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


한달 전쯤 아는 동생한테 연락이 왔다

모처럼 둘 다 부산 근방 사는데 할로윈 때 부산 경마장에 코스프레 듀오 뛰러 가보지 않겠다는것이었다


오직 남자 중의 남자만 할 수 있다는 여1장코스

코로나 이후론 한번도 안했고 살도 존나 쪄서 부담이긴 했지만 솔직히 좀 땡기긴 했다

그래서 그나마 승부복이 몸매 영향 덜받는 터보 코스프레를 하고자 미리 주문했던 본인은



할로윈을 6일 남겨놓고 짱깨 새끼들의 태업으로 옷을 못받는다는 선고를 받고말았음



문제는 가발은 다른 샵에서 주문해서 이미 배송받았던 터라 가발이 아까워서라도 코스를 해야겠는 상항


결국 승부복을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고 마는데...









2. 승




급하게 인터넷으로 공수한 새하얀 후드티와 염색약

양팔과 후드 부분만 염색하면 대충 터보뽀이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며 염색을 시작했다

근데 삼투압의 원리를 생각 못했다

문과 새끼라서 과학에 패배하고 만 것이다

그래도 차라리 저 소매만 염색하고 잘라낸 다음 다른 후드티에 꿰매서 패치워크처럼 만들어야겠다고 판단했다

씻어내니까 녹색이 민트색으로 변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씨발


결국 이건 걸레로나 쓰기로 맘먹고 새 후드티를 로켓배송했다


현직 미대생인 지인의 조언에 따라 아크릴 물감으로 직접 도색하기로 맘먹었다



잘 칠해진다



쉽게 무늬를 내주기 위해서는 물감이 묻으면 안되는 곳에 마스킹테이프를 바르고 칠해주면 좋다



근데 물을 너무 많이 타서 번졌다;;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artist:hahakigi 태그로 현자타임을 가진 후 마침 주말이라 워해머 뛰러 나간 룸메에게 흰물감의 공수를 요청했다


저녁서야 흰물감을 공수해온 룸메 덕에 간신히 수습된 번짐현장

물이 많다고 늘 좋은 것은 아니다






3. 전

일단 점심부터 먹으러 부산 애니플러스 콜라보카페부터 왔다

얼굴까고 코스할 자신은 없어서 꽁꽁 감쌌다


그 와중에 같이 코스(멘하튼 카페)하기로 했던 동생은 가발 정리가 안되어서 엉키는 바람에 못쓸 정도라 결국 나 혼자 코스했다 ㅅㅂ


핸드메이드 승부복은 상의밖에 안만들었다

하의와 신발은 그냥 집에 굴러다니는거 입었다

그나저나 오랜만에 코스하니 카와이 무브가 안나온다

할로윈이라고 골드쉽 코스하고 오신분도 계셨다

너무 감사히도 사진 요청을 받아주셨다

감사합니다


야끼소바랑 터보에이드를 시켰더니 직원이 알잘딱깔센하게 터보 카드를 주셨다


더불어서 방명록에 포스트잇이 죄다 사라져있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코팅해서 책으로 만들어놨더라
1주차 때 터보 못뽑아서 그렸던 그림 옆에 나란히 두고 한컷


이후 오늘의 메인 이벤트인 부산 레츠런파크로 갔다

솔직히 할로윈이라 한명쯤은 있을 줄 알았는데

나말고 한명도 없더라, 코스어

하다못해 가족단위 손님 많으니까 할로윈 분장이라도 있을줄 알았는데



동류가 없는건 슬펐지만 그래도 경마장 왔으니 배팅은 해봐야지

패덕으로 왔다





눈치 못챘는데 전광판에도 찍혔더라





아니 말 이름이 어떻게 청담드라이브

청담드라이브와의 강한 인연을 느꼈다!




가라 청담드라이브!
내 전재산(1만원)을 걸었다!!!
















(4착)






4. 결

결과적으로 혼자 길거리 코스하고 돌아다니는 미친놈이 됐지만

그래도 직접 만든 옷으로 코스하는건 처음이라 색다른 경험이었슴


근데 두번 하기는 싫다ㅋㅋㅋ

어제 서울에선 단체로 코스하고 경마도 했다는데 부럽기도 하고 지방에서 할로윈 챙기는건 바보같은 짓인듯ㅋㅋ


마지막으로 젤 잘나온컷 보고 가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