까지 하자. 더 이상 얘기해봤자 득이 될것도 없으니까. 우선.. 그..."

지금까지의 상황이나 분위기탓에 느끼지는 못했지만 보드카에게서 냄새가 난다. 우마무스메 특유의 강렬한 체취.

그렇다고 사람처럼 독한 냄새는 아니다. 야리꾸리하다고나 할까, 흥분되는 냄새라고나 할까. 스칼렛한테서 많이 맡아본 냄새다.

하지만, 뭔가 다른 느낌이다. 평소엔 트레이닝이 끝나고는 끝까지 남는 스칼렛과는 달리 보드카는 금방 씻으러 간다. 때문에 보드카의 체취를 맡을 일은 거의 없었다. 그저 보드카도 비슷한 냄새가 나겠거니 싶었다. 허나, 이 체취는 묘했다. 스칼렛의 체취는 이렇게까지 묘한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이유인 즉슨... 스칼렛의 체취는 지금까지 많이 맡아왔고, 그 외에도 최근에 관계가 두터워지면서 생긴 말 못할 몇몇 일로 인해 스칼렛의 체취는 익숙해졌지만, 보드카의 냄새는 처음 맡아본다.  하지만, 이 처음 맡아본 체취는 나를 흥분시키게 만들기엔 충분했었다.

"저기, 트레이너?"

"어, 응? 보드카, 왜?"

"내가 몇 번이나 불렀는지 알아? 우선하고 뭔데?"

이런, 생각이 깊어졌나보다. 우선 말은 해줘야 할 것 같다. 변명거리와 함께.

"일단 난 집에 좀 다녀올게. 그동안 너도 못한게 있다면 마저 해라."

"집에 다녀오려고? 뭐 괜찮은것도 좀 챙겨다줘~"

기분이 나아진 듯한 보드카가 사과를 베어물며 나를 보낸다.

"응, 빨리 다녀올게. 한 시간 내로 올거야."

나는 병실 밖으로 나와 문을 닫고 옆의 의자에 앉아 숨을 고르며 진정시켰다.

스칼렛에게서 났었던 체취는 이젠 분위기를 타야지만 흥분되었지만, 처음 맡아보는 보드카의 체취가 나를 흥분시켜버렸다. 

처음 맡아보는 보드카의 체취는 내 안의 무언가를 깨부수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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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짐을 챙겨온 나는 조심스레 병실 문을 열었다.

"보드카, 괜찮..... 은 가보네."

불이 꺼져있는 병실에 보드카는 침대에 돌아누운 채로 가만히 있었다. 씻고 나왔는지, 의자에는 수건과 보드카의 옷가지들이 걸려있다.

"보드카, 자냐?"

나즈막이 불러봤지만 반응은 없는 듯 하다.

"후우, 어린애도 아니고, 스스로 옷가지는 치우....... 읏...."

수건과 옷가지를 정리하려다 보드카의 체취가 내 코를 간지럽혔다.

'안되, 흥분하면 안되.' 라는 생각을 하지만 내 왼손은 보드카의 팬티를 쥐고 있었고, 무언가에 홀린 듯이 왼손을 위로 들어올리고, 결국엔...

"와악-!! 깜짝놀랐지!"

"으아아악!?"

우당탕-!

보드카가 자는 척을 했는지 나를 깜짝놀래켰고, 나는 뒤로 넘어지며 옷가지들이 내 얼굴을 덮었다.

보드카의 체취가 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내 몸이 흥분을 해버렸고, 자연스레 내 아랫도리 또한 흥분하게 되었다.

"트레이너, 괜찮아?"

"괜... 찮다..."

보드카의 목소리로 가까스로 정신을 붙잡고 옷가지들을 옆으로 치웠다.

"뭐 가져왔어?"

"네가 그토록 보고 싶어할 만한 걸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짐을 챙겨오는 길에 편의점을 들러서 구매한 바이크 잡지를 건내줬다.

"역시, 트레이너야~ 눈치 참 빨라?"

보드카는 그대로 침대에 기대 잡지를 펼쳤고, 나는 전등 스위치를 켰다.

"최소한 불은 켜고 봐라. 그리고 옷은 내가 치워둘테니까, 다음부터는 잘 모아서 저쪽 장바구니에 넣고."
"알겠어. 트레이너도 스칼렛처럼 말하네."

나는 옷가지들을 집어 들고 장바구니에 보드카의 트레이닝 복을 집어넣었다.

"넌 자립심 좀 키워라. 그리고 나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

"그래, 다녀오셔~"

나는 주머니에 무거운 손을 넣고 병실을 빠져나왔다.




여기서 끊고 가겠읍니다.
근데 필력 딸리는데 가독성은 어떰?
이 다음부터 수위 올려버릴건데



3편 링크 : https://arca.live/b/umamusume/59983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