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문서 종합 링크글 - https://arca.live/b/umamusume/6275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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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주변은 별로 없어서, 처음말은 유명한 소설의 시작부를 인용하려고 한다.





좆됐다.


그것이 내가 내린 결론이다.


나는 좆됐다.






건드리지 않았어야 할 것을 건드려 버렸다.


내가 섬기기도 과분한 위치의 명가의 아가씨를 내 아래에 찍어눌러 버렸다.


이제 막 피어가는 꽃을 꺾어버렸다.


'으...으읏...읏...'


지금 침대위에 돌아누워 몸을 떨면서 아래에서 인자즙이 새어나오는... 나의 담당 우마무스메...


우마무스메의 명가중의 명가, 그 이름도 드높은 메지로 가문의 아가씨를 덮쳐버렸다.


젠장 그 술을 넙죽 받아마시지 말았어야 했는데


"맥퀸"


"훌쩍..."


"저기...그..."


"...아팠사와요"


"미안..."


"태어나서 이런 아픔은 처음이었어요"


"정말로 미안..."


"...어떻게 책임지실 건가요?"


"어?"


"저...절 이렇게 만들어 놓고... 도망가시거나... 계약을 그만두시거나..."


"안해! 절대 그렇게 안해!"


"훌쩍, 그럼 책임져 주실 건가요?"


"물론 당연히! 남은 인생 모두 너에게 줄게!"


"아...알겠사와요... 그러니...이제... 트레이너님은 저의..."





트레이너는 얼굴이 빨개진 맥퀸을 끌어안았다.


"저도...저도... 트레이너님을 사모하고 있었사와요..."


"고마워 맥퀸, 앞으로 더 잘해줄게"


"트레이너님..."




그리고 트레이너가 볼수 없는 각도로 비켜간 맥퀸의 얼굴은...


'계획대로'


미소를 숨길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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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지로가의 영애들이 모이는 티파티는 우아함의 끝이자 오로지 명가의 영애를 위한 사교장 이라는 말이 있어서


티파티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어린 우마무스메 여자아이들에게는 꿈과도 같은 장소이다.



"어머 언니들 안녕하신가요"


"오랜만에 뵙네요 라모누 언니, 평안하신가요?"


"도베르도, 브라이트도 오랜만에 보네요. 요즘도 열심히 한다는 풍문이 들려오네요"


""감사합니다. 큰언니""


형식적이지만 기품이 있는 인사말로 처음 티파티의 만남이 시작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으니


"후후, 후후후, 후후후후"


"브라이트~? 둘째 언니 왜저래?"



파머가 케이크를 입안 가득 쑤셔 넣으며 물었다.


"어머? 못 들으셨나요? 아르당 언니 자기 트레이너랑 마침내 우마뾰이 했다던데요?"


"읍읍, 꿀꺽, 아~ 존나 부럽네~"


"파머언니도 트레이너랑 사이좋잖아요?"


"아니~ 우리 트레이너 그 쑥맥이~ 선을 안 넘잖아 선을~"


"어머나... 그냥 덮쳐도 좋아할 것 같은데"


"에이~ 명가의 영애로써 먼저 손 댈 수는 없잖아~♪ 내가 덮쳐져야 분위기가 살지~"





사실 여기는 지들 끼리만 아주 편하게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라고 만든 핑계거리 모임이었다.


고귀함? 개뿔이, 메지로가의 우아한 영애들도 여기만 오면 입이 걸걸해지고 싸구려틱한 말이 늘어난다.




"언니 동생분들 저 왔어요"


"어서오렴 맥퀸, 어쩐 일로 늦었네?"


"지각에 죄송합니다 언니. 트레이너와 잠시 담소를 나누느라"


"저기 맥퀸! 맥퀸! 빨리앉아봐~ 아르당 언니 웃는 것 좀 보고~"


"...? 아르당언니? 무슨 좋은 일 있으셨어요?"


"우후후후 그게 있잖니~"




미소와 새어나오는 웃음을 감추지 않으며 아르당의 썰풀이가 이어진다.




"세상에...그런 자세로...!!"


"아...아프지 않으셨나요?"


"처음에는 아팠는데~ 그게 나중에는 은근히 기분 좋아서~"


"와아아아"


"그래도 피임에는 신경쓰렴 아르당, 졸업식에 배부른 상태로 참여할 수는 없잖니?"


"우후후 네에 라모누 언니 후후후"


"어휴 아주 웃음이 떠나질 않는구나"


"얘들아, 스페셜위크 이야기 다들 들어보지 않았니? 나도 한번 깨물어보고 싶다고 하니까 트레이너가~"


"아, 그거 요즘 거의 유행같이 돌던데요?"


"나도 궁금해서 트레이너를 깨물고 싶다고 한 게 처음 이었단다 후후후후후"




맥퀸은 가만히 듣다가 접시 위에 있는 스위츠를 순식간에 먹어 치우며 생각했다.


