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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





어떻게 거기 있는 거야?

왜 뒤떨어지지 않은 거야?

어째서───── 날, 보고 있는 거야!?



───"자, 직선 코스에 진입합니다! 선두는 여전히 미호노 부르봉! 하지만 라이스 셔워가 바로 뒤에 따라붙습니다! 그 뒤엔─── 쿄에이 보우건!? 쿄에이 보우건이 쫓고 있습니다──!!!"───



젠장.
위험해, 위험하다고!
이대로라면 분명 추월당할 거야!

(─────빌어, 먹을! 어쩔 수 없잖아!!!)

부르봉을 철저히 마크할 수 있는 위치를 포기하고, 쿄에이 보우건에게서 멀리 떨어질 수 있게끔 진로를 바꾼다.

그대로 부르봉을 제쳤지만, 아직 위험하다.
더욱 더 거리를 벌리지 않으면───!



하지만 거리가 벌려지지 않는다.
저 녀석을 떨쳐 낼 수가 없어.

───아직 똑바로 나를 노려보며 쫓아오고 있단 말이야!



날 노려보며, 쿄에이 보우건이 입을 열었다.



"───내가 꼴사납게 뒤처졌을거라고생각했지? 그 국화상의 나처럼?"

───아냐, 그때와 달라! 다르다고!

───이 레이스에 전력을 걸고 있는 건, 너뿐만이 아냐!

───난 지금까지 승리를 위해 철저히 준비했어.

───난, 나는, 결코 쓸데없는 경주마가 아니야!!!

───날, 사랑해준 그 사람을 위해서──────!!!!!!



"─────난, 이기지 않으면 안 돼!!!"

그리고 그 순간, 경기장에서 국화상을 지켜보던 거의 모든 사람이, 한 가닥의 예리한 화살 같은 환상을 목격했다.



───"────쿄에이 보우건이 단번에 달려온다!!! 그대로 미호노 부르봉을 재쳐서 라이스 셔워와 나란히─── 추월해냈다───!!!!"───



재쳐져 버렸다.

───아 그런가, 너도 그런 거였어.
너도 나와 같구나, 미리 말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야.

과연, 완전히 속아서 손바닥 위에 있던거네 난.

져 버린 건가, 난.





───져?
이 내가?
이 경주에서?
쿄에이 보우건한테?

─────웃기지 마.
농담하지 말라고!!!
그럴 리가 없어.
그런 일이 있을 리가 없다고───!!!

난 관동의 검은 자객이야.
칠흑의 스테이어다!
내가 바로 라이스 샤워다─────!!!!

고작 비밀을 숨기는 책략을 부린 정도로, 패배할 만큼 약한 경주마가 아니란 말이다!!!

이 레이스에서, 이 국화상에서─────



"─────내가, 이기지 못할 리가 없잖아!!!"



───"──아니다, 라이스 샤워가 다시 속도를 올린다! 미호노 부르봉은 닿지 못하나!? 서로 선두를 양보하지 않으며 앞으로 200미터!!!!"───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주위의 인파가 외치는 소음이, 레이스장의 색깔이, 달리는 것에 필요하지 않은 모든 것이 사라져간다.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은 그저 밞을 지면과, 골인 지점과, 나와 보우건.

달려, 달려서, 나란히, 옆에 서.
이 녀석을 이긴다, 그게 아닌 다른 의식은 모두 지워 버려.



이기는 건 쿄에이 보우건의 결의인가, 라이스 셔워의 운명인가.



───"굉장한 경합입니다! 완전히 나란히 달리고 있습니다! 후속과는 6마신 가까이 차이가 났습니다! 도쿄의 무대를 제압하는 건 어느 쪽인가!!? 지금 나란히 서서 골인─────!!!"───



굉장한 함성의 파도가 관중석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나도 보우건도 완전히 지쳐 잔디에 쓰러져 버렸다.
평범한 호흡마저도 하기가 힘들다.

───아 진짜 빌어먹을, 보우건, 너 진짜.

"너... 웃기지 말라고, 진짜로………"

"………하하, 하, 그렇게까지 열심히 했는데, 이렇게 근소한 차이밖에 낼 수 없었네, 하………"

"너도 나처럼 기억이 있었으면 먼저 말했어야지, 빌어먹을 자식………"

"미안 하네, 여기서만큼은 꼭 이기고 싶었거든."

겨우 숨을 내쉬면서 보우건을 노려본다.
진짜 한 방 먹여줬구먼, 이 자식.

"일단, 오랜만이네, 라이스 샤워 호. 그 국화상 이후로 처음이지 않아?"

"아 그러네, 쿄에이 보우건 호. 설마 네가 기억이 있을 줄은 전혀 몰랐어, 진짜로."

"꽤 인간 생활을 즐기고 있었네, 너. 난 최대한 노력하고 있었는데 말이지."

"그렇게 노력한 주제에, 날 완전히 따돌리지도 못했네?"

"그렇게 말하지 마, 슬퍼진단 말이야. 진짜 너 너무 강한 거 아냐? 뭘 먹으면 그렇게 강해질 수 있는 거냐고."

"그쪽이야말로 스테이어가 아닌 주제에 이렇게까질 날 추격하다니, 대체 뭘 먹은 거냐?"

서로 뾰족한 말을 주고받는다.
설마 이런 식으로 동류를 만나게 될 줄이야.