트레이너와의 관계발전을 어떻게 할까 생각했는데


자기도 저러면 트레이너와의 사이가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저도 요즘 유행이라고 하면... 트레이너님에게...잇자국을 남길수 있...꺄앗...!"


아가씨의 망상은 오늘도 격렬한 뾰이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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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는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사와요


출전하는 경기마다 3착이내, 거기에 가문의 염원인 천황상에서의 당당한 1착까지


명가 메지로의 이름을 드높이는 고귀하며, 또 우아한 우마무스메. 그것이 바로 저랍니다.




하지만 그런 저라도 요즘 고민이 한 가지 있사와요


그것은 제가 사모하는 분에 관한 것이랍니다.


유명 대학의 스포츠 지도학을 전공, 매우 우수한 성적을 가졌었고.


졸업하자 마자 메지로가에서 스카우트를 하려 했지만 거절하셨죠, 


개인트레이너를 지망한다고 하시면서요.




하지만 이것이 바로 운명 이라는 것이었을까요!


메지로의 이름을 거절했던 트레이너님은 개인 트레이너로서 함께할 우마무스메를 선택하셨을때


바로 저, 메지로 맥퀸을 선택하셨습니다.


메지로의 품으로 스스로 걸어오신것이죠!!


고귀함을 자처하는 저에게 잘 어울리는 트레이너랍니다.




재능 있는 자는 재능 있는 자를 알아본다고 했던가요


저의 신체, 저의 주행 스타일, 저의 버릇과 저의 고민까지 모든 것을 케어해 주시면서 


첫 선발 레이스를 잘못 달렸던 저를 고쳐주시고 


이 영광스럽고 모든 우마무스메들이 우러러보는 자리까지 이끌어주셨죠


그래서, 그분을 사모하게 되었지만...


그렇지만...


그분은 저를 여자로 봐주시지는 않는 걸까요?




그분이 좋아하는 향수도 뿌려보고


살짝 밀당을 해본다고 둘만 있을때 은근한 장난을 쳐보기도 하고


살짝 부담될만한 선물을 해보기도 하는데...




왜...왜 반응이 없는 것이와요!! 트레이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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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겠다.


담당 우마무스메의 어필 빈도가 너무 늘어난것이 원인인것같다.


둘만있을때는 은근히 장난기가 있다가도


내가 살짝 다가가려고 하면 도망쳐버리고


관심없는척 하면 다가와서 은근한 소녀의 향내를 풍기며 주변을 맴돈다.


거기에 이름난 집안의 아가씨의 성의랍시고 주는 선물이


왜 부담스럽게 죄다 이름만 들어본 명품들을... 시계... 양복... 가방...




난 가난한 가정에 태어나 학생 시절부터 잡부 알바에 새벽일까지 해가며 겨우 대학을 졸업했다.


반드시 집안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일념하에 고연봉 으로 유명한 트레이너를 지망했고


그래도 나름의 머리는 있었는지 성적 우수자로 장학금을 받아가며 졸업을 할 수 있었다.




개인 스카우트를 위한 선발레이스 당일, 


기대를 받았으나 성적이 좋지 못했던 우마무스메 하나가 계속 내 눈에 들어왔다.


은빛 머리칼에 잘 뻗은 다리. 소녀스러움과 고귀함이 공존하는 우마무스메 소녀


그녀를 만나고, 그녀와 이야기하고 마침내 그녀를 바주보고 


달리기 안에 담긴 자부심과 열정을 내가 깨달았을 때, 비로소 나의 사명을 깨달았다.


그녀들이 꿈을 위해 달릴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이 트레이너의 일이라고.




벌어 들일 돈 만을 위해 이 직업을 선택했던 과거의 내 자신이 부끄러웠고 그 후의 내 행동도 바뀌었다.


그 우마무스메와 함께 길을 걷기로 정한 후, 


나는 그녀에게 내 모든 노력과 재능을 쏟아 그녀가 왕좌에 오를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었다.


달달한 스위츠를 사랑하지만 필사적으로 참는 모습


장난기 있는 성격이면서도 남 앞에서는 어깨를 펴고 당당하려 노력하는 모습 


아침은 반드시 차 한잔으로 잠을 깨우고


야구경기 결과에 신경을 쓰는덕에 TAKES가 연패하면 자기 성적도 살짝 안좋아지는모습


그 모든것이 나의 그녀, '메지로 맥퀸' 이었다.




하지만 난 맥퀸의 등을 살짝 밀어주는 역할이면 족했을뿐


누가 함께하더라도 그녀는 성공했을 우마무스메였다.




난 그녀와 어울리지 않아.




그녀는 창공을 나는 새

나는 썩은 고기를 뜯는 들개




그녀는 절벽위에 핀 하얀 백합

나는 절벽아래 무수한 토끼풀




그녀는 달려나가는 우마무스메

나는 따라갈 수 없는 인간 남자




그랬는데...


그랬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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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지로 맥퀸편, 시작합니다.


앞으로 엄청난 사고들이 일어날것같군요