"랄까, 라이스 너 완전 주목받게 됐네. 괜찮겠어?"

"너가 상대니까 어쩔 수 없었지. 그러고 보니 내가 언제 기억이 있다는 걸 안거야?"

"네가 그린 그 경주마 그림. 뭐, 싫어도 알게 되있어."

"그럼 알자마자 나한테 왔어야지."

"싫어. 국화상에서 이겨야 하는데 왜 알려 줘서 경계받아야 해?"

"너 정말 독하네……… 뭐, 여기에 환생했다는 건 역시 죽은 거야?"

"응, 서른 두살 정도에 죽었어. 참고로 우리 세대에선 가장 오래 살았다고."

"진짜?!"

"정말로. 아, 그리고 진짜 웃긴 얘기도 있어. 나이스 네이처도 아직 살아있는 데다가 33살 생일에 3500만엔 정도 벌었단 말이지. 와 그 할아범…… 굉장하다고 밖에 말이 안 나왔네."

"그 녀석 대체 뭘 한 건데, 궁금해지잖아."

내가 죽은 뒤였기에 모르는 이야기를 쿄에이 보우건이 알려주기 시작했다.
대체 뭔 일이 있던 건지가 신경 쓰이긴 하지만 숨 쉬기가 어려워서 대충 맞장구만 칠 수 있었네.



"……그래서, 어느 쪽이 이긴 거냐?"

"당연히 나잖아. 너한테 지면 칠흑의 스테이어라는 이름에 먹칠이라고."

"하? 마지막에 선두였던 건 나였다고!"

"그럼 게시판이나 보자고!"



게시판에는 당연히 사진 판정을 알리는 신호가 올라와 있었으며, 대형 스크린에서 골인의 순간이 담긴 영상이 여러 차례 리플레이 되고 있었다.

그 리플레이 영상을 보고, 난 직감적으로─────



""역시 내 승리였네.""



""───하?""



"이런이런, 너무 늙어서 보는 눈이 없나보네? 저건 아무리 봐도 내가 이긴 거잖아?"

"너야말로 너무 게임에 빠져서 보눈 눈이 없어졌냐? 어떻게 봤길래 내가 이긴 게 아닌 거냐?"

"하? 너 같은 [검열삭제]같은 경주마한테 내가 질리가 없잖아. 너, 바보야?"

"뭐? 그럼 넌 [편집됨]인데 [방송금지용어]겠냐!?"

"[모욕적 발언][검열필요][규제필요]!!!!"

""██████████!!!!!! [폭언]!!!""



───"지금, 사진 판정이 완료됐습니다!"───

중계의 방송이 들리는 그 순간, 폭력을 행사하기 직전이었던 우린 움직임을 멈추고 동시에 게시판을 바라봤다.



8
12

동착



""─────재심을 요청합니다!!!!!!""

우린 동시에 외쳤다.





───────────────
────────────
─────────
──────
───





결국, 그 이후에도 판정 결과는 바뀌지 않아버려서.
G1 경기에서의 최초 동착이라는 결과가 나와 버렸다.

난 아직도 납득하지 못했지만.
무조건 내가 이긴 거잖아, 다시 한번 판정해 보라고.
레이스장의 분위기가 엄청 혼돈스럽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하, 이제 적당히 일어나서 레이스 트랙에서 퇴장해야 하는데.



"그런데 보우건, 언제까지 쓰러져 있을 거냐?"

"아니, 나한테는 3000m가 엄청 무리였단 말이야. 다리를 벌써 움직이면 안 돼."

"우리 경주마가 아니라 우마무스메거든. 다른 얘들이 기다리니까 빨리 일어나."

"기다려, 갑자기 잡아끌지 마!! 아프다고!!"

"………어깨 빌려줄까?"

"사양할게, 너의 꼬맹이 어깨는 의미 없으니까, 끄악!"

"일어나."

"………네."



그 후, 이것저것 뒤처리를 한 뒤에 인터뷰하게 됐다.
인터뷰라고 해서 이상한 질문에 대답할 의무는 없다.
악의가 있는 질문은 정론으로 무너트려 버린다.

그리고 다음 달의 출주 스케줄에 관한 화제가 됐는데.

"다음 출주같은 경우. 저와 보우건 둘 다 아라마 기념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잠깐, 나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이번엔 동착이라는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결과가 나왔으므로, 아라마 기념에서 재전한다는 형태로─────"

"내 얘길 들어! 나 아직 나간다고 한 마디도 안 했거든!? 마음대로 내 차주 레이스를 정하지 마!?"

"속여서 동착한 주제에 뭔 말 하는 거야?"

"수단을 전부 공개한 뒤 이길 수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으니까!"

"500m 정도 더 짧으니까 충분히 그쪽도 유리하잖아! 아님 이대로 도망칠 거야? 겁쟁이처럼!?"

"그래 해 주마 이 녀석(즉답)!!!"

"여러분~ 제대로 대답 들었죠? 그러므로 아라마 기념에서 결착을 내게 될 것 같네요."

"───어이 기다려. 지금 대화는 오프레코드로 부탁해! 기다려, 기다리라구! 제발, 부탁이니까! 어이!"



[번역 후기]

미호노 부르봉이 라이벌이 아니라 쿄에이 보우건이 라이벌이었을 줄은 이 리하쿠의 눈